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바람 속에 들다

바람 속에 들다

리뷰 총점9.8 리뷰 10건
정가
12,000
판매가
10,800 (1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0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148*210*20mm
ISBN13 9788963394893
ISBN10 896339489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권현숙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다. 1994년 매일 신문사 주최 여성백일장에서의 수상을 계기로 문학 동네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수상자들의 문학 모임인 『길문학』에서 일 년간의 짧은 활동 후 십여 년도 넘는 긴 시간 동안 이 동네를 떠나 있었다. 2007년에 월간 『수필문학』에 「머루」로 등단했다. 현재 구미수필문학회, 대구수필가협회, 한국근로문화예술인 문학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길눈이 밝으면 좀 좋을까. 헤매느라 시간과 기운을 축내는 일 따위는 없을 테니까. 이미 어두운 길눈이야 어쩔 수 없으니 삶의 행로나 훤히 내다볼 수 있는 마음의 길눈이라도 밝았으면 좋겠다. 삶의 길에는 지도가 없다. 어쩌다 길을 잘못 들어서도 다시 되돌아 나오도록 세세히 알려줄 내비게이션도 없다. 길을 잃고 헤매어도 내 이름을 부르며 애타게 달려와 줄 사람들도 없다. 오로지 스스로 알아서 찾아가야만 한다. 밀림처럼 쉽게 길을 보여 주지 않는 삶의 길은 눈물로도 열리지 않을 테니 말이다.
--- p.92

검불이 있던 자리에 패랭이꽃과 라벤더 싹이 돋아 있다. 대극 싹도 어느새 참새 부리만큼 발그스름하게 고개를 내민다. 검불을 걷을 때마다 묻어나는 상쾌한 방향, 라벤더 새싹이 가벼운 터치에도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자그마한 목숨들이 모진 겨울을 용케도 잘 견뎌 냈다. 죽은 듯 보이지만 땅속 깊이 뿌리를 내려 안간힘으로 버텨 낸다. 땅속 세상은 이미 생의 치열함으로 가득하다. 사방으로 뻗은 뿌리는 잠에서 제일 먼저 깨어나 세포 하나하나마다 봄기운을 채워 가며 조용히 때를 기다린다. 존재하기 위해 그리고 존재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애쓴다. 찬란한 생을 꿈꾸며 치열하게 살아갈 준비를 한다.
--- p.98

빨래를 하다 보면 아무리 애를 써도 잘 빠지지 않는 얼룩이 있다. 하다하다 안 되면 독한 표백제의 힘을 빌리게 된다. 그래도 안 되면 세탁소행이다. 그러면 십중팔구 말끔해져서 돌아온다. 빨래의 얼룩은 그렇게라도 뺄 수 있다지만 마음의 얼룩은 대체 무엇으로 어떻게 빼야 하나.
지난날, 누군가로부터 받은 마음의 상처가 쉽사리 잘 아물지를 않는다. 몇 번의 계절이 지나도록 진물만 흐른다. 여전히 쓰리고 아프다.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상처야 아물겠지만 흉터는 남게 마련이다. 지독한 얼룩으로 남아서 종종 그 상처를 떠올리게 할지도 모른다. 빨래를 하듯 마음의 상처나 얼룩도 폭폭 치댄 후 말갛게 헹궈 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p.130

각각의 모양새로 조각난 천들이 생경하다. 손바닥만 한 조각들이 모여 온전한 하나로 거듭난다. 서로 다른 음색이 모여 멋진 하모니를 이루는 합창처럼 다름을 어우러지게 고루 섞어 새로운 하나로 엮어 내는 것이 퀼트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한다. 사람살이도 별반 다르지 않다. 삶이라는 도안 위에 너와 나 그리고 우리, 서로 다른 개성들이 모여 집합체를 이루고 조각 천을 잇대듯 살아간다. 자기만의 모양새와 색깔을 고집하지 않고 어느 한곳 우는 데는 없는지, 귀퉁이가 어긋나진 않았는지 살펴 가며 조화를 이루려 노력한다.
--- p.142

머루주의 신맛은 설익은 열매를 성급하게 거둔 탓이다. 보랏빛이 먹빛으로, 시큼함이 단맛으로 바뀔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 주었어야 했다. 하지만 거두어들일 욕심과 조바심으로 인내는 수시로 널을 뛰었다. 행여나 잃을세라 설익은 걸 마구 따 버린 못난 심보를 남들이 알면 뭐라고 할까. 아직도 신맛으로 가득 찬 나를 본다. 언제쯤이면 내게서도 단맛이 배어날까. 나누기보다 더하거나 곱하며 움켜쥐려고 애쓰는 걸 보면 아직도 한참이나 설익은 모양이다.
--- p.160

겨울나무는 온몸으로 바람을 감당한다. 절대 피하거나 저항하지 않는다. 오히려 순명을 즐기는지도 모른다. 나이테를 감아 갈수록 나무들은 바람 앞에 더욱 당당하다. 근육질의 멋진 사내 같은 서어나무 수피에 손을 대어 본다. 온기도 맥동도 느낄 수 없지만 살아 있음이 분명하다. 주위에 잔뜩 떨어진 마른 열매가 나무에게도 빛나던 시절이 있었음을 말해 준다. 내 삶에서 옹골찬 열매 하나쯤 남기려면 웅크리기보다는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하리라. 마른 잎을 털며 일어선다. 몸은 무거워도 마음은 한결 가뿐하다. 땀이 식었는지 슬슬 한기가 밀려든다.
--- p.232

회원리뷰 (6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4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10.0점 10.0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절판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