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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과 친해지는 법

불운과 친해지는 법

방현희 | | 2016년 09월 12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0 리뷰 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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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9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394g | 135*205*20mm
ISBN13 9791187229056
ISBN10 1187229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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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란 것이 이런 것인 줄 그가 이전에 어떻게 알았으랴. 모든 경험은 첫 경험으로부터 시작되고 첫 경험이란 이전의 어떤 것도 안겨준 적 없는 정서적 공황상태에 던져지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닌가. 슬픔 역시 첫 경험은 이후의 모든 슬픔의 전범이 되어주는 것이었다.
슬픔이란 것은 모든 것을 일시 멈춤의 상태로 만들었다. 유보하게 하고, 지체하게 했다. 형진은 말 그대로 슬픔에 잠겼다.
--- p.25

‘이게 뭔 줄 아니, 천년초야, 천년초, 그 귀한 천년초 발효액이란 말이다. 이걸 먹으면 오래오래 장수한다는 거지.’ 천년초 발효액이라니, 똥구멍이 막혀서 하루를 여는 것도 힘겨 워 보이는 사람이 천년을 열겠다니...
--- p.36

요청받지 않은 일에는 개입하지 말라. 요청받았다 할지라도 자기 능력을 벗어난 것인지 아닌지 심사숙고하라. 당사자가 해결할 수 없는 것을 타인의 개입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극히 드물다. 자칫하면 타인의 갈등에 본인까지 더하여 연쇄 고리처럼 엮여버릴 가능성이 크다. 해결할 수 없는 갈등은 해결할 수 없는 거다.
--- p.48

“와우, 물이 에메랄드빛이야.”
“아, 비 오는 날 욕조에 물 가득 채우고 창밖 바라보면 정말 멋지겠다.”
“눈 오는 날은 더 죽일 거 같아.”
“사과나무 꽃잎 흩날리는 날이 최고일 거 같은데.”
“아냐 아냐, 가을에 찬비 내리고 짙은 낙엽 질 때 뜨끈한 물 받아놓고 앉아 있으면
저절로 시가 나올 거 같아.”
급기야, 누군가가 노래를 부르고,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여기 쓰면 안 돼요”
오…. 마이, 갓! 주인을 홀랑 벗겨먹으려고 작정을 했구나, 얘네들이.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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