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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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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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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432g | 130*187*20mm
ISBN13 9788974255367
ISBN10 8974255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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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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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김성은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일어일문과를 졸업했다. 현재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일본 서적을 검토하고 전문번역가뾔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섹시한 기획』, 『두뇌 단련 트레이닝 33』,
『20대를 위한 재테크 하려면 제대로 하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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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마흔이 되었을 무렵, 남편이 데려온 회사 부하에게 “부인은 이미 여자로서는 끝났으니까”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당시에는 그 말에 반발심을 느꼈었다. 하지만 수술 후 통증을 끌어안고 침대에 누워있을 때는 그 사실이 무게가 되어 가슴에 밀려왔다.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으려고 타월로 얼굴을 가리고 큰방 침대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여성잡지나 여성평론가가 아무리 좋은 말로 응원을 하고 격려를 해도 쇠약해진 몸과 마음은 이제 와서 성적매력이라는 그 고생스러운 것이 사라졌음을 슬퍼하고 있다. --- p.9

“엄마는 사회생활을 해본 적이 없으니까.”
“집에서 집안일만 하니까.”
취직한 후로 딸들은 무슨 말만 꺼냈다하면 이렇게 말한다. 몸 상태가 안 좋은 것도, 갱년기장애가 심한 것도 ‘일을 안 해서 한가하니까’였다.
“스스로 제대로 돈을 벌면 사회가 어떤 곳인지 조금은 알거야”라고도 했다. 남편조차 입에 담지 않는 말을 태연하게 해댄다.
--- p.21

“여자로서는 끝났다”고 당연하게 말하는 남편에게 부응이나 하듯 갱년기장애가 찾아왔다. 감기에 걸려 열이 39도까지 올라갔을 때나 호르몬 불균형으로 죽고 싶다 느낄 정도로 심한 우울증
이 찾아왔을 때 남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마음을 고쳐먹고 병을 이겨라”라는 한 마디뿐이었다.
--- p.37

남편은 가출한 자신이 걱정 되서 데리러 올 위인이 아니다. 딸이라면 몰라도 아내가 사라졌다고 해서 이렇게까지 할 리가 없다. 그러나 아내가 위험한 개를 데리고 전국을 도망 다닌다는 사실이 텔레비전에 방영되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사회적 직위 상 그대로 방치해둘 수는 없다. 의무와 책임, 무엇보다 세상의 눈 때문에 여기까지 찾아온 남편의 당혹감과 초조함을 생각하면 타에코는 애처롭기도 하고 동시에 30년간 쌓였던 체증이 확 풀리는 상쾌한 기분도 든다.
--- p.142

타에코의 남편은 어깨를 늘어뜨렸다. 그러나 쓰쓰미는 그 침울한 표정 깊은 곳에 어딘지 모르게 싸늘하게 깨어난 기운을 맡아냈다. 함께 살지만 어느 샌가 회사 동료와 부하보다도 심리적으로 거리가 멀어진 아내. 얼마 남지 않은 그녀의 여생을 알았을 때 분명 곤혹스럽고 비통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모든 것을 자신의 가슴에만 묻어두고 감정을 추스르고 의외로 빨리 그 사실을 받아들였을지도 모른다. 타에코의 남편은 그렇게 혼자서만 사실을 알기로 마음먹고 아내가 죽은 이후의 제 삶을 미리 세워놓을 그런 타입의 남자로 보였다.
--- p.250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남편과 가족에게 항상 최선을 다하는 아내이자 엄마이지만 정작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을 바라보는 가족들의 시선은 점점 소외감을 일으키게 한다. 타에코는 마흔이 넘을 무렵부터 회사 부하들에게 “마누라는 이제 여자로서 끝났으니까”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는 남편과 무슨 말만 하면 “엄마, 그거 갱년기장애야”라고 단정 지으며 집안일만 하는 엄마를 무시하는 두 딸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에 대한 혼란스러움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애완견 포포가 장난스러운 행동으로 공포감을 느끼게 한 옆집 아이를 물어 죽이는 사고를 일으킨다. 사회적 위치와 주변 사람들의 눈을 의식해 애완견을 안락사시키려 하는 가족들을 피해 타에코는 포포를 데리고 ‘도피행’을 선택한다. 가족들에게서 느끼지 못한 사랑을 채워준, 가족보다 더 자신을 이해해준다고 믿는 포포를 지키기 위해 타에코는 그렇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길을 걸어가기 위해 먼 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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