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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낯선 시간들

그 모든 낯선 시간들

: 로렌 아이슬리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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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8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474g | 150*215*30mm
ISBN13 9788982181207
ISBN10 898218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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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이란 늘 폐허를 갖고 짓는 거지만, 고고학자라면 누구나 알 듯, 그 모든 방을 발굴하거나, 묻혀진 길들을 따라가거나, 보물을 찾아 그 모든 저수지를 파볼 방법은 결코 없다. 우리는 그곳에 살던 이가 누구든 그에게 그 폐허가 어떤 의미였는지 알려 노력하고, 운이 좋으면 시간을 약간 거슬러 올라갈 길을 보게 되는 것이다.
--- p.285
나는 로렌스라는 소읍의 산타페 기름차량 측면 주행로에서 졸고 있었다. 캔자스로 돌아왔다. (……) 갑자기 뜬숯에 찔려 나는 잠이 깼다. 다행히 무거운 것은 아니었지만, 내 얼굴로 떨어진 것이다. 갑자기 욕을 동반한 일제사격이 뒤따랐다. 알았어야 하는 건데. 언제나 능률적인 산타페. 세상에, 그 길을 얼마나 증오했던지. 자기네 보안경찰이 없으면, 그들은 읍 경찰을 부추기는 솜씨까지 구사했다. (……) 그렇게 작은 읍이 햇빛 그을린 부랑자 한 명에게서 뭐 대단한 걸 뽑아내겠는가. 내가 옳았다. 일제사격이 멈추고, 욕질이 사라졌다. 그리고 멀리 어디쯤에서 열차가 다시 굴러가기 시작했다.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비록 당시엔 깨닫지 못했지만. 육 년인가 칠 년 후 나는 바로 그 읍에서 선생 경력을 시작할 것이었다. 그곳에 주립 대학이 있다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 pp.87~88
보안경 대신 월계관을 써야 마땅한 올림포스 출신 권투선수가 있었다. 내 미래에 대해 그는 어떤 메시지를 갖고 있었을까? 딱히 뭐라 말할 수가 없다. 그는 그리스의 순수한 햇빛 속 어디쯤, 시간이 손을 거둔 곳으로 돌아가 있는 상태였다. 지금도 나는 그가 늙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없다. 마음이 그 생각을 그냥 거부해버린다. 아무렴, 그는 훌륭한 동지처럼 몇 세기를 넘어와 오디세우스의 배라도 되는 듯 플랫폼에 우리와 함께 누웠던 거였다. 팔꿈치 하나에 기대고 자는 그를 쳐다보았다. 한 팔을 아무렇게나 내팽개쳤는데, 순전히 무신경하고 통합근육적인 자만이 알고 있는 식이었다. 강철 스프링이 휴식을 취한다면 그런 식일까. 그는 아무 메시지도 주지 않았다. 그는 말한 적이 없다. 그는 너무도 높은 육체적 집중의 절정에 그냥 존재했으므로 그 주변 사람들은 누구나, 나 자신까지 포함하여, 망가지고 불완전해 보였다.
--- p.95
우리는 우리의 과거를 발견해야 한다. 거기까지는 인정한다. 이제까지 나의 직업이 그거였다. 우리가 우리의 한계를 알고 장차 연민으로 생을 견디려면 그 길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제 믿는다. 무덤이 감춰져 있더라도, 비취 가면의 망자가 그냥 사원 중심부에서 잠을 자고 있더라도, 그리고 그 사원이, 또한, 침식해 들어오는 우림을 표시하는 기는 듯한 부벽 아래 쉬고 있더라도, 상관없이 지구가 우리 이야기를 말해줄 때가 있다는 것을.
---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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