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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라의 경우
반투명 라의 경우 우산의 안 슈거 러시(Sugar Rush) 장 롱 청교도 헤아의 팔 미미크리(Mimicry) 크리놀린(Crinoline) 워터 베어(Water bear) 서 있는 새 우유 수염(Milk Mustache) 투명한 연보라 흰 눈 사람 멀리의 감각 유령 운동 높 낮이 점선들 2부 거의 전부의 흔들리는 중심 비세계 0의 자리 납 인형 거의 전부의 흔들리는 중심 층층 다른 다리 어떤 보온 그 나라의 눈 씨들 밑줄이 번진다 온음계 뼈미로 종이 비행 먼 흰 미맹(味盲) 혀말기 감정선(感情線) 공진화 비슷 카라멜의 뜻 물들 오로라 오로라 무척추 깊이 보이는 보이는 깊이 초대장 박쥐 3부 유니베이지(Univeige) 겹 겹 흐린 기린 무생물 서서히 너희 반비례 버팔로의 가르마 가르마 컬러풀(Colorful) 사슴 셋 거인의 원본 풀장 게릴라 가드닝(Guerrilla gardening) 분명 너의 이론 유니베이지(Univeige) 발루니스트(The Balloonist) 작품해설 / 조강석 무수히 문들인 시적 ‘틀뢴’ |
저안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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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안에서 탄생-성장-변태하는 이미지들의 작용
『빛이 아닌 결론을 찢는』의 이미지들은 우리와 익숙한 현실에서 무언가를 지시하기보다 이미지들 사이의 관계론적 양상을 통해 의미를 형성해 나간다. 특히 이 시집에는 독특한 시적 공간감을 형성하면서 일종의 힘의 균형점들로 그 공간의 부피를 견인하는 다섯 가지 중심 이미지들이 지속적으로 반복되어 제시된다. 거울, 신, 기계, 뼈, 무릎과 같은 이미지들이 그것이다. 이 이미지들은 다섯 개의 원심력으로 기능하면서 시집의 내적 실재에 양감을 제공하며 서로가 서로의 의미를 형성해 준다. 이는 시집 안에서의 구체적 맥락 속에서 파생되고 전개되며 다채로운 의미화 작용을 통해 개별적으로 스스로의 의미를 형성하는데, 종국에는 그런 방식으로 개진된 이미지들이 다시 상호 교섭하며 2차적 의미화 작용을 통해 시집 전체의 의미망을 형성한다. 시집에서 가장 여러 번 등장하는 신(神) 이미지는 그중에서도 대표적이다. 우리의 경험이나 선이해와 별개로 시집 안에서의 의미론적 관계망 안에서 의미를 얻어 가는 양상을 확인하는 것은 안미린 시집을 읽는 주요한 코드라고 할 수 있다. 스무 살의 신神)이 있어 빛으로 빛을 비추는 짓 한다 그림자가 가까운 인형에게 이름을 줬다 빼앗았을 때 눈물처럼 눈알이 떨어졌을 때 다음은 네 차례야 충분해진 촛불을 끄고 케이크에 얼굴을 푹 박아 줄 차례 -「반투명」 부분 서로가 서로를 정립하는 긴장으로 무너진 인간을 밀어 올린 감각으로 신(神)이 빛을 비추지 않고 서서히 신(神)을 비추는 빛 -「온음계」 부분 메시지를 감각으로 전달하는 이미지 언어 『빛이 아닌 결론을 찢는』을 읽는 독자들은 곳곳에서 의미를 전달하는 다양한 언어, 즉 새로운 형식의 표현들을 만날 수 있다. 「발루니스트」에서는 “당신은 살아 있어요”라는 문구가 네 번 반복되는데 반복될 때마다 점층적으로 크기가 확대된다. 제목이 지시하는 열기구, 혹은 숨을 내쉴 때마다 표면이 넓어지는 풍선을 연상하게 만드는 표현이다. 이때 “당신은 살아 있어요”라는 구문과 “당신은 살아 있어요”라는 한 층 큰 글자 사이의 행간은 날숨이 진행되는 호흡의 과정을 떠올리게 만든다. 한편 「겹 겹」이라는 시는 하나의 그림이 한 행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각의 플레임 안에서 수많은 겹을 만들어 내는 선들의 교차가 빚어내는 이미지가 특정한 지시 대상을 지닌 단어들에 새로운 양감을 불어넣다. 이는 구체적인 이미지가 전달하는 감각과, 단어와 문장이라는 일반적인 언어가 전달하는 감각의 유사성과 차별성을 보여 주며 그사이를 왔다 갔다하는 독자들의 사유를 긴장시킨다. 이 외에도 「무척추」 「뼈미로」 「밑줄이 번진다」 등의 시에서 감각을 자극하는 이미지 언어들을 경험할 수 있다. 겹칠 수 있는 복도였어 답안지는 유니콘으로 접혀있었지 정교하고 아름다워서 뿔을 펼칠 수 없었어 -「겹겹」 전문 시인의 말 빛이 아닌 결론을 찢는 어린 신(神)의 빛 감각 추천사 체험의 주관적 변용이나 실재의 환기 등과 전연 맥락을 달리하는 것은 아니면서도, 시집 전체가 일종의 이미지들의 원심력과 구심력에 의해 독자적 구조물을 축성하고 있으니, 최근 보기 드문 사례에 해당하는 이 시집 안에서 탄생하는 내적 실재를 20세기의 모든 소설을 개시한 작가의 힘을 빌려 도 하나의 ‘틀뢴’이라 칭하는 것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틀뢰은 보르헤스의 소설에 등장하는 한 가상 세계에 붙여진 이름이다. (중략) 안미린의 첫 시집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서 마음속에서 꿈틀했던 것은 바로 그런 맥락에서의 ‘틀뢴’이었다. -조강석 / 해설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