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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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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11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78쪽 | 366g | 140*204*20mm
ISBN13 9788932019062
ISBN10 893201906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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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틀 녘, 무리를 이룬 발소리가 마을을 흔들어 깨웠다. 그것은 조선소로 향하는 노동자들의 발소리였다. 발소리는 점점 더 규칙적이고 우렁차졌으며 빨라지고 있었다. 김만도는 걸음을 재촉하며, 무리를 이룬 발소리에 자신의 발소리가 무참히 섞여드는 것을 느꼈다. 밤새 낀 안개가 채 걷히지 않아 노동자들은 마치 죽은 물고기가 물에 떠내려가듯 한 방향을 향해 움직였다. 무리를 이룬 발소리가 척, 척, 척 만들어내는 울림에 따라 마을은 지진에 든 듯 흔들렸다. 언 송장에 다시 피가 흐르듯, 밤새 죽은 듯 잠들었던 마을이 꿈틀꿈틀 깨어났다. --- p.9

죽은 여자아이에 대한 소문은 순식간에 마을에 퍼졌다. 소문은 이러했다. 건어물 집 여자는 녹이 딸의 막힌 목을 뚫어줄 것이라고 믿고는, 발버둥 치는 딸의 입속으로 녹을 마구 퍼 넣었고, 한 솥단지나 되는 녹을 퍼 넣은 뒤에야 딸이 숨을 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새파랗게 질린 딸을 끌어안고 두려움에 떨던 건어물 집 여자는, 늦은 밤 딸을 몰래 광포천에 내다 버렸다. 순전히 녹 때문에 건어물 집 딸이 비명횡사했는데도 불구하고, 마을 사람들은 여전히 녹이 몹쓸 병을 낫게 하는 신비한 효험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 여자아이가 죽은 것 때문에 날마다 복용하던 녹을 끊는 늙은이는 없었다. 마을 사람들은 오히려 쇠와 쇠에서 발생하는 녹의 효용에 맹목적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 pp.40~41

“시체잖아!”
황개남이 눈이 동그래져서는 소리 질렀다. 그것은 물에 퉁퉁 불어터진 꼽추의 시신이었다. 등에 난 혹을 하늘로 향하고서는 둥둥 떠내려가고 있었다. 틀니들이 허기진 물고기들처럼 꼽추의 몸뚱이에 바글바글 달라붙어 있었다. 죽은 비둘기의 날개가 축복이라도 하듯 꼽추의 머리를 뒤덮고 있었다. 혹에 박힌 쇠못 주변에서 거품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더니, 한순간 쇠못이 쑥 뽑아져 나왔다. 마을에서 쇠 징발이 있던 해 조선소 노동자 김태식이 박아 넣었던 쇠못은, 허무할 만큼 빠르게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저기, 철선이다!”
그때 누군가 마을이 떠나가도록 소리 질렀고, 지붕에 쪼그리고 앉아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북쪽을 향해 젖은 몸을 일으켰다.
그 누군가 또 “철선이다!” 하고 소리 질렀지만 햇빛이 너무나 눈부셔서 사람들은 철선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긴장된 침묵에 잠긴 채 서로의 눈치만 살피던 사람들은 저마다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철선’을 탄식처럼 외쳐댔다. 언젠가 만국박람회장에서처럼, 빛이 한순간 점멸하듯 사라져버릴까 두려워하며……
--- p. 259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땅이 황폐하여 농사를 지을 수도 없고, 바다가 가깝지 않아 어부가 될 수도 없으며, 공장도 들어서지 않아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었던 한 가난한 마을의 북쪽에 조선소가 세워진다. 조선소는 튼튼한 몸을 가진 남자들이라면 가리지 않고 일자리를 내주었고, 그 소식을 듣고 마을 남자들은 물론 타지에서도 건장한 남자들이 조선소에서 노동을 하기 시작한다.

거대한 철선을 만든다는 소문이 무성한 조선소에서는 커다란 용광로에 불을 지피고 많은 양을 철을 생산해낸다. 그리고 곧 노동의 대가로 주어지는 일정한 금액의 임금으로 마을은 먹을 것이 부족하지 않게 되고, 철이 만들어지기 시작하면서 마을 사람들의 생활도 빠르게 변화해간다. 마을 사람들은 점점 노동을 종교처럼 받들고 자신들의 생활을 풍요롭게 바꾼 철을 신봉하기에 이른다. 마치 하나의 부속품처럼 노동을 반복하며 그것에 길들여지는 남자들과 무쇠 식칼을 사들이는 것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여자들, 그리고 생니를 뽑아 그 자리에 쇠로 된 틀니를 해 넣는 것에 혈안이 된 노인들까지, 조선소와 철에 대한 마을의 이 같은 맹목적인 믿음은, 철을 만병통치약으로 여겨 녹을 퍼 먹거나 벙어리인 자식의 말문을 트이게 하기 위해 녹을 입속에 마구 넣어 숨통이 끊어지게 하는 등의 끔찍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마을에 넘쳐나던 철은 시간이 지나자 부식되어서 공기 중에 녹으로 떠다니게 된다. 순식간에 안개처럼 내려앉은 녹 속에서 조선소 노동자들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기도 하고 피를 토하고 죽음을 맞이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쇠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침묵을 지키며 노동을 반복하는 조선소 노동자들, 그 노동자들을 상대로 몸을 파는 여자, 떠돌이 장사꾼들, 노동을 죄악시하며 절대자의 구원을 전파하는 검은 옷의 여자들, 스스로를 철선의 주인이라 주장하는 사람 등 마을은 철은 둘러싸고 다양한 사람들의 생활 터전이 된다. 한때 조선소의 노동자였으나 노동을 박탈당하는 사람이 하나둘씩 늘어나 비렁뱅이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기도 한다. 또한 조선소 노동자가 되기 위해 마을에 들어왔으나 등에 난 혹 때문에 노동자가 되지 못한 꼽추는 이발관을 차려 쇠로 만든 틀니를 사람들에게 만들어주며 많은 돈을 벌어들인다.

한편 마을에서는 철선의 완공을 기념하기 위하여 만국박람회를 개최하기에 이르지만 철선의 실체는 아무도 보지 못하고 여기저기서 떠들어대던 것만큼 박람회 자체도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 만국박람회가 남긴 것은 처치 곤란한 비둘기들뿐. 오히려 그 이후 부족해진 철을 위해 마을에서는 쇠 징발이 벌어지고, 그 일로 꼽추는 조선소 노동자에 의해 혹에 쇠못이 박힌다. 결국 그 쇠못은 꼽추의 혹에서 녹슬어가고 꼽추를 죽음으로 이끈다. 철선이 완성되었다는 소문을 들은 꼽추는 그동안 모아둔 돈을 들고 철선을 사기 위해 조선소를 찾아가지만 가는 도중에 그만 죽고 만 것이다. 또한 꼽추의 금고에 든 돈뭉치도 쇠로 된 틀니 속에 묻혀 함께 부식되어 바스러져 흩어진다.
사흘 밤낮으로 장대비가 그치지 않더니, 마을은 불어나는 물속으로 잠겨간다. 물을 피해 지붕 위로 기어 올라간 사람들의 눈앞에 드디어 철선이 그 모습을 드러내지만, 그 역시 만국박람회장에서처럼 눈이 부셔서 형체를 뚜렷이 알아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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