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리얼리티 체크입니다. 지금 바로 소프트웨어를 임시 중지하여 주십시오. 이 텍스트를 스캔하여 내장된 코드를 찾으시고, 왼쪽 눈의 맹점에 있는 검정자와 대조하여 확인하십시오. 일치하지 않는다면, 하던 일을 그대로 하시면 됩니다. 이 메시지는 당신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진지한 과학 잡지에 수록된 흥밋거리 기사 정도로 생각하셔도 무방합니다. 그러나 코드가 일치한다면 당신 자신의 진정한 본질에 대한 자각을 서서히 시작해 보십시오. 당신은 내러티브 스타일의 알람을 요청하셨습니다. 그러니 전환을 돕기 위해 다음 이야기를 들어 보십시오.
--- p.10, 「리얼리티 체크」
그 방법이 ‘통한다’는 것은 실제 효과에 대한 매우 겸손한 표현이었다. 매력적인 여성을 보고, 성적인 교감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 손끝에서 특별한 마법의 땀을 흘리기만 하면 충분했다. 일단 충분히 땀이 분비되면, 단지 살짝 손을 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정신화학적인 유혹의 준비를 마치게 된다. 그저 필요한 강화를 달성하기 위한 단순한 전략만이 필요할 뿐이다. 여자들은 비록 무의식적이지만 그의 손길이 아주 민감하고 흥분되는 감정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빠르게 극복하고, 그가 일반적으로 매력적인 남자는 아닐지라도 정말 매혹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실험이 시작된 지 3주 뒤, 네 명의 여성 실험실 조수와 두 명의 문서 담당자, 세 명의 접수 계원과 한 명의 산업 관계 컨설턴트와 교통순경이 완전히 홀려 버렸다. 조반니는 최고의 기분이었고, 스스로 카사노바가 되었다는 승리감에 득의양양했다. 금욕의 존엄은 어느샌가 뒷전으로 밀려났다. 여자들은 이제 그를 침대로 끌어들이지 못해 안달이 났으며, 그는 기쁘게 그 소원을 들어주었다. 심지어 서투른 기량 중 일부를 극복하여 조루로 더 이상 고생하지 않게 되었다.
--- p.96, 「어느 성(性)화학자의 생애」
하루에 한 번, 바깥으로 나갈 때마다 마치 익사하는 것 같다.
클라크는 잠수복을 여민 발라드와 마주 보고 서 있다. 에어락은 둘이 겨우 들어갈 수 있는 크기다. 그뎌는 다른 사람과 가까이 붙어 있는 것을 겨우 감내하게 되었다. 눈을 덮은 유리 덮개가 다소 도움이 된다. ‘퓨즈를 봉하고 헤드랜턴을 확인하고 분사기를 시험하고.’ 그 의식은 매 단계마다 그녀에게 자신 안에 기계가 잠자고 있다는 끔찍한 깨달음을 맛보게 한다. 그리고 ‘변화한다.’
그녀가 숨을 멈추면, 호흡이 사라진다.
가슴속 어딘가에 있는 진공이 열리고, 그녀 몸속에 있던 모든 공기를 빨아들인다. …(중략)… 신체 내 호흡을 필요로 하는 부분의 모든 공기가 같이 사라진다.
느낌은 항상 똑같다. 갑작스럽게 밀려오는 극도의 메스꺼움. 좁은 에어락이 그녀가 넘어지지 않게 잡아 준다. 바닷물이 사방으로 들어온다. 얼굴 위로 차오른다. 시야가 흐릿해지다가, 각막 렌즈가 조정되면서 다시 깨끗해진다.
쓰러질 듯 벽에 기대면서 비명을 지르고 싶다. 에어락의 바닥이 마치 교수대의 바닥처럼 열린다. 레니 클라크는 몸부림치며 심연으로 떨어진다.
--- pp.117-118, 「틈새」
르포프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럼 느린 우주선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네요. 정기선이라면 여기서 반응 물질을 그렇게 많이 채취할 필요도 없구요.”
그 말에 콥이 웃었다.
“GUT 우주선이 운영되는 방식을 전혀 모르는 모양이네요. 풀 웜홀이 태양계 곳곳을 가로지르는 이 마당에, 정기선이 얼마나 돌아가고 있을 것 같아요? 벌써 운항 스케줄을 점검해 봤어요. 여전히 운항하는 정기선 중에 명왕성까지 올 수 있는 건 두 척이에요. 하나는 수리 중이고, 다른 한 척은 토성으로 향하는―”
“태양계의 정 반대편이군요.”
“그렇죠. 앞으로 1년 이내에 정기선이 여기 도착할 가능성은 전혀 없어요.”
‘우리에겐 한 달 분량의 물자가 있구요.’ 혼란으로 속이 뒤틀렸다.
콥이 강한 어조로 말했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우린 희생될 거라구요. 우리를 구조하려다 새로 발견된 이 생태계에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면 그렇게 해 버릴 거라구요.”
--- p.189, 「기러기 여름」
“왜 C, D, E는 바꾸지 않은 거죠?”
“그건 아직 파동이 거기까지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이죠.”
그는 다시 냅킨에 매달렸다.
“여기 한 단계 진행된 시간입니다.”
A* -> -B-G -> -C-H -> -D-I -> E -> F
“보시면 아시겠지만, 원래의 인과관계는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고, 사건 E는 사건 F를 낳았습니다. 하지만 새 버전이 따라잡고 있죠. 변화의 파동은 초당 1초씩 더 빨라집니다. 아무것도 없는 땅 위에서 흐르는 물보다 이미 파인 도랑을 따라 흐르는 물이 더 빠른 것과 마찬가지죠. 하지만 정확하게 이야기하려면 두 가지 다른 시간 개념을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 변화의 파동이 현재에 이르러 원래의 빅뱅 파동과 합쳐지게 되고, 변화가 완료되게 됩니다.”
그가 냅킨에 마무리를 지었다.
A* -> -B-G -> -C-H -> -D-I -> -E-J -> -F-K -> L
“우리 기억조차도 달라지게 되죠. 정확한 시간은…… 누가 압니까? 우리가 여기서 리 장군의 승리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도 있는 거죠.”
--- pp.280-281, 「시간의 모래성」
“히파티아, 그건 아주 오래 전이야.”
“그건 네가 본 크래버들도 마찬가지지. 동물은 동물일 뿐이야. 정말 그 너저분한, 살아 있는 생물을 잡아먹는 일을 그만두고 싶다면 말이지…….”
“아직은 아니다.”
이전에도 여러 번 그랬듯, 이번에도 말했다.
히파티아가 원하는 것은 날 확장시키는 것이었다. 무슨 말인가 하면 내 육체에서, 그리고 내 모든 고해(苦海)로부터 나를 빼내어, 순수한 기계 지능으로 만드는 것이다. 내가 아는 다른 사람들처럼 말이다. 히파티아 자신도 마찬가진데, 다만 옛날에 진짜 인간이었던 사람의 인격의 모사라는 게 차이점이다.
겁나는 생각이긴 하지만, 끌리지 않는 건 아니었다. 인생에서 즐길 수 있는 일들을 다 해 보지는 못했지만, 죽는 것 역시 정말 싫었다. 만일 히파티아가 하자는 대로 한다면, 결코 죽지는 않을 것이다.
아직 그 단계를 밟을 준비가 되지는 않았다. 육체를 가진 사람은 할 수 있지만 기계 인간은 할 수 없는 한두 가지 일이 있는데, 여자의 몸으로 최상의 상태일 때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 보기 전까지 육체를 버릴 생각은 없다. 내게 필요한 건 남자인데……
--- pp.324-325, 「불사조 품기」
“하지만 이 버트레스가 약해지기라도 한다면, 아주 잠시라도 말입니다, 행성은 즉각 팽창해 버릴 수 있습니다. 파국적일 것입니다. 행성을 둘러싼 하이퍼파이버는 증발해 버릴 것이고, 충격파는 곧바로 우주선 전체로 퍼질 것입니다.”
그녀는 간단한 계산을 보여 주고 말을 이었다.
“이건 정교하게 만든 플라이휠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효과적인 자폭 메커니즘일 수도 있겠지요. 우리는 모릅니다. 건설자들에게 진짜 혹은 가상의 적이 있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답을 찾아낼 것이라면, 여기보다 더 적당한 장소가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마스터의 표정은 그 속을 읽을 수도 없는 완고한 것이었다.
마침내 그녀는 고개를 저었고 쓴웃음을 지었다.
“내가 이 위대한 우주선에 처음 오른 순간부터 나를 이끄는 한 생각이 있었다네. 건설자들―그들이 누구든 간에―이 경이로운 작품을 위험에 처하게 하지는 않을 거라는 걸세.”
와쉔은 자신 역시 같은 확신을 가질 수 있길 바랐다.
빛과 소리로 된 환상은 앞으로 기대더니 말을 계속했다
“자네의 임무를 바꿀 필요가 있군. 와쉔, 자네와 자네 팀이 앞장섰으면 하네. 반대쪽 반구를 탐사하는 것을 도와주게나. 그리고 일단 조사가 끝나면, 다들 돌아오는 걸세. 동의하나?”
--- p.404, 「매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