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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 도둑과 이상한 손님들

재능 도둑과 이상한 손님들

튼튼한 나무-16이동 씨드 매직-04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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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0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342g | 153*224*20mm
ISBN13 9791160510096
ISBN10 1160510091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인증번호 :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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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행 가방 참 멋지군.” 젊은이는 고개를 들었다. 눈앞에 회색 양복을 입은 남자가 서 있었다. 남자의 나이는 마흔 정도로 보였고, 거대한 몸집은 버스 정류장 벽돌 기둥보다도 더 튼튼해 보였다. “네?” “자네 여행 가방 말이네. 아주 고급 제품이야.” 젊은이는 자신도 모르게 조금 더 힘주어 가방을 붙들었다. 아주 오래되었지만 애정 어린 손때가 묻어 있는 튼튼한 가방이었다. 모양은 네모지고 크기는 작은 아이 몸집만큼 커다랬으며 모서리는 닳았고 왼쪽 자물쇠 근처에는 움푹 들어간 작은 홈이 세 군데 있었다. 앞에는 은빛 필기체로 가방의 브랜드 이름, 세인트 앤소니가 수 놓여 있었다. 가방의 안감 속에는 이 젊은이의 유산 대부분이 통째로 담긴 종이 한 장이 숨겨져 있었다. “감사합니다. 저희 어머니 가방이었어요.” 그러나 젊은이는 이내 괜한 말을 했다고 생각았다. ‘가방이었어요’라고 말한 것 때문에 말이다. 한때 그랬지 지금은 아니라는 표현인 것을 남자가 눈치 채지 않았기를 바랐다. 하지만 회색 양복을 입은 거대한 남자는 젊은이를 보며 한 쪽 입꼬리만 올려 미소를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겉보기보다 세상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은 미소였다. --- pp.9~10

제니퍼의 길 잃은 소녀들의 집에 고아가 거의 살고 있지 않다는 걸 알면 사람들은 제대로 된 고아원이 아닌가 보다 하고 짐작한다. 하지만 사실은 반대다. 제니퍼 원장은 이곳에 오는 고아 소녀들을 놀라울 만큼 빠르게 꼭 맞는 가족과 이어 주었다. 제니퍼에게는 저마다의 아이에게 꼭맞는 부모를 알아보는 재능이 있다. 서로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사람들, 인연인 사람들을 만나면 제니퍼의 가슴 깊숙한 곳에서 신호가 온다. 이 고아원에 온 소녀들은 모두 문을 열고 들어온 지 며칠 만에, 때로는 몇 시간 만에 꼭 맞는 가족을 찾았다. 어느 아이가 고아원 근처 기차역에서 내린 지 단 7분 만에 새 가족을 만난 일도 유명했다. 서로에게 완벽한 가족을 만난 소녀들이 가족사진을 보내어 오면, 제니퍼는 액자에 넣어서는 복도에, 케이디의 트로피가 놓인 곳 바로 위에 걸었다. 사진들 속에서 아이들은 빙그레 웃고 있고 부모들은 기쁨에 차 있었다. 케이디는 사진들을 자세히 보았다. --- p.23

토비는 트럭 엔진을 끄고 와서 고아원 정문 가까이, 왼쪽 피튜니아 꽃밭과 오른쪽 펜지 꽃밭 사이에 놓인 식탁에 앉았다. 제니퍼에게서 건네받은 접시 위 케이크는 보기만 해도 촉촉하고 진하고 천국의 음식처럼 맛있을 것 같았다. “저는 제니퍼 맬러리입니다.” “저는 토비 달링턴입니다.” 토비의 이 말은 절반만 거짓말이었다. “아저씨는 재능이 있으세요?” 식탁 다른 쪽 끝에 앉은, 케이디보다 더 어린 소녀가 말했다. “저는 봉투 입구를 잘 핥는 재능이 있어요. 8초에 20장이나 핥을 수 있어요. 종이에 전혀 베이지 않고요.” 그러자 옆에 앉은, 엄마인 것 같은 여자가 말했다. “에이미, 입에 음식 가득 들었을 때는 이야기하지 말도록 해. 그리고 사람들한테 재능 있냐고 묻는 건 좋지 않아. 예의 없는 행동이거든.” “괜찮습니다.” 토비는 이렇게 말하고 에이미에게 대답했다. “나는 재능이 없어. 페어야.” 토비의 이 말은 순전히 거짓말이었다. 그때 토비는 식탁 맞은편에 앉은 케이디가 자신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을 깨달았다. --- p. 57

케이디가 자신도 모르게 떨어뜨렸던 꽃을 남자가 주웠다. 그리고 그 꽃을 케이디에게 건네며 한쪽 입꼬리만 올리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겉보기보다 세상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은 미소였다. 남자의 양복 옷깃 아래로 밧줄 매듭 몇 개가 살짝 보였다. 케이디는 꽃을 받아들며 말했다. “고맙습니다.” “운명이란 참 재미있는 거야.”케이디는 꽃에서 눈을 들어 남자를 보았다. “운명에게 무엇을 받을지를 우리가 결정할 순 없거든.” 남자는 여행 가방을 자기 옆으로 당기며 말했다.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여행 가방이었다. 모양은 네모지고 크기는 작은 아이만했으며, 모서리는 닳았고 왼쪽 자물쇠 옆에는 옴폭한 작은 홈이 세 개 있었다. “그리고 내 경험상 운명이란 말이야, 우리가 원하는 정확한 걸 우리가 원하는 정확한 시간에 주는 일이 거의 없어.” 케이디는 눈썹을 찌푸렸다. “네?” 이 사람은 케이디를 다른 사람으로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것만은 기억하도록 하게. 운명에게서 받은 것을 가지고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가 결정된다는 것.” --- pp.70~71

브이는 가로수 우거진 길의 끝에서 이 건물이 처음 보인 순간부터 여기가 어디인지를 알아보았다. 양쪽에 작은 탑이 있는 2층짜리 커다란 흰색 건물은 많이 낡기는 했지만 분명히, 의심의 여지없이 유리병에 붙어 있던 사진 속 건물이었다. 바로 달링턴 땅콩버터 공장 말이다. 그 땅콩버터를 기억하는 것만으로 브이는 입에 침이 고였다. 세상에 달링턴 땅콩버터만한 것은 없었다. 그 땅콩버터 한 덩이가 혀에 닿기만 하면 온몸이 행복해졌다. 어린 시절 브이는 달링턴 땅콩버터를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았다. 브이의 부모님도 마찬가지였다. 온 동네 사람들이, 아니 주 전체의 사람들이 땅콩버터를 사랑했다. 엄청나게 잘 팔리다 보니 공장에서 아무리 만들어 내어도 늘 모자랐다. 그런데 이 모든 일에서 가장 멋진 부분은 (브이는 이 부분을 뚜렷이 기억했다.) 땅콩버터 공장의 주인이자 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든 땅콩버터를 직접 만들어 내는 사람이 페어였다는 점이다. 조금의 재능도 없는 사람인데, 어쩌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땅콩버터의 레시피를 얻게 되었다고 알려졌다. 똑같은 맛의 땅콩버터를 만들어 보려고 수백, 수천 명의 사람들이 시도 해 보았지만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 달링턴 가족들은 그 비밀 레시피를 꽁꽁 감추었다. --- p.73

“그럼 잠깐 생각해 보고 있어. 너한테는 마지막에 다시 올 테니까. 그런데 내가 제안을 하자면 말이야…….” 그 여자는 친절한 표정으로 케이디를 보았다. “그냥 네가 좋아하는 케이크를 만들면 어때?” 그 여자가 간 뒤, 케이디는 조리대 아래의 오븐을 발끝으로 톡톡 찼다. ‘그냥 네가 좋아하는 케이크를 만들면 어때?’ 하지만 케이디 자신이 좋아하는 케이크가 무엇인지 어떻게 안단 말인가? 체리 케이크? 초콜릿 케이크? 아몬드 케이크? 자신의 입양 축하 파티 날이 다가오기 전까지는 그런 걸 걱정할 필요가 없을 줄 알았다. 지금 눈을 꼭 감고 머릿속을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어쩐 일인지 막막하기만 할 뿐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객석 어딘가에서 토비와 제니퍼가 보고 있을 테니, 케이디는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케이디는 조리대에 팔꿈치를 괴고 최선을 다해 생각했다. 그렇게 머릿속을 열심히 헤매던 나머지 케이디는 자신의 밀가루 통에 작은 주먹만 한 사진 한 장이 들어가 있는 것을 눈치 채지도 못했다.
--- pp.169~170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케이크 굽기, 뜨개질하기, 공중제비 돌기, 침 뱉기까지. 누구나 재능을 가진 놀라운 세계에서 재능 도둑과 이상 한 손님들이 펼치는 맛있는 이야기들! 그들의 얽히고설킨 별난 삶을 풀다 보면 어느새 세상은 한 스푼 더 달콤해져 있을 거예요. 지금 바로 주인 잃은 짐 백화점을 방문해 보세요. 어쩌면 당신도 숨어 있는 재능을 발견하게 될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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