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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들의 도시

천사들의 도시

[ 양장 ]
리뷰 총점8.9 리뷰 22건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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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10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55쪽 | 438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7482014
ISBN10 893748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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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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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마다 너에겐, 너의 전두엽엔, 언어 이전의 감정이 스며들었다. 너는 지금도 그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정확하게 규정하지 못한다. 그 당시 너에게 언어는 공포였으므로 너는 불안과 슬픔, 고통과 분노, 외로움과 고독을 구분하지 못했다. 너의 언어 체계는 규칙이 없는 혼란이었다. 그때의 불확실함은 세월과 함께 부지런히 너를 따라왔다. 어쩌다가 목재 테라스에 앉아 한없이 옥수수 밭을 바라보기라도 한 날이면, 일생 동안 동양인이라고는 본 적이 없는 마을의 몇몇 노인들은 너를 훔쳐보며 홀린 듯이 말하곤 했다. 동양에서 온 아이는 스무 살 전에 자살하고 말거야. 하여, 네가 그곳에서 처음 배운 말은 자살, suicide, 그토록 우울한 독백이었다. --- p.10, 「천사들의 도시」

국적도, 이름이나 나이도 몰랐지만, 무엇보다 그의 몸속 어딘가에 지독한 악의를 품은 HIV 바이러스가 서식하고 있다는 걸 짐작도 못했지만 나는 겁 없이 그를 따라 백치처럼 웃어 주었다. 하지만 그때의 내 행동을 나는 지금도 감히 후회하지 못한다. 내 캐릭터에도 맞지 않고 대본에도 없었을 돌발 행위였지만 그 당시의 내 인생으로 들어와 한 달, 아니 일주일만이라도 살아 본 사람이 있다면 그가 누구든지 그 선택을 이해해 줄 거라는 터무니없는 믿음을 차마 버릴 수도 없다. 내가 열어 준 문을 통해 성큼성큼 들어온 그는 힘껏 나를 안았다. --- p.51, 「그리고, 일주일」

―한국 남자들이 한국 여자들한테 얼마나 잘해 주는지 알아요. 한국 드라마를 매일 보니까요. 봐요. 이제 우리 언니도 한국 여자야. 그러니 우리 언니를 한국 남자들이 한국 여자들을 대하는 만큼, 그만큼만 아껴 주세요. 형부에게 바라는 건 그게 다예요.
그 말을 들은 조는 대답 한마디 없이 급하게 돌아서서 화장실로 달려갔다. 10여 분 후, 다시 돌아온 조의 눈가가 붉었다. --- p.68, 「인터뷰」

S의 어깨를 흔들어 깨워 준 날도 물론 많았다. 꿈에서 깨어난 S가 더 이상 꿈속에 있지 않다는 걸 일깨우기 위해 있는 힘껏 그의 등을 보듬어 준 적도 있었다. 살려 줘. 어젯밤, 희미하지만 간절하게 속삭이던 S를, 그러나 그녀는 깨우지 않았다. 그 대신 두 손으로 S의 목을 헐겁게 잡아 보았다. 어제 S를 찾아왔던 그 미결수 병사는 S의 꿈, 작은 틈새를 열고 나와 사색이 된 얼굴로 그녀를 빤히 올려다봤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S는, 무의식의 밑바닥에서 여느 날보다 훨씬 더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인 고통을 느꼈을 것이다. --- p.127, 「등 뒤에」

아파트를 나서며 최 선배는 말했다.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왜 미련하게 알리지 않았니? 언제든지 필요하면 불러. 알았어? 여자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최 선배의 호의는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것을 모르진 않았다. 이후로 최 선배를 부른 적도 없었고 최 선배가 먼저 전화를 해 준 적도 없었다. 어두워지고 좁아지는 건 시야만이 아니었다. 여자가 30년 동안 쌓아 온 모든 관계와 그 관계를 지탱해 주었던 믿음도 원래의 컬러와 깊이를 잃어 가고 있었다. --- p.152, 「기념사진」

그날 밤, 어머니가 장만해 준 같은 색의 겨울 잠옷을 사이좋게 나눠 입은 우리는 같은 천장 아래 누워 세상의 가장 마지막 칸 밖에서 들려오는 바람 소리를 들었다. 우리는 스물한 살이었고 그때는 2월 말이었다. 새 잠옷에는 아직도 옅은 석유 냄새가 배어 있어, 입술 사이로 스며 나오는 내 신음엔 잔기침이 섞여 있었다. 내 몸에 뿌리를 박은 그의 머릿결에선 우수수 잎들이 날렸고, 가끔씩 그 속에 숨어 있던 새들과 벌레들이 목청을 돋워 울기도 했다. 허약했으나 목질처럼 단단한 그의 등을 끌어안고 있는 동안, 그와 나의 신음 소리는 그렇게 온 우주를 돌아와 나무 그늘 아래서 조용히 사라져 갔다. --- p.203,「여자에게 길을 묻다」

이야기를 만들고 문장을 짓는 것은 슬픈 일이다. 그러나 인간은 슬퍼하면서 가장 진지해진다. 이 작가는, 지금 육체적으로 죽어 가고 있거나 이미 사회적으로 죽어 버린 사람들에 대해서만, 쓴다. 누구보다 진지하게 누구보다 슬퍼하며 쓴 소설들일 것이다. 함께 읽힐 때 더 튼튼해지는 이야기들이었다. 그래서 이 일곱 편이 흩어지지 않도록 이름을 붙여 줘야 했다. 내가 찾아낸 이름은 ‘타자의 소설’이다. 본래 진정한 작가들은 ‘나는 타자다.’의 상태를 동경하기 마련이다. 조해진은 타자와의 진정한 소통에 도달하려고 노력한다. 위선적인 배려와 따뜻한 무시에서 멈추지 않고 타자와 더불어 가장 민감하고 고통스러운 영역까지 함께 나가고, 그곳에서 타자의 타자성을 타협도 포기도 없이 긍정하려고 한다. 신형철(문학평론가)
--- 작품 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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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들의 도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 강사를 하고 있는 ‘나’와, 잠시 귀국한 입양와 ‘너’의 만남. 서로에게 한없이 이끌리면서도, 두 언어의 틈새에서 결핍감을 느끼고 만다. 학생들의 파티에 초대되었던 ‘나’는 마약 관련 수사를 받게 되고, ‘너’는 LA행 비행기를 포기하면서까지 ‘나’를 위해 달려오지만 결국 서로를 다시 보지 못한다.

그리고 일주일
홍보 회사에서 근무하는 ‘나’는, 떨어지지 않는 감기로 병원을 찾았다가 에이즈 검사를 받게 된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일주일 동안 실종된 아버지와 사랑했던 L에 대한 기억들이 교차된다.

인터뷰
우즈베키스탄의 고려인 나탈리아는, 우연히 조를 만나 사랑에 빠져 한국으로 온다. 하지만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조는 떠나고 나탈리아는 부엌 가구점 쇼윈도에서 홀로 지낸다. 물도 가스도 전화도 없이 투명한 유리 너머 사람들의 시선까지 견뎌 내야 하는 나탈리아의 내면을 인터뷰 형식으로 그렸다. 우즈베크 어, 러시아 어, 한국어로 표현되는 정체성의 문제가 드러난다.

지워진 그림자
다니던 은행에서 충동적으로 횡령을 한 후, 자살을 한 척 꾸민 남자는 2년째 노숙 생활 중이다. 심지어 아내조차 남자의 생존 사실을 믿어 주지 않아 점점 더 존재감이 지워져 간다.

등 뒤에
산후 우울증에 걸린 어머니의 부주의로 두 여동생이 죽은 이후 정상적 생활을 할 수 없는 영어 선생 ‘그녀’와 그녀를 짝사랑하는 불안정한 여학생 M, 군대에서 자살 사고와 연루된 뒤 악몽을 꾸는 그녀의 애인 S의 눈 내리는 하루.

기념사진
망막 색소 변성증으로 시각을 잃어 가는 연극배우와, 잘못된 증거로 죄도 없이 감옥에서 2년을 보내고 돌아온 남자가 서로를 발견한다.

여자에게 길을 묻다
아버지의 가정 폭력을 경험한 ‘나’는 여전히 온몸에서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본다. 힘겨웠던 20대를 함께 해 준 남편마저 버스 전복 사고를 당하고, 그와 이별하기 위한 마지막 속초 여행을, 남편을 짝사랑했던 거인증에 걸린 여자와 함께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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