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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묘목을 심다

다시, 묘목을 심다

기진 | 로코코 | 2016년 09월 0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3 리뷰 30건 | 판매지수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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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9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440쪽 | 450g | 130*190*21mm
ISBN13 9791159999802
ISBN10 1159999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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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들어갔는데 유하가 없었다. 이미 아홉 시라 해가 졌다. 그가 1층 거실 소파에 털썩 앉았다.
어쩌면 별것 아닐 수도 있다. 자신이 지나치게 예민한 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머리 좀 자를 수도 있지. 외출 좀 할 수 있지. 이제 서른인 여자가 아홉 시 넘어서 들어오는 게 이상한 일도 아니고, 카페는…… 3년쯤 아이도 없이 집에 있다 보니 심심해서 찾아낸 취미일 거다. 하필 커피인 이유는 가장 가까이에서 많이 봐 와 익숙하니까.
성준은 유하의 변화에 하나하나 이유를 붙이고 있었다. 그러지 않으면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으니까. 그가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성준은 본인이야말로 안 하던 짓을 계속하고 있었다. 어젯밤에도 술기운에 힘들어하는 유하를 안았다. 안고서도 불안해서 그녀의 팔에 멍이 들 정도로 꽉 움켜쥐었다. 오늘은 여간해선 걷지 않던 그가 친조부 집에서 술을 마시고 가깝지도 않은 길을 터덜터덜 걸었다. 머리가 복잡해서 그냥 걷고 싶었다.
빨리 유하가 돌아왔으면, 그래서 이 불안을 잠재워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 봤자 약해지거나, 실패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던 그는 이 불안을 표현하지도 못할 테지만.
성준이 소파에 파묻히듯 앉아 있는데 유하가 들어섰다.
늘 집에만 있던 여자가 돌아다니려니 피곤했나 보다. 유하는 겉옷을 벗으며 바로 부부 침실로 향했다. 그러다 멈춰서 어느새 현관에 서 있는 성준을 보았다.
그리고 믿기지 않는지 시계를 확인했다. 그녀가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성준의 미간이 좁혀졌다. 집에 들어와선 성준을 귀신 보듯 하더니 시계를 확인하고 처음 하는 질문이 ‘무슨 일이냐’라.
“내 집에 이유가 있어서 와?”
그가 되물었다. 무슨 일이냐는 질문이 성준을 더욱 불안하게 했다.
그녀는 항상 성준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모처럼 일찍 귀가하는 날이면 그 무덤덤하던 표정에 기쁨을 숨기지 못했다. 그랬는데…… 너는 그런 여자여야 하는데 왜.
요즘 들어 왜 그렇게, 더 늦게 오지 그랬냐는 듯한 표정을 할까.
그의 사나운 시선에 유하가 멈칫했다. 아직도 남편에게 익숙해지지 않는다. 그녀가 벗은 겉옷을 방패처럼 꽉 끌어안았다.
“당신은 이유가 없으면 집에 안 오잖아요.”
“내가 집에 오는 이유가 뭔데.”
애인 비위 맞추기는 귀찮지만 섹스를 하고 싶을 때. 그때라고 유하는 생각했다.
“내가 필요해서요.”
“무슨 의미야.”
그녀는 이제 자신에게서 성준을 잘라 낼 생각이었다. 그래서인지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을 쉽게 털어놓게 되었다.
“죽은 나무라도…… 안고 자고 싶을 때.”
성준은 그녀가 ‘죽은 나무’라는 말에 상처받았음을 그제야 알았다.
그는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갑이었다. 심지어 그의 부모에게조차 그랬다. 말을 조심해 본 적이 없었기에 생각나는 대로 툭툭 내뱉곤 했다. 상대가 받을 상처 같은 건 생각해 본 적 없었다.
그래서 무심코 아내에게도 머릿속에 있던 생각을 말했다.
“내가 그렇게 말한 건…….”
“알아요. 재미없죠. 뻣뻣하고.”
유하가 성준에게 가까이 섰다. 키 차이가 너무 심한지라 그녀는 성준과 눈 마주치기를 포기하고 그의 넥타이를 보며 말했다.
“아이가 가지고 싶어요, 성준 씨.”
그의 차가움에서, 이 넓은 집의 차가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그것뿐이니까. 유하는 그렇게 말하는 자신이 미련스러웠다. 참 포기를 모른다. 한 번 더 이렇게 애원하게 된다. 나와 계속 가족으로 있어 달라는 말을.
그런 유하의 간절함이 무색하게 성준이 대답했다.
“안 돼.”
“…….”
“들어가자.”
그가 돌아서 부부 침실로 향했다. 성준의 등이 야속했다.
결국 그의 입에서 안 된다는 말을 듣고야 말았다. 유하가 입술을 깨물었다.
“그럼 이혼해요.”
그녀가 간신히 말했다. 그러자 성준이 멈춰 서서 유하를 돌아보았다. 그녀는 바닥을 보고 있어서 보지 못했지만 그 순간, 성준은 방금 사람이라도 죽인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것을 보지 못한 유하가 말을 이었다.
“나는 아이 없이는 안 돼요. 있어야만 해요.”
“…….”
“한 명이라도 좋아요. 당신이 전혀 신경 안 쓰이도록 할게요. 제가 혼자 키울게요.”
“…….”
“그게 안 되면…… 이혼해요.”
그녀의 말을 듣고 있던 성준이 유하에게 다가갔다. 그는 지금 자신이 가진 모든 인내를 꺼내 본능을 억누르고 있었다.
지금 기분대로 하자면 당장 눈앞에 이 가냘프기 짝이 없는 여자를 방으로 데려가서 꼼짝도 하지 못하도록 손목을 묶고, 눈을 가리고 그녀가 혼자 무언가 행동하기를 포기할 때까지 가둬 두고 싶었다. 자신이 없으면 숨조차 멋대로 쉬지 못하게 만들고 싶었다.
차라리 바람을 피웠다는 말이 나았다. 자신을 떠나겠다는 말보다는.
그는 이 모든 것을 참았다. 태어나서 이토록 거센 분노를 견뎌 본 것은 처음이었다. 오로지 이 여자 하나를 위해 성준은 참아 보기로 했다. 덕분에 목소리만은 이를 악물어, 감정을 짓씹듯이 흘러나왔다.
“할 수 있으면 해 봐.”
“…….”
“난 안 해 줄 거니까.”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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