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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도지 케이의 사건 수첩

다이도지 케이의 사건 수첩

미도리의 책장-05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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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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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9년 01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292쪽 | 322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01091341
ISBN10 890109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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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그만둘 거잖아. 그만두고 싶잖아. 그럼 문제없는 거 아냐. 케이의 경찰 생활을 소재로 한 권 쓰자. 현역이 아니면 뭘 써도 상관없잖아. 응? 문제 있다고? 경찰관의 규범? 요즘 세상에 그런 거 신경 쓰는 인간 없다니까? 그 부분은 대충 얼버무리면 돼. 괜찮아. UNS 북스의 책 내용 같은 걸 믿는 바보는 없으니까. 전직 경찰관이라는 직함도 우리한테는 ‘국제 외계인 납치 피해자 단체 회장’이라든지 ‘보물 발굴 회의 의장’이라든지 ‘전 일본 에로티카 연구회 회원’ 같은 신빙성밖에 없어.”
그녀의 이런 막무가내에 가까운 권유와 직장을 가만두면 할 일이 없는 실업자라는 것과 뭔가를 하지 않으면 돌아버릴 것 같은 정신 상태였다는 것과 기타 제반 사정으로 다이도지는 원고 집필에 착수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죽어도 안 고쳐져』였다. --- p.23

원숭이 조지는 들고 온 『죽어도 안 고쳐져』의 책장을 팔랑팔랑 넘기기 시작했다.
“반투명 비닐봉지를 쓰고 편의점을 습격했다가 산소가 부족해서 빈혈을 일으켜 쓰러지는 바람에 위협중이던 점원이 구급차를 불러주는 꼴이 된 얼빠진 강도. 이거 제 이야기잖아요.”
“……그러고 보니 너, 옛날부터 망상이 심했지.”
“전화 통화를 하던 회사원이 땅바닥에 놔둔 보스턴백을 낚아챈답시고 목줄을 풀고 산책하던 개를 끌어안는 바람에 오른팔을 덥석 물려서 병원으로 실려 간 칠칠치 못한 가방 들치기. 이것도 저잖아요. …… 빈집을 털려다가 서른 명이나 되는 신자가 묵언 수행중인 신흥종교 교주네 집에 뛰어든 불행할 정도로 재수가 없는 도둑. 이것도 저죠?” --- p.79

뭔가 무거운 것이 날아와 다이도지의 머리 왼쪽을 스치고 어깨를 후려쳤다. 버티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가 다음 순간, 필사적으로 옆으로 뛰었다. 냉장고에서 쿵 소리가 났다. 어깨의 아픔을 무시하고 바닥을 기어 일어섰다. 어둠 속에서 흐릿한 사람 그림자가 보였다. 그림자는 민첩하게 움직여 또다시 흉기를 휘둘렀다. …… 젠장. 흐려져 가는 의식 속에서 다이도지는 생각했다. 나쓰미, 이 바보 자식, 이렇게 된 것도 다 네 탓이다. 조의금 정도로 끝날 거라고 생각 마라. 한을 품어 주마. 꼭 귀신이 돼서 나타날 거니까 그렇게 알아. 눈앞이 흐려지고 주변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다이도지는 가물가물한 의식으로 생각했다. 죽는 것은 처음이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떠들썩하군. 우직우직, 지끈지끈, 엄청난 소리가……. --- p.220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하는 말이 이어지기 전에 전부 생각났다. 노가미 미기와, 머메이드 주스. 차가 출발해 30초도 안 되어 의식을 잃은 것. 아무래도 그 뒤에 옷을 벗기고 이곳으로 데려온 모양이었다. 다이도지는 온몸에 털이 곤두 서는 것을 느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눈앞은 바다. 멀리 모래사장인 듯한 것이 흐릿하게 보였다. 빨강과 분홍, 노란 점이 꿈틀거리는 것을 보면 해수욕장이리라. 요컨대 자신은 사람이 있는 곳에서 그리 멀리 있는 것은 아니나 그렇다고 도움을 청해봤자 동굴에 반사될 뿐 대답할 이 없고, 정신을 잃은 지 그리 오래된 것 같지는 않으나 언젠가 해가 저물어 바닷물의 온도도 낮아져 몹쓸 꼴을 당할 상황에 있다는 이야기였다. 아니, 그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그 전에 바닷물에 빠져죽을 수도 있었다. 웃기지 마. 관심이 계신 건 이런 해수욕이 아니라고.
--- 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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