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인간이 있었다. 메소포타미아의 도시국가 우루크의 왕, 길가메시! 위대한 탄생의 여신이 그에게 보통 사람보다 두 배나 큰 육체를, 지혜의 신이 통찰력을, 태양의 신이 아름다움을, 천둥의 신이 용맹함을 주었다. 그러나 그는 포악한 왕이었다. 백성들의 신음을 견디다 못한 신들이 길가메시에게 맞수를 만들어 주었다. 인간이지만 문명과 동떨어져 야생에서 동물들과 함께 살았던 그의 이름은 엔키두였다. 신들의 기대와 달리 길가메시와 엔키두는 친구요, 형제가 되었다. 둘이 함께라면 겁날 것이 없었다. 그들은 신들의 사유지를 정벌하고 여신 이난나를 모욕하는 등 인간에게 금기된 신들의 영역마저 넘본다. 끝내 신들이 죽음으로 그들을 벌해 엔키두의 넋을 앗아가자, 길가메시는 죽음을 향한 공포와 분노로 떨었다. 그는 영생의 비결을 찾아 영원히 사는 자 우트나피슈팀을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난다. 그러나 신들의 전유물인 영생은 결국 허락되지 않았고 그는 노쇠한 몸으로 우루크에 되돌아온다. 길가메시는 고생 끝에 얻은 지혜로 우루크를 메소포타미아의 최강국으로 번영시킨다. 그리고 그에게 가장 어두운 날이 닥쳤을 때, 망설이지 않고 친구 엔키두가 기다리는 곳으로 걸어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