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자매를 읽는 사랑스러운 어린이들에게
나는 『그림 자매』시리즈를 쓰기 위해 많은 동화 속 주인공들의 흥미롭고 놀라운 모험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그에 관한 모든 영화를 보고, 책을 읽었지요. 그런데 공부하면 할수록 좀 더 깊고 자세히, 제대로 알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많은 원전들을 읽었는데, 공부하면 할수록 놀라운 점을 발견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읽고 있는 책들과 원전의 내용이 다른 점이 많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인어 공주는 끝내 왕자와의 사랑을 이루지 못했고, 피노키오는 고래가 아닌 상어에게 먹혔습니다. 또한 백설 공주는 독이 든 사과를 먹고 왕자의 키스로 깨어난 게 아니라, 목구멍을 탁 쳐서 사과 조각이 입 밖으로 튀어나와 살아나지요.
나는 그림 형제 동화 뿐 아니라 안데르센, 루이스 캐럴, 앤드류 랭, 루디야드 키플링 등의 책을 수십 권 읽고 또 읽었습니다. 그 안에서 흥미롭고 놀라우며, 무시무시하고 모험에 가득 찬 이야기와 그 이야기들의 훌륭한 가치를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그림 자매』시리즈를 쓰는 데에 큰 영감을 받았지요.
어린이 여러분, 세계 여러 나라의 민속 설화나 전래 동화, 요정 이야기 등이 담긴 책을 펼쳐 보세요. 그 속에 그림 자매의 주인공인 사브리나와 다프네의 모험이 담겨 있을 겁니다. 활짝 열어놓은 고전들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그동안 여러분이 잘못 알고 있었거나, 미처 알지 못했던 많은 이야기들을 발견하고, 주인공들을 새로이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행복하고 즐거운 책읽기의 세계로 들어갈 것입니다. 참! 무시무시한 ‘붉은 손’을 조심하세요!
- 『그림 자매』작가 , 마이클 버클리로부터
♠세상의 부조리에 맞서는 용감하고 씩씩한 그림 자매를 아는가?
『그림 자매』시리즈를 우리 어린이들에게 소개하려면 『그림 동화집(원제목은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옛날이야기’)』과 ‘그림형제’부터 소개해야 할 것이다. 독일의 야코프 ? 빌헬름 그림 형제의 우애는 사랑하는 연인들처럼 깊고 아름다웠다. 형제는 어려운 일도 기쁜 일도 함께 했으며, 일생을 바친 학문의 과정도 나란히 걸어갔다. 또한『독일의 동화』,『독일어 사전』,『독일의 신화』등도 함께 펴냈다.
그중 독일의 전설과 민담으로 엮은, 독일의 국민 동화라 할 수 있는 『그림 동화집』은 전 세계에 널리 퍼져서 모든 아이가 읽고 들으며 자라는 세계의 동화가 되었다. 그 힘은 무엇일까?
첫째, 그림 동화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독일 지명, 독일 쒽 이름 등을 다른 어느 나라의 것으로 바꾸어도 어색하거나 부자연스럽지 않다. 그리고 흥미진진하며, 때로는 무서움에 이불을 덮고, 가슴이 아파 눈물을 흘리게도 하는 이야기들이 다른 어느 나라 어린이와 어른이 읽어도 느낌과 맛이 훼손되지 않은 채 그대로 전해진다. 인간의 희로애락과 사는 모습을 숨기지 않고, 그러면서도 재미나게 들려주기 때문이다. 또 이야기의 밑바닥에 흐르는 날카로운 교훈과 인간의 선과 악에 대한 꾸밈없는 묘사, 부정한 권력과 구부러진 정의, 그리고 돈보다 소중한 사랑과 우정, 힘없는 자들의 통쾌한 복수와 응징의 과정, 눈앞에서 보는 듯한 생생한 이야기 등으로 『그림 동화집』은 ‘동서고금’을 넘어 누구의 책꽂이에든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림 동화의 위대함은 또 있다. 백설 공주, 헨젤과 그레텔, 잠자는 숲 속의 미녀, 라푼첼, 개구리 왕자……. 200편이 넘는 동화 속의 주인공들은 우리를 얼마나 즐겁게 해 주는가! 햇빛조차 찾아올 수 없는 지하방에서 읽는다 해도 어느새 우리는 태양의 마차를 타고 요정들의 호위를 받으며 하늘을 달리고 있잖은가!
그런데 왜 이리 그림 형제 동화에 대해 긴 이야기를 해야 하는가? 라고 물을 것이다. 『그림 동화집』이 나온 지 200여 년이 지난 21세기, 그리고 현대 문명 문화의 중심지라고 하는 뉴욕의 한복판에서 일어난 은밀하지만 무시무시하면서도 그 누구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사건 때문이다. 보이는가? 저기 어둠 속에서 더 깊은 어둠 속으로 조심스레 한 발 한 발 내딛는 두 어린 여자 아이가!
『그림 자매』는 황당한 마법 이야기가 아니다. 돈, 권력, 온갖 술수들로 사람을 판단하고 이용하고 배신하며 제 힘만 키우는 세상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이다. 더구나 평화의 이름으로 폭력을 거침없이 휘두르는 거대한 힘에 대한 도전의 문학이기도 하다. 앞으로 계속될 그림 자매의 활약에 우리 어린이들도 옷소매를 걷어 올리고 함께 길을 나서 보면 어떨까? 씩씩한 어린이가 밥도 잘 먹고, 밥 잘 먹는 아이가 공부도 잘 하고, 공부 잘 하는 아이가 책도 열심히 읽으며, 책 열심히 읽는 어린이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주인공이 된다는 말을…… 우리는 역사 속 많은 주인공들을 통해 알고 있지 않은가!
- 『그림 자매』때문에 여느 때보다 신나는 2008년 겨울맞이를 하며, 노경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