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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은 기적처럼 오지 않는다

기적은 기적처럼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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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1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94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9550056
ISBN10 893955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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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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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빈이가 내 장애에 대해 알게 된 건 생선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기 바로 며칠 전이었다. 그날 나는 주방 식탁에 앉아 지난 학기에 내게 강의를 들었던 학생들이 작성한 수업 평가서를 살펴보고 있었다. 마침 하빈이가 물을 마시러 주방에 들어왔다가 내게 뭘 보느냐고 물었다.
“응, 엄마한테 강의를 들었던 학생들이 엄마 수업에 대해 평가를 한 거야.”
수업 내용이나 방식에서 모두 ‘Excellent(매우 잘함)’를 받았다고 말해주며 학생들의 평가 몇 가지를 읽어주었다. 주로 ‘체계적이고 명확한 수업 진행’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그걸 듣고 있던 하빈이가 영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엄마, 엄마는 영어로 말할 때 가끔 크랭키(cranky, 불안정)하잖아. 그런데 왜 엄마 학생들은 엄마가 수업하는 것이 명확하다고 얘기해요?”
드디어 올 게 오고야 말았다. 그 동안 내 장애에 대해 하빈이에게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어쩌면 이게 좋은 기회가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음을 가다듬고 하빈이에게 물었다. 엄마가 어떻게 크랭키하냐고. 그랬더니 하빈이가 “이렇~게” 하면서 입 꼬리를 한쪽으로 심하게 돌렸다. 그래, 내가 말할 때의 표정 그대로다.
하빈이는 내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진다는 걸 언제부터 의식했을까. 엄마가 다른 엄마들과 무언가 다르다는 걸 언제부터 눈치 챘을까. 나는 하빈이를 가까이 끌어당겼다. 그러고는 종이에 볼펜으로 ‘disability(장애)’라고 적었다. 이게 무슨 뜻인지 아느냐고 물었더니 하빈이는 곧잘 대답했다. 손을 잘 사용하지 못한다거나 걷지 못하는 상황, 말을 잘 못하는 상황을 설명할 때 쓰는 말이라고 했다.
“그래, 맞았어. 그런데 하빈아, 엄마한테도 그런 장애가 있어.”
내 말에 하빈이의 눈이 갑자기 놀란 토끼처럼 동그래졌다. 아이의 눈동자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내 여기저기를 살피기 시작했다.
나는 다시 볼펜을 쥐고 종이 위에 커다랗게 ‘Cerebral Palsy’라고 적었다.
“한국말로는 ‘뇌성마비’라고 해. 엄마가 아주 어렸을 때 뇌에 상처가 생겨서, 그래서 말할 때마다 조금 크랭키하고 얼굴 근육도 이렇게 돌아가는 거야.”
그러자 하빈이가 아주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조그만 손으로 내 머리를 이리저리 만지고 살펴보더니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얼굴로 말했다.
“엄마, 많이 아파? 엄마 머리에 있는 상처, 뇌수술 같은 걸로 고칠 수는 없어?”
나는 하빈이를 끌어안으며 말해주었다.
“뇌성마비는 수술해도 소용없어. 어떤 방법으로도 고칠 수 없어.”
내 말을 듣고는 하빈이가 갑자기 하품을 해대기 시작했다. 나는 하빈이가 제 슬픔을 들키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중이라는 걸 알아챘다. 하빈이는 TV를 보다가도 슬픈 장면이 나오면 난데없이 하품을 하는 시늉을 하곤 했다. 아마도 자기가 눈물을 글썽이는 건 슬퍼서가 아니라 하품 때문이라고 변명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괜찮아. 엄마한테는 장애가 있지만 그래도 다른 엄마들하고 똑같잖아. 그리고 공부 열심히 해서 박사도 됐고, 지금은 대학에서 학생들도 가르치고….”
그제야 하빈이는 하품을 멈추고 나를 바라보았다. 그런 하빈이를 보며 나는 그동안 무척이나 궁금했던, 하지만 두려워 차마 묻지 못했던 질문을 던졌다.
“하빈아, 친구 중에 너희 엄마 왜 그러냐고 묻는 아이 없었니?”
하빈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 명 있었는데 누군지는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그 친구에게 뭐라고 대답했느냐고 물었더니, 하빈이는 “나도 모른다고 했지…” 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랬구나. 우리 하빈이도 모르고 있었구나. 이제는 하빈이가 엄마 장애에 대해 알았으니까, 다른 사람이 물어보면 대답 잘할 수 있겠지? 엄마는 장애를 갖고 있지만 다른 엄마들과 똑같고, 하빈이랑 예빈이를 아주 많이 사랑한다고 말이야.”
--- 본문 중에서

있는 그대로 받아줘서 고마워
그런데 그로부터 며칠 후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하빈이는 의구심을 갖게 된 것이다. 생선을 먹으면 머리가 좋아진다는데, 생선을 좋아하는 엄마 머릿속 상처는 왜 낫지 않느냐는 하빈이의 말에 나는 가슴이 뻐근해졌다.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선을 많이 먹어서 나의 뇌성마비 장애가 없어질 수만 있다면, 하빈이의 단순하고 명쾌한 해결책이 의학적으로 실현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운전을 하면서 백미러로 하빈이 쪽을 살피니 아이는 몹시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빈아, 생선을 많이 먹는다고 엄마 머리에 있는 상처가 낫는 건 아니야.”
내가 말하자 하빈이 얼굴에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대신 엄마는 생선을 많이 먹어서 머리가 좋아졌잖아. 그래서 박사도 되고 교수도 되고…. 엄마는 머리에 상처도 있고 장애도 있지만 그렇다고 엄마가 똑똑하지 않은 건 아니야. 그렇지?”
하빈이가 알아들었다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러더니 다시 얼굴이 밝아지면서 물었다.
“엄마, 엄마가 일하는 조지 메이슨 대학에 장애가 있는 교수님이 또 있어? 아니면 엄마가 처음이야?”
하빈이와 강의평가서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던 그날, 2004년 박사 학위를 받았을 때 한국의 신문과 잡지에서 인터뷰를 해간 이유도 함께 이야기해주었다. 우리나라 뇌성마비 장애인이 해외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건 엄마가 처음이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덧붙여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장애가 없는 사람보다 모든 면에서 힘든데, 그런 점을 노력으로 이겨냈기 때문에 사람들이 엄마를 좋은 본보기로 생각하는 거라고도 말해주었다. 아마도 하빈이는 그때 이야기를 떠올렸나 보다. 그래서 엄마가 장애인으로서 조지 메이슨 대학에서 강의하는 최초의 사람이냐고 묻고 있는 것이다.
“응, 언어장애가 있는 사람이 강의를 하는 건 엄마가 처음일 거야.”
그러면서 백미러로 힐끔 보니, 하빈이는 또 하품을 하는 척 하고 있었다. 이 순간 하빈이는 왜 또 눈물이 나는 걸까?
“하빈아, 사람은 누구나 감정이 북받칠 때가 있어. 슬프거나 기쁘거나 아니면 아주 감동을 받았을 때 눈물이 나오는 건 괜찮은 거야” 하고 말해주니, 하빈이는 뭔가 생각하는 눈치였다.
“하빈이는 지금 기분이 어떤데?”
그러자 하빈이가 대답했다.
“난 지금 아주 감동받았어. 왜냐하면 엄마는 언어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첫 번째 사람이니까.”
하빈이의 말을 듣자 이번에는 내가 하품이 나오려고 했다. 피곤하지도, 졸리지도 않은데 하품은 계속해서 나왔다. 집에 도착할 때까지 나의 서툰 하품 연기는 계속 되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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