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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적은 말한다

필적은 말한다

: 글씨로 본 항일과 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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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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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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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9년 03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637g | 153*224*30mm
ISBN13 9788961888356
ISBN10 8961888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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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구본진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지적재산권법 박사과정을 마쳤다. 대학 재학 중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이후 주로 조직폭력, 마약, 살인 등 강력범죄 수사를 담당하였다. 대검찰청 검찰연구관, 거창지청장, 대검찰청 공판송무과장 및 정보통신과장,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첨단범죄수사부장을 거쳐, 현재는 법무연수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유년 시절 우표 수집을 시작으로 이후 미술, 역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선사시대의 돌도끼에서부터 현대의 추상미술에 이르기까지 이십년 이상의 수집 이력을 쌓았다. 특히 역사 인물에 관심이 많아 항일운동가들의 삶의 궤적을 추적하던 중 그들의 글씨에 특별한 흥미를 갖게 되었고, 글씨 수집과 함께 필적학 지식을 쌓았다. 지금까지 수집한 글씨 작품만 1천여 점. 특히 항일운동가 4백여 명, 친일 인사 1백5십여 명의 글씨를 소장하고 있어, 이 분야에서 독보적이다. 저자의 다른 저작으로는 『저작권법 주해』(공저)가 있고, 『배심재판을 위한 연극기법과 전략』 『미국연방형사소송절차 DVD』 등을 번역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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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정하고 글씨 수사관이 되기로 했다. 역사 인물들의 글씨에 정신과 인격이 숨겨져 있다면 그것들을 속속들이 파헤치고 싶었다. 특히 항일운동가와 친일파, 이 두 대척점에 선 인물들의 정신세계를, 글씨를 통해 그 의문을 풀어보고 싶었던 것이다. --- p.37

글씨를 보면 그 사람이 어느 정도의 학식이나 정신적 수준을 갖췄는지, 성격이 어떤지, 어떤 마음 상태인지 알 수 있다. 학식이 높은 사람은 글씨가 완숙하고, 선 굵은 대인의 면모를 가진 사람은 글씨가 크고 속도도 빠르고 시원시원하다. 곧은 품성을 가진 사람은 글씨에 힘이 있고 최소한 정제된 균형미가 있다. 자결한 사람, 관료로 평생을 바친 사람, 의병장으로 기개를 떨쳤던 사람, 어진 선비, 교활한 친일파 등의 특징이 글씨에 유형적으로 드러나고 구체적인 성격도 밀도 있게 분석해보면 알 수 있다. --- p.56

항일운동가의 전형적인 글씨체는 작고 정사각형 형태로 반듯하며 유연하지 못하고 각지고 힘찬 것이 많다. 글자 간격은 좁고 행 간격은 넓으며 규칙성이 두드러진다. 반면 친일파의 전형적인 글씨체는 크고 좁고 길며 유연하고 아래로 길게 뻗치는 경우가 많다. 글자 간격이 넓고 행 간격은 좁으며 규칙성은 떨어진다. 일부 친일파는 극도로 불안정한 필치를 보인다. --- p.93

자결한 항일지사들의 글씨는 더 반듯하고 더 규칙적이며 상당히 정돈되어 있다. 글자의 선은 곧고 각진 것이 많다. 이들 특징은 일반적인 항일운동가와 다를 바 없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한 가지는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마음먹은 것을 곧 행동에 옮기는 습성, 빠른 결단력, 이것이 속도의 빠름과 관련 있다. --- p.148

가장 흥미로운 것은 글씨에 얽힌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할 때이다. 그럴 때면 나는 고대 유물의 수수께끼를 푼 고증학자처럼 발견의 즐거움에 도취되곤 한다. 수집의 묘미는 이런 맛에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르거나 역사서의 내용과도 차이가 있는 경우, 나는 더 신중하게 역사자료들과 내가 알고 있는 지식 사이의 갭을 좁히려 노력한다. 몇 번이고 확인하고 전문가의 이야기를 경청한 후에 역사의 퍼즐 맞추기를 해보는 것이다.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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