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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시, 페소아를 만나다

새벽 2시, 페소아를 만나다

: 나를 묻는 밤의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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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478g | 147*214*20mm
ISBN13 9791157830558
ISBN10 115783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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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바로 그것이 문제다. 이상하게도 이 아름다운 소설에서, 멋진 문장이 도처에서 우리를 매혹시키는 이 소설에서 내 마음을 가장 크고 깊게 울렸던 문장은 데이지가 내뱉은 이 짧은 말이다. “우리 이제 오후에 뭐하지? 그리고 내일은, 그리고 또 삼십 년 동안은?”이 문장은 마치 데이지가 직접 나를 향해 던지는 질문 같았다. 너는 어떤 인간이며, 어떤 인생을 살아갈 것이냐! 하고. 그리고 이 질문은 개츠비를 읽는 모든 독자들의 영혼을 사로잡고 흔드는 질문이기도 하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물론 각자 다를 것이다. --- p.38~39

우리가 생각하는 ‘나’라는 존재는 이런저런 사건들과 사실들의 총체가 아니라 현재의 시점에서 끊임없이 다시 쓰이는 허구의 소설이다. 반면, 진짜 삶의 진실은 불연속적이고 파편적인 물리적 사건들과 사실들의 총체일 뿐이다.
파트릭 모디아노의 소설들은 이 간극, 진실과 허구 사이의 검은 심연에 대한 모색이자, 확고한 정체성의 가능성에 대한 덧없지만 불가피한 추구를 벗어날 수 없는 인간 실존의 비극성에 대한 멜랑콜리한 이미지들이다. --- p.121

그렇다. 고정 불변하는 자아 같은 건 없다. 자아는 내 속의 다양한 내가 춤추고 연기하는 무대에 불과하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변신하는 변신기계다. 트랜스포머와도 같다. 우리는 자아의 본질이 무엇이냐고 묻는 대신, 내 속의 다양한 잠재적 자아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변신 가능성은 실제적인 행위를 통해서만 드러날 것이다.
우리는 그런 변신을 ‘생의 놀이’로서 즐길 수 있어야 한다. --- p.143

작고 하찮은 것들의 소박한 파티, 거기서 웃고 마시고 사랑하다 갈 때가 되면 조용히 사라지는 것. 더도 덜도 아닌 그게 우리의 삶일 뿐 더 이상 무엇을 더 바랄 것인가. 우리의 삶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볍디가벼운들 어쩌랴. 그 가벼움마저 사랑해야지.
---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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