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어느 봄날, 수천 개의 주식코드는 외우지만 자식 생일은 기억하지 못한 어느 펀드매니저가 자신의 46번째 생일축하파티를 열던 중 돌연 자신의 아버지가 공교롭게 46세 때 죽었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그는 다가온 아내에게 “이젠 가정에 충실하고 싶다”라고 툭 내뱉는다. 이튿날, 월스트리트는 뒤집어졌다. 1990년 4월 3일 발간된 세계의 주요 유명신문엔 그의 사임소식이 톱기사로 실렸다. “월스트리트의 전설로 남음직한 기적 같은 수익률을 거둔 펀드매니저, 46세에 월스트리트를 떠나다”란 헤드카피와 함께…. 그가 바로 피터 린치다. --- p.17
필립 피셔의 대표작인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Common stocks and uncommon profits)』는 투자자들이 읽어야 할 고전 중의 고전으로 꼽힌다. 스탠포드를 비롯한 유수의 MBA과정에서 투자론 교과서로도 쓰인다. 피셔는 ‘기업의 탁월한 경쟁력이라는 개념을 지속 가능한 성장모델과 연결시킨 최초의 인물’로 불린다. 워렌 버핏은 이 책을 읽고 감동받아 샌프란시스코까지 직접 찾아가 피셔를 만났다. 이후 피셔를 자신의 스승이라고 거침없이 불렀다. --- p.41
워렌 버핏은 단순한 과정을 반복해 큰돈을 벌었다. 인내심과 수학적 지식, 근면성만 갖춘다면 누구나 따라잡을 수 있는 단순한 전략들이다. 특히 코카콜라, 질레트처럼 선호종목을 최저가에 집중 매수하는 통찰력이 있다면 추가수익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여기에 무조건 손실을 막으려는 자세가 합쳐져야 한다. 버핏의 첫 번째 규칙은 ‘돈을 잃지 않는다’이고, 두 번째 규칙은 ‘첫 번째 규칙을 지킨다’이다. --- p.114
제시 리버모어는 월스트리트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개인으로 일컬어진다. 단돈 5달러를 밑천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해 1929년 대공황 땐 무려 1억 달러를 벌기도 했던 그의 수익률은 금융역사상 전무후무하다. 리버모어는 실수 또는 실패로부터 매매를 발전시켰다. 주식투자를 사업에 비유해 기업경영자처럼 시장분석, 현금관리, 자원배분에 정통할 것을 강조했다. 스스로 영원한 학생이라 말했지만, 많은 이들이 그를 위대한 스승으로 여긴다. --- p.149
20세기의 마이더스, 현대의 연금술사, 유대 금융마피아의 대부, 영국은행을 굴복시킨 사나이, 헤지펀드의 제왕, 희대의 투기꾼 등 월스트리트의 내로라하는 고수들 가운데 조지 소로스만큼 화려한 닉네임을 많이 가진 이도 드물다. 스스로는 “금융, 박애주의, 철학적 투기꾼으로 불러달라”고 제안한 적도 있다. 그는 일반적 통념이나 집단적 편견이 시간이 지나거나 비판에 의해 무너지면 새로운 룰이나 이론이 탄생한다는 재귀성이론을 차용해, 증시의 일시적인 폭락 혹은 과열을 예측한다. 이때가 바로 투자기회다. --- p.195
“투자자는 사색가여야 한다. 미친 군중과 컴퓨터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 기계적인 프로그램매매를 즐기는 자는 이윤을 낼 수도 있으며, 잃을 수도 있다. 그러나 결국엔 파산할 수밖에 없다. 프로들은 통계의 노예다. 또 교수들은 의외로 좁은 시야의 소유자들이다. 그들은 경제나 증권시장의 예측에는 쓸모없다. 차라리 점쟁이의 말을 믿는 게 속 편하다. 투자자는 결코 백과사전처럼 많은 걸 알아선 안 된다. 단지 큰 그림을 이해할 수 있으면 된다.” 앙드레 코스톨라니, 『투자는 심리게임이다(Kostolanys B?rsen-psychologie)』--- p.229
장기투자, 적립식, 단일펀드, 샐러리맨, 농경투자…. 이들 단어는 ‘사와카미’란 네 글자로 모두 수렴된다. 몇 년 전부터 일본증권가를 바짝 달군 사와카미신드롬의 주인공은 ‘일본투신업계의 이단아’로 불리는 사와카미 아쓰토다. 샐러리맨을 부자로 키우겠다는 신념 때문에 900억 엔 가까운 기관자금을 일거에 거절한 장본인으로 유명하다. 사와카미펀드는 1999년 불과 16억 3천만 엔의 초소형펀드로 출발했지만, 입소문만으로 수탁고가 800억 엔에 이르는 ‘폭풍의 핵’으로 성장했다. 거대투신사들마저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삼을 만큼 독특한 투자철학과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p.257
세계화는 부의 원천이자 부에 이르는 보증수표다. 물론 세계화를 막는 장벽도 없진 않다. 디플레이션, 달러화 폭락, 지적재산권 침해 등이 세계화의 장해물로 거론된다. 그렇다고 대세를 거스를 순 없다. 지금은 인터넷 주도의 제3차산업혁명이 진행 중이다. P&G나 MS, 도요타 등은 이미 세계화의 물결에 성공적으로 올라탔다. 이들은 국가의 장벽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21세기는 지식이 부의 원천이다. 유형자원보단 무형지식이 경쟁력의 핵심요소다. 새로운 글로벌경제는 단일경제권을 지향하지만 설계도 없이 건설 중이다. 역설적으로 그만큼 부를 거머쥘 기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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