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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니스 6

아도니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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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혜인 | 동아 | 2016년 08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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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8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600쪽 | 658g | 147*210*26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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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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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나!]
실물을 앞에 두지 않은 채 그의 목소리만 듣는 건 정말 생소한 경험이었다.
아르하드의 목소리에 특별히 집중해 본 적은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아나는 잠시, 대답하지 않고 그녀의 이름을 반복해서 부르는 그의 목소리를 듣고만 있었다.
낮게 퍼지는 목소리는 인상적이었다. 밤이라 그런지 평소보다 살짝 거칠었지만, 아주 듣기 좋은 근사한 음색이었다. 계집애들이 그의 목소리만 들어도 좋아서 자지러진다더니,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가 옆에서 들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불침번을 서지 않고 자도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몸이 나른해지는 이상한 효과도 있었다.
당신은 이상하지.
정말로, 이상하지…….
이아나는 어쩐지 잠이 오기 시작했다.
[왜 대답이 없지?]
스무 번 넘게 불러도 이아나가 대답을 하지 않자, 아르하드가 그녀의 이름을 더 부르지 않고 의문을 표했다.
[……아티팩트가 고장 난 건가? 그럴 리가 없는데.]
그리고 혼잣말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마나석을 근처에 뒀나? 졸다가 자기도 모르게 마나를 주입하기라도 한 건지. 좋았는데 힘 빠지는군. 너무하잖아.]
“흡.”
아르하드의 혼잣말을 숨 죽인 채 듣고 있던 이아나가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손으로 막아 참았다.
[……이아나?]
이를 들었는지 아르하드가 다시 이아나를 불렀다. 그런데 목소리가 심상찮았다.
[이아나. 너 당장 좌표 불러. 아니, 아니지. 좌표가 아니라 주변에 어떤 지역인지, 근처에 어떤 지형물이 있는지라도 간단하게 말해. 말도 할 수 없는 상황인가?]
목제 가구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목소리와 섞여 들렸다. 침대에 누워 있다가 다급하게 일어나기라도 한 모양이다. 웃음을 참는 소리 때문에, 숨을 삼켜 소리를 죽여야 하는 상황으로 오해했나 보다.
이아나는 퍼질러 자고 있는 타로와 헤레이스를 슥 둘러보고 깰까 봐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주무시다 깨셨습니까?”
[됐고, 지금 상황.]
아르하드가 경직된 게 적나라하게 느껴졌다. 그 유능한 아르하드가 얼굴을 보지 못한다는 이유로 상황을 착각하고 있는 게 웃겼다. 이아나는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노숙을 하고 있는데, 옆에서 타로와 헤레이스가 자고 있습니다.”
그가 오해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웃음을 참고 모르는 척. 그녀는 아르하드를 놀려 주고 싶었다. 장난을 치고 싶은 애 같은 기분이 들었다.
[……너 뭐야.]
아르하드의 대답이 살짝 늦었다. 어처구니없는 대답에 맥이 풀린 듯 목소리가 느릿하고 어정쩡했다.
[처음에 왜 대답을 안 했어.]
이번에는 목소리에서 분노가 묻어났다. 이아나는 다른 변명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에, 솔직하게 해명하기로 했다.
“목소리, 듣기 좋아서요.”
[…….]
잠시 말이 없다 싶더니, 아르하드가 곧 조심스레 물었다.
[……술 마셨어?]
“마시긴 했는데, 취하진 않았습니다.”
[아냐. 넌 취한 거야.]
“생각을 거짓으로 말할 정도로 인사불성은 아니에요.”
[그래? 그런데도 내 목소리가 좋다고……. 음…… 뭐, 좋아. 앞으로도 옆에서 많이 들어. 대답하지 않아 날 불안하게 한 건 기특한 말을 했으니 용서해 주지.]
화를 낼 때는 언제고 목소리에서 금세 기쁨이 묻어난다. 그 돌변을 느낀 이아나는 머리를 무릎에 살짝 파묻었다.
사랑이라는 건, 얼마나 강력한 무구이기에 이 대단한 남자가 칼이 목에 겨눠진 인질처럼 안달복달하는 걸까. 저도 아르하드가 느끼는 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걸까. 저 감정을 느끼고도 스스로를 잃지 않을 수 있는 걸까.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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