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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밤

폭풍의 밤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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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66쪽 | 368g | 188*254*20mm
ISBN13 9788993285154
ISBN10 899328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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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사이에 유언장 낭독이 이어졌다. "내 딸 수재너 홀에게 내 모든 동산과 부동산 그리고 나의 유언이 가장 적절한 방식으로 이행되는 데 필요한 소유물을 양도하는 바……."
일순 주디스의 입에서 숨 막히는 저주의 탄식이 흘러나오면서 실내에 기름때처럼 둥둥 떠다니던 끈적끈적한 침묵이 깨졌다. 나는 양손에 차갑고 오싹한 땀이 줄줄 흐르는 느낌을 받았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사실 앞에서 우리 모두는 귀를 의심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나에게 모든 것을, 앞서 언급된 미미한 유산들을 제외한 모든 것을 남긴 것이다. --- p.29

"다 알고 있소."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전율했다. 대체 무슨 말인가? 다 알고 있다니, 뭘 안다는 거지? 그는 마치 나의 의중을 다 꿰뚫고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속삭이는 것처럼 바람에 잠긴 음성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그대의 부친이 모든 유산을 그대와 그대의 남편에게 남긴 이유를 나는 다 알고 있소." --- p.49

"부인, 부인은 잘못 생각하고 있소." 배우가 무거운 어조로 대답했다. "윌의 마음에는 오로지 아내와 세 아이들뿐이었소. 등장인물들이 사랑에 빠졌을 때, 그들이 주고받는 사랑의 언어는 그대의 모친에 대한 추억이 가져다준 바로 그 밀어였고, 그들이 사랑하는 사람과 떨어져 있는 고통을 겪을 때면, 윌은 아내에게 향하는 언어로 그들의 절박한 심경을 대변했는데……, 아, 부인은 고인을 몰라도 어찌 이렇게까지 모른단 말이오." --- p.95

'그 미천한 자는 왜 수천 개의 목숨을 가지고 있지 않지? 모든 것을 한꺼번에 잃어버릴 수 있는 목숨 말이야. 목숨이 하나라니, 기껏해야 하나라니, 그건 너무 적잖아. 나의 복수를 위해선 그건 아무것도 아니잖아. 이젠 모든 게 확실해졌어.' --- p.165

"부인, 고인이 된 윌과 지금 혼자 남은 부인은 그렇게 되리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소.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그대 역시 억측을 하고 있는지도. 하지만 설사 그대의 억측이 맞더라도 용서라는 건 문에 박힌 못을 뽑아내는 일과 비슷하다는 걸 간과해서는 안 되오. 금속 쪼가리는 확실히 제거되지만 흔적들은…… 그 흔적들은 나무에 남는 법이오. 뾰족한 금속의 끝부분이 남긴 구멍과 틈과 흔적은 세월의 마지막 순간까지 지속되는 것이오."
---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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