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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의 생사관

동아시아의 생사관

아시아문화원형총서-0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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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554쪽 | 821g | 규격외
ISBN13 9788975987304
ISBN10 897598730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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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 자 소 개
양회석: 전남대학교 인문대학 중어중문학과 교수, 아시아문화원형연구사업단 단장
강지현: 전남대학교 국제학부 일본학전공 부교수
김용의: 전남대학교 인문대학 일어일문학과 부교수
김정례: 전남대학교 인문대학 일어일문학과 교수
김태완: 전남대학교 인문대학 중어중문학과 부교수
나경수: 전남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학과 교수
류창진: 전남대학교 인문대학 중어중문학과 강사
엄영욱: 전남대학교 국제학부 중국학전공 교수
이주노: 전남대학교 인문대학 중어중문학과 교수
이중표: 전남대학교 인문대학 철학과 교수
임영진: 전남대학교 사회대학 인류학과 교수
장춘석: 전남대학교 인문대학 중어중문학과 부교수
조진선: 전남대학교 사회대학 인류학과 조교수
최준식: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한국학과 교수
최혜영: 전남대학교 인문대학 사학과 교수
김봄이: 전남대학교 대학원 중어중문학과 석사과정
김현선: 전남대학교 대학원 중어중문학과 석사과정
박미림: 전남대학교 대학원 일어일문학과 석사과정
설영화: 전남대학교 대학원 중어중문학과 석사과정 수료
이수진: 전남대학교 대학원 중어중문학과 석사과정
이옥회: 전남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이종욱: 전남대학교 교육대학원 한문학과 석사과정
임선희: 전남대학교 대학원 중어중문학과 석사과정
조아라: 전남대학교 대학원 일어일문학과 석사과정
진영아: 전남대학교 대학원 중어중문학과 석사과정 수료
최가진: 전남대학교 대학원 일어일문학과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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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죽음관
- 내세관의 형성을 중심으로 -

최준식**

1. 들어가면서
2. 한국인들의 내세관 형성에 영향을 준 종교는?
3. 한국인의 죽음관-내세관을 중심으로
1) 유교의 생사관
2) 무교(巫敎)의 생사관
3) 아직 확연하게 알 수 없는 현대 한국인들의 내세관
4. 글을 마치며


들어가면서

현대의 한국인들은 과연 죽음이나 내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내세관을 포함해서 죽음관과 같은 사람들의 가치관이 어떻게 형성되었나를 살펴보려 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는 종교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가치관 형성에 종교만이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사회학자들에 의하면 사람들의 가치관이 형성되는 데에는 종교, 가족, 교육, 경제, 정치 체제와 같은 주요 요소들이 큰 영향을 미친다. 이 다섯 가지 요소는 서로 상호작용을 하면서 그 사회에 속한 사람들의 가치관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이 요소 가운데 종교에 대해서만 초점을 맞추게 된다. 그 이유는, 우선 종교란 문화의 핵을 이루고 있어 사람들의 심성 가운데에서도 가장 핵심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인간이 죽지 않는다면 종교는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표현이 가능할 정도로 죽음이라는 주제는 종교와 떼래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행하는 삶의 여러 분야 가운데 거의 종교만이 인간의 죽음을 이론적일 뿐만 아니라 실제적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사후생과 같은 주제에 관해서는 거의 종교가 독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의 죽음관 혹은 내세관을 살펴보려 할 때 종교에 대한 고려는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져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 글은 한국인의 죽음(내세)관을 보고자 하는데 이때 말하는 한국인은 어느 시대에 사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일까? 한국인도 시대를 달리 하면서 매우 다양한 한국인들이 있다. 고구려 시대의 한국인이 있고 조선 시대의 한국인들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수없이 다양한 한국인들을 통틀어 그들의 뇌리에 관통하고 있는 죽음관을 보는 것은 애당초 그른 일이다. 또 그럴 필요도 없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한국인은 바로 현대에 사는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현대에 사는 한국인들의 죽음관에 대해서 볼 것이고 그 죽음관이 형성되는 데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종교에 대해서 볼 것이다. 그러나 죽음관이라는 단어는 추상적일 수 있고 매우 광범위한 영역을 다루기 때문에 주로 내세관이라는 주제에 국한시켜 보려고 한다.

1. 한국인들의 내세관 형성에 영향을 준 종교는?

현대 한국에는 많은 종교들이 공존하고 있다. 언제부터 존재했는지 모르지만 가장 토종적인 무교(巫敎)를 비롯해 외국서 들어온 불교와 유교가 천 수 백 년 동안 이 땅에 있어 왔다. 혹자는 여기에 선도를 포함시키기도 하지만 선도 혹은 (중국의) 도교는 민간에서 자생적으로 극히 미약하게 있었을 뿐 불교나 유교처럼 이 땅에 수입되어 정착되지는 못했다. 그리고 여기에 근세에 들어와 자생종교인 동학과 증산계 종교, 그리고 원불교와 같은 신민족종교들이 생겨나 한국 종교 대열에 합세했다. 신민족종교가 태동되고 발전되고 있던 비슷한 시기에 한국에는 그리스도교라는 생면부지의 서양 종교가 들어와 지금까지 엄청난 발전을 해서 괄목할 만한 성공을 거두었다. 이와 같이 한국에는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다양한 동서양의 종교들이 역동적인 관계 속에서 공존하게 된다. 그런데 종교들이 이렇게 많다고 해서 이 종교들이 모두 한국인들의 가치 체계를 형성되는 데에 영향을 준 것은 아니다.
우선 배제되어야 할 종교는 근세에 형성되었거나 수입된 종교들이다. 근세에 형성된 동학을 위시한 신민족종교는 생겨난 지 백여 년밖에 안 되었을 뿐만 아니라 현재의 입장에서 볼 때 신도 수나 세가 크지 않아 이 종교들의 교리가 한국인의 가치관 형성에 도움을 주었을 것 같지 않다. 뿐만 아니라 이 종교들은 대부분 전통 종교들의 교리를 이어받았기 때문에 따로 보지 않아도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들 종교들이 견지하고 있는 생사관이 전통 종교의 그것과 그리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최근 비약적인 기세를 자랑하는 그리스도교는 신도수의 엄청난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입된 지 얼마 안 되었을 뿐만 아니라 교리를 비롯해 제반 요소들이 한국의 전통문화와 이질적인 면이 많아 정착되었다고는 볼 수 없다. 그리스도교의 한국 토착화 여부와 같은 주제는 대단히 광범위하고 논란성이 있는 문제라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대체로 문화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리스도교는 한국에 아직 충분하게 토착화 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추세를 말해주는 가장 비근한 예는 한국문화와 조화롭게 섞인 한국적인 그리스도교 문화가 아직 생겨나지 않았다는 것을 들 수 있겠다. 이런 까닭에 그리스도교가 한국인들의 의식구조 형성에 아직은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해야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그 당연한 결과로 그리스도교는 현대 한국인의 죽음관 형성에 별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살펴보아야 할 종교는 이 땅에 천 수백 년 이상을 존재해 왔던 무·불·유와 같은 전통 종교들이다. 이 세 종교들은 이 땅에서 장구한 세월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세 종교 모두가 현대 한국인들의 가치관 내지는 죽음관 형성에 기여한 것은 아니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제외시켜야 할 종교는 불교이다. 자칫 잘못 생각하면 한반도에서의 장구한 불교 역사 때문에 우리들은 불교가 한국인들의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불교는 마지막 왕조인 조선조 때 정치적인 탄압을 받으면서 사회의 실세 세력에서 벗어나 종교 유적은 대거 남길지언정 사람들의 뇌리 속에서는 많이 지워지게 된다. 다시 말해 조선조를 지배하던 사회 문화는 완전히 유교식으로 형성되어 불교적인 영향이나 색채를 발견하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설명해 줄 수 있는 사회적인 현상은 대단히 많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을 들어보면, 만일 고려에 이어 조선의 국교가 불교였다면 지금과 같은 제사 제도는 결코 있을 수 없다. 불교 국가였던 고려에서는 제사가 집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절이나 무당집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고려인들은 승려나 무당과 같은 중재적인 종교인을 통해서 조상 제사를 봉행했기 때문에 조선조처럼 집에서 가장이 연성(軟性) 수준의 사제가 되어 제사를 지내지 않았다. 조선조에서처럼 제사가 집에서 종손 혹은 장남의 주도 하에 이루어지는 것은 전형적으로 유교적인 가부장제에 의거한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볼 때 장묘 문화도 조선조 때에는 매장만을 선호했지만 만일 조선의 국교가 불교였다면 당연히 화장 위주의 장묘문화가 주류를 이루게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되면 남는 것은 무교와 유교뿐인데 이 두 종교가 한국의 사회문화나 한국인의 가치관 형성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이미 필자가 많은 기회에 표명했기 때문에 다시 상세하게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앞으로의 설명을 위해 아주 간략하게 이 주제에 대해 서술해보자. 우선 무교는 단군 이래로 지금까지 한 번도 절멸되어본 적이 없이 한국문화가 형성되는 데에 저류(底流)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지적해야겠다. 한국 문화는 상층문화와 같은 두껍지 않은 층의 문화를 제외하고 그 나머지 문화의 본류를 찾아가다 보면 결국 무교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무교의 중요성을 알아차릴 수 있다. 특히 민속 문화는 그 핵에 무교가 똬리를 틀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누누이 주장한 것이지만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로는 무교는 한국인들의 심성 가운데 가장 핵심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들이 내면적으로 갖고 있는 질서를 탈피하려는 자유스러운 기질은 유교의 질서적인 세계와는 아무 관계도 보이지 않고 무교의 그것과 많은 면에서 비슷한 점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통해 추정해 보건대 한국인들은 무교와 많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죽음관의 경우도 한국인들은 무교의 그것을 많은 부분 수용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점은 본론에서 상세하게 논의할 것이다.
그 다음에 살펴볼 종교는 유교이다. 유교가 한국인들의 가치관이 형성되는 데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자명한 일이다. 현대 한국인들의 성격이나 한국의 사회 문화는 한 마디로 말해 조선의 그것을 그대로 빼다 박았다. 이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는 것이 대한민국은 비록 중간에 일제기라는 시기가 있었지만 조선 왕조를 이어 생겨난 국가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 사회의 문화는 한번 형성되면 수백 년은 지속된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조선말의 사회 문화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상상하기에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조선은 과연 어떤 나라인가? 조선은 한 마디로 말해서 세계 인류 역사상 가장 유교적인 국가라 할 수 있다. 조선 유학의 특징을 현상윤이 “단순과 철저”라고 했던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조선은 유교의 종주국인 중국보다도 더 단순하고 철저하게 유교를 신봉했다. 유교가 어떻게 조선의 사회 문화를 형성했는가에 대한 것은 앞에서 인용한 필자의 책(1997)에서 상세히 언급했기 때문에 다시 밝힐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만 유교의 가장 특징적인 교리라 할 수 있는 효와 효의 하위 개념인 제(悌)가 각각 ‘가부장적인 집단주의 문화’와 ‘서열을 중시하는 권위주의 문화’를 만들어냈다는 설명으로 족할 것 같다. 이 두 문화적 요소는 조선조뿐만 아니라 현대 한국의 사회 문화를 형성하는 데에 있어 두 기둥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게 한국인들이 그들의 가치관이나 사회 문화가 형성되는 데에 유교로부터 절대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은 그들이 견지하고 있는 죽음관 역시 유교로부터 가장 강한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판단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생각된다.

2. 한국인의 죽음관-내세관을 중심으로

우리는 바로 앞에서 한국인의 내세관 혹은 죽음관이 유교와 샤머니즘의 영향을 받아 구성되었다고 했는데 이 종교들이 견지하고 있는 내세관은 어떤 것일까? 일반적으로 한국인들은 내세에 대해서 희박한 생각을 갖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이것은 한국인들이 내세의 존재를 부정하거나 무관심하게 대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다른 관점에서 보면 이것은 한국인들이 내세의 삶보다 현세의 삶을 더 중요시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이 점이 사실이라면 한국인들이 지닌 생사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 종교들의 교리가 어떠한 생사관을 지니고 있는가에 대해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 작업을 위해 우선 유교부터 보기로 하자.

3. 유교의 생사관

유교는 나름대로 생사관에 대해 정교한 교설을 갖고 있지만 유교에서 말하는 생사관은 한 마디로 말해 내세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형이상학적인 관점에서 아주 단순하게 유교사를 일별해 보면, 비교적 느슨한(?) 초기 유학은 송 대에 이르러 성리학이라는 상당히 복잡한 철학 체계로 발전하게 된다. 그러나 후대의 교리적인 발전이 어떤 양상을 보였던지 간에 인간의 죽음이라는 주제와 관련해서 볼 때 유가들이 제시하는 이론은 그들의 대스승인 공자가 말한 범위에서 결코 벗어나지 않는다. 이를테면 공자의 가르침이 일종의 원형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공자는 인간의 죽음에 관해서 그다지 많은 이야기를 남기지 않았다. 그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통해 공자가 인간의 죽음에 대해서 별다른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공자는 귀신이나 인간의 죽음 같은 초자연적인 일이나 내세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질문을 던진 제자들에게 맞질문을 함으로써 의제를 피해간 것으로 유명하다. 한번은 공자에게 제자인 계로가 귀신을 섬기는 방법과 인간의 죽음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공자는, 본인은 알고 있었지만 제자의 과도한 호기심을 잠재우기 위해서였는지 아니면 본인도 실제로는 알지 못하는 주제였던지라 위기를 모면하려 했는지 그것은 확실히 모르겠지만 제자의 질문을 되받아쳤다. 즉 귀신에 대해서는 ‘너는 사람도 제대로 섬길 줄 모르면서 무슨 귀신 섬길 걱정을 하느냐’라고 받아쳤고 죽음에 대해서는 ‘삶도 모르는 주제에 어찌 죽음을 알려고 하느냐’고 하면서 제자가 더 이상 질문을 하지 못하게 막았다. 이 구문을 놓고 현대 유학전공자들은 공자는 모든 관심을 죽은 뒤와 같은 미래가 아닌 현재에 집중시켰다고 해석하는데 해석이 어찌 됐든 간에 공자의 이 발언 때문에 후대의 유가들은 죽음 이후의 문제를 거론할 수 없게 된다.
게다가 공자는 인간의 영혼에 대해서도 별반 관심을 표명하지 않았다. 물론 공자가 귀신과 같은 영적인 존재에 대해서 완전히 부정적인 태도로 간 것은 아니다. 가령 번지라는 제자가 앎[知]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했을 때 공자는 “백성의 뜻을 (따르려) 노력하고 동시에 귀신을 공경하지만 멀리 하면 가히 앎이라 할 수 있다”고 대답을 한 적이 있는데 여기서 그가 귀신을 어떤 존재로 생각하고 언급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귀신을 영적인 존재로 생각한 것은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외에 공자가 유의미하게 인간의 영혼에 대해 언급한 것은 유교 경전에서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오히려 공자는 인간의 영혼을 인정하지 않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것은 그가 제사에 대해 언급할 때 그러했다. 그는 제자들에게 제사를 지낼 때 진짜 귀신, 즉 조상들의 영혼이 존재해서 제사를 드리는 것이 아니라 그저 귀신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제사를 드리라고 충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교조인 공자가 영혼을 부정하는 발언을 하고 죽음 뒤의 삶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기 때문에 후대의 유학자들에게는 이것이 하나의 고칠 수 없는 지침이 되어 버린다. 그 결과 내세와 영혼을 부정하는 가르침은 유교의 대표 교리로 굳건한 자리매김을 한다.
이와 연관해서 우리가 보아야 할 유교의 교설은 후대 성리학자들이 만들어낸 인간의 삶에 대한 이론이다. 이 이론은 원시 유교의 그것과 비교해볼 때 훨씬 더 정교하게 짜여 있지만 이것 역시 공자의 기본적인 가르침 안에서 그것을 합리화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성리학의 생사관에 의하면 인간은 “원래부터” 존재하고 있었다고 하는 일기(一氣) 혹은 원기(元氣)가 음양으로 분화되면서 생겨난다. 이것을 좀 ? 자세하게 보면, 일기가 두 기운으로 분화되는데 음의 원리를 대표하는 정(精)과 양의 원리를 대표하는 기(氣)가 그것이다. 그런데 이것만 가지고는 지각하는 기능이 없기 때문에 아직 사람이 될 수 없다고 한다. 정과 기가 합한 ‘정기’는 아직 막연한 개체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정신 작용을 주재하는 신(神)의 요소가 추가되어야 한다. 그 결과 사람은 이성적인 기능을 갖출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아직 도덕에 대한 인식은 생기지 않았다. 여기에 혼백(魂魄) 개념이 첨가되어야 인간은 비로소 도덕성을 갖추게 된다고 한다. 이런 여러 원리의 결합체인 인간은 이와 같은 상태로 평생을 살다가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 다시 말해 이 기운들이 힘이 다하게 되면 음의 원리인 백은 땅으로 돌아가고 양의 원리인 혼은 하늘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이 세상이나 저 세상이나 그 인간과 관계해서 남는 것은 하나도 없게 된다. 그저 몸은 땅에서 썩어서 없어지고 혼은 공중에서 흩어져 사라질 뿐이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철저한 허무주의적인 태도라 할 수 있겠다. 존재하는 것은 일기일 뿐 개체 인간은 생겼다 말 뿐인 것이다. 이것을 도표로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이 교설은 꽤 정교하게 보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의문이 생긴다. 이 의문들에 대해 여기서 지면 상 모든 문제점들을 제기할 수는 없고 대표적인 것만 들어보자. 우선 드는 의문은 이 일기라는 것이 어떤 동인(動因)에 의해 음양으로 분화되어서 인간이 되는가에 대한 것이다. 위의 이론에 따르면 만물은 모두 이 일기에서 나오게 되는데 우리가 던질 수 있는 질문은, 어떤 기운은 인간이 되고 어떤 기운은 동물(혹은/그리고 식물, 광물)이 되느냐는 것이다. 이 질문에 아마 성리학자들은 이런 과정을 주재하는 것은 이(理)라고 할 터인데 그래도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그것은 어떤 이가 어떤 발인(發因)에 의해 일기로 하여금 인간이 되게끔 만드느냐에 대한 것이다. 이 문제는 대단히 복잡한 문제로 여러 답이 제시되지만 어떤 답이 나오든지 질문은 계속될 수 있으니 예서 그 질문의 행렬을 멈추기로 하자.
그 다음에 나오는 정기신 개념과 혼백 개념은 그냥 지나치기로 하자. 인간이 갖고 있는 공능(faculty)을 유학 식으로 풀어쓴 것이라 그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면 되지, 옳은가 그른가를 따질 만한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싶은 것은, 이 이론에 의하면 인간이 죽음을 맞이했을 때 모든 것이 분산되고 남는 것이 없다고 했는데 육체가 땅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실제의 세계에서 목격하는 일이니 인정할 수 없지만 영혼이 공중에서 흩어져서 사라진다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하는 문제이다. 우리의 오감으로는 사람이 죽은 뒤 그 영(혼)이 사라지는지 남는지를 절대로 알 수 없는 일이라 다만 그 진위를 알 수 없다고 해야 할 터인데 신유학자들은 어떤 확실한 근거로 혼이 사라진다고 단정하는 것일까? 모르는 것을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도그마가 되기 쉽다. 이 점에 대해 성리학자들이 어떻게 답할지 궁금하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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