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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작은 일에만 분개하는가

나는 왜 작은 일에만 분개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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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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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1990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25쪽 | 500g | 148*210*30mm
ISBN13 9788973530076
ISBN10 8973530070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꿈 대신 욕심만 있는 여자, 끝없는 물욕을 높은 이상으로 착각하고 있는 여자는 밉다. 자신의 성취욕이 온통 자신과 남편한테로 뻗친 여자도 밉다. 세살 적 응석을 언제까지나 아무데서나 부리는 여자도 밉다. 특히 직장에서 자신의 무능이나 부족함을 응석으로 때우려는 여자는 자기도 모르게 같은 여자의 일자리를 막아서고 있으므로 미울 뿐 아니라 곤란하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평생 교육장의 모든 과를 두루 섭렵하고 온갖 취미생활을 다 한번씩 집적거려 보고도 자기가 정말 원하는 게 뭔지 알 것 같지 않은 여자도 밉다. 유명라벨의 고급 옷으로 빼어입고 노점상한테 천원어치 사고 덤 한 알 더 얻으려고 악을 쓰는 여자도 밉다.
여자가 아름답다는 건 한 가정에뿐 아니라 한 나라에도 큰 복이다. 가정이나 나라가 고난에 처했을 때 우리늬 어머니나, 어머니의 어머니,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가 얼마나 아름답게 처신했던가는 상기해 볼 만하다.
--- p.170
그러나 착오의 희생자는 가장 약하고 만만한 수위였고 다음은 우리 식구였다. 우린 오랫동안 남의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입초시에 오르내려야만 했다. 기자는 어째서 그 기사를 쓰기 전에 전화 한 통이면 가능한 이쪽의 확인을 거치려는 최소한의 노력도 안했을까. 적어도 한 작가와 그 배우자의 자존심과 명예가 걸린 문제고 기사의 정확성을 위해서도 양쪽 송사를 다 들어보는 건 기자의 양식이련만, 그 신문사엔 기자 외에 데스크라는 것도 없었을까. 그랬더라면 좀더 공정한 기사를 쓸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수위가 억울하게 떨려나는 이릉ㄹ 막을 수도 있었을 텐데. (p.103)
--- p.
그때는 끽소리 못하고 당하고만 있다가 지금 이런 소리 하는 건 행차 뒤에 나발 부는 격이나, 권력과 언론이 연계되어 철통같은 억압의 구조를 이룬 상황하에서 여류로서 느껴야 했던 무력감과 섣불리 그 일을 문제삼아 다시 남의 입초시에 오르내리느니 묵묵히 잊혀지길 기다리자는, 남편에게 순종할 수 밖에 없었던 아내로서의 무력감 등 이중의 무력감은 아직도 나에게 딛고 넘어야 할 그 무엇이다.
--- p.10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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