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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의 딸
히틀러의 딸

히틀러의 딸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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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1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04쪽 | 460g | 153*216*20mm
ISBN13 9788989863700
ISBN10 898986370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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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는 딸이 전투를 보지 못하게 막았어. 다른 사람들하고도 떼어놓았지. 히틀러가 결혼했다는 사실조차 아는 사람이 없었고, 아무도 하이디에 대해 몰랐어. 하이디는 겔베르 선생님이랑 베르히테스가덴이라는 데서 살았어. 히틀러가 그 시골에 집을 마련했고, 하이디가 아는 세상은 그곳이 전부였어.”
“하지만 어째서? 왜 히틀러는 딸을 비밀에 부친 거야?”
“무슨 상관이야? 어차피 지어낸 이야기인데.”
벤이 말했다.
안나가 상냥하게 대답했다.
“왜냐면, 하이디는 태어날 때부터 점이 있었거든. 얼굴에 붉은 점이 크게 나 있었어. 또 한쪽 다리가 짧아서 다리를 절었어…. 아주 조금.
히틀러는 완벽한 인종을 양성하고 싶어 했어. 아리안 족이라고, 파란 눈에 금발, 키가 큰 아이들이 달리고 뛰어서 세계를 지배하길 바랐어. 그런데 딸은 자기처럼 체구가 작고 피부가 까무잡잡했어. 얼굴에는 인두로 지진 것 같은 큰 반점이 있고 또 다리를 절었지.” --- p.24
“네 부모님이 잘못된 일을 한다면 네가 알까?”
안나가 부드럽게 물었다.
“당연히 알지. 하지만 우리 부모님은 잘못된 일을 하시지 않을 거야.”
안나는 눈을 반짝이며 마크에게 물었다.
“정말? 너는 엄마와 아빠가 믿는 모든 것에 대해 옳은지 그른지 생각해 해 봤어? 아니면 네 엄마와 아빠가 옳다고 생각하니까 옳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고?”
“그건…”
마크가 말을 잇지 못했다.
아니, 마크는 부모님이 하는 뭔가에 대해 틀렸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큰일에 대해서는 틀린 적이 없었다. 엄마가 항상 서두르고, 아빠가 질 줄 알면서도 칼톤 팀을 응원하는(아무튼 엄마는 그렇게 말했다) 잘못 정도에 불과했다. --- p.58

“만약요, 제가 대량 살인을 저질렀다면 아빠는 어쩌실 거예요? 사람들을 사슬 톱 같은 걸로 토막 낸 살인자라면요.”
아빠는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용돈 주는 걸 중단하겠지. 그리고 똑바로 말할 거야. 너, 한 사람만 더 죽이면 2주일간 텔레비전 못 본다! 라고. 또 네가 엄마의 장미 나무 아래에 시체를 묻으려 하면, 네 방으로 올려 보낼 거야. 또 아빠 사슬 톱에 묻은 피를 얼른 씻는 편이 좋을걸.”
“아니…, 장난이 아니라요…”
“…글쎄다. 네가 왜 그랬는지 이해하려 애쓰겠지. 너 때문에 마음 아플 거고. 네가 죽인 사람들 때문에 슬프겠지. 너를 도우려고 노력할 거야. 어쩌다 엄마, 아빠가 널 잘못 키웠는지 고민할 거고.”
“저를 경찰에 신고하실 거예요?”
“응. 그래야 될 것 같구나. 끔찍한 질문이다, 마크.”
아빠가 느릿느릿 말했다.
“그래도 저를 사랑하실 거예요? 제가 무슨 짓을 저질러도요? 수백 명을 죽여도요?”
“그럼, 물론 우린 널 사랑할 거야. 혹은 다른 방식으로 사랑하겠지. 도대체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니?”
“아, 아무 것도 아니에요.”
마크가 말했다. --- pp.72-73

세상이 춥고 또렷하고 아주 조용한 것 같았어. 폭탄이 쏟아져서 시끄러웠는데도 말이지.
하이디는 가방을 챙겨야 했어. 그 자리를 피해야 했지. 병사의 손에서 가방을 빼냈어. 팔 하나가 저만치서 나뒹구는데도 그는 가방을 꽉 쥐고 있었지.
하이디는 걷기 시작했어.
몇 초쯤, 아니 몇 분쯤 걸었을까. 알 수 없었지. 그 때 뒤에서 뭔가 터지면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어. 하이디는 숨으려고 담 옆으로 달려가서 쭈그리고 앉았어. 가방을 방패처럼 앞에 놓고서.
무슨 이유에선지 겔베르 선생님이 생각났어. 선생님처럼 빵을 챙겼으면 좋았을 텐데.
벽에서 기어나와 옆의 벽으로 갔어. 최대한 꼭꼭 숨으려고 했지. 조금씩 움직일 때마다 옛 생활에서 멀어지는 것 같았어. 포탄과 연기와 불꽃이 옛 생활을 태워버린 거야.
더피의 딸은 이제 없었어. 겔베르 선생님이 만들려고 애쓰던 착한 아이도 사라졌어. 남은 것은 하이디뿐이었어. 하이디의 마음속 깊이 있는 작은 씨앗뿐이었어.
살아남아야 했어, 그래야 씨앗이 자랄 수 있으니까. --- p.184

“하이디도 갔어. 슈미트 부인은 수용소 사람들에게 하이디를 딸이라고 말했어. 죽은 딸이 있었잖아. 수용소에서 새 서류를 만들어 주었어. 거기에는 하이디가 ‘헬가 슈미트’라고 나와 있었지. 이제 하이디는 헬가가 되었어.”
“그 다음에는?”
“그 다음에 그들은 오스트레일리아로 왔어.”
안나는 다시 힘찬 목소리로 말했다.
마크가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오스트레일리아? 바로 여기잖아!”
안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하지만 그건 불가능해!”
“아니, 그렇지 않아! 2차 대전 후 많은 피난민이 여기로 왔어. 슈미트 씨는 난민 수용소에서 가족을 찾았고, 모두 같이 여기로 온 거야. 슈미트 씨는 하이디를 딸로 받아들였어. 당시에는 그런 경우가 없었는데도 말이지. 그들은 가족이 되었어. 슈미트 씨는 하이디를 꺡아이네 가베 폰 코트’라고 말했지. ‘신이 보낸 아이’라는 뜻이야.” --- p.194

“물론 하이디가 누구에게도 말 못한 이유를 알아. 이해해 줄 사람이 없을 테니까.”
마크는 알맞게 표현하려고 애쓰며 덧붙였다.
“사람들이 하이디의 본모습이 아닌 히틀러를 볼 거라고 생각했겠지.”
안나가 몸을 돌려 마크를 마주보았다. 안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면 히틀러의 딸로 살게 될 거야. 평생토록.”
“방금 생각했는데…”
마크는 중얼중얼 말을 이었다.
“저기… 가끔은 혼자 간직하기 힘들 거야. 누구한테 말을 해야 될 거라구. 딱 한 번은 말이야.”
안나는 창밖을 힐끗 보았다. 잿빛 하늘과 더 짙은 색 빗줄기를 보았다. 다시 마크에게 눈을 돌렸다.
“하이디는 손녀에게 말했어. 네가 말한 것처럼 딱 한 번. 오늘처럼 비가 내린 날이었어. 하이디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이었지. 하이디는 겔베르 선생님과 라이브 부인과 슈미트 가족에 대해 이야기했어. 하지만 그것은 그저 이야기였어. 손녀에게 그렇게 말했지. 이야기일 뿐이라고. 그런 일이 있었던 것처럼 꾸민 이야기라고.”
“꾸민 이야기…….”
마크가 중얼댔다.
--- pp.188-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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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오한 윤리 문제를, 마음을 사로잡는 빠른 전개의 이야기로 짜낼 수 있다는 것은 프렌치의 천재성의 증거이다.”
스티븐 매튜스 (「캔버라 타임스」)
“…이야기꾼의 힘에 찬사를 보내며…”
「디 에이지」
“…읽기에 쉽고, 그럴 듯하고 칭찬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
「시드니 모닝 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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