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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부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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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0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54쪽 | 276g | 125*190*20mm
ISBN13 9788932029139
ISBN10 89320291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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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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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별거를 하고 몇 개월이 지났을 때 대학 동창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냥 얼굴이나 보자기에 만나서 밥을 먹고 차를 마셨다. 헤어지기 전에 동창이 불쑥 내 팔을 붙잡았다. 며칠 전에 내 남편을 봤다고, 웬 여자와 함께 있었다고 동창은 말했다. 그리고 며칠 뒤에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별일 없지? 그래도 너, 남편 뒷조사는 꼭 해봐라. 혹시 모르잖니.”
남편과 내가 멀어진 것은 우리 둘의 문제였다. 물론, 내가 모르는 어떤 일이 있을 수도 있었다. 별거 후에 남편이 누군가를 만났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저 친구나 직장 동료와 함께 있었던 것뿐인지도 몰랐다. 그때 나는 내가 처한 현실보다 남의 불행을 캐내려는 사람이 더 무서웠다._「유리」

마르첼리노의 몸집만 한 구덩이가 완성됐을 때 멀리서 바람이 불어왔다. 낫을 휘두르듯 예리한 바람이 지나가자 목이 날아갔다. 마르첼리노는 몸에서 떨어져 나간 머리를 품에 안고 구덩이로 들어갔다. 그것은 자신의 무덤이었다. 마르첼리노는 구덩이에 누워 죽음 속으로 가라앉다가 잠에서 깨어났다. 그것은 무섭고 쓸쓸한 꿈이었고, 때문에 마르첼리노는 꿈속의 일들을 곧장 지워버렸다._「마르첼리노, 마리안느」

나는 춤을 청하듯 정중하게 손을 내밀었다. ‘튜브 걸’은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한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동그란 원을 그리듯 휠체어를 밀었다. 멀어질 듯 밀착되고, 흐느끼듯 가라앉다 이내 경쾌하게 튀어 오르던 몸짓. 오래전 영화에서 본 장면이 떠올랐다. 그때 흘러나왔던 연주곡을 흥얼거리면서 ‘튜브 걸’과 함께 가게 안을 빙글빙글 돌며 춤을 췄다._「젤리피시」

“역시 사람은 부모를 잘 만나야 한다니까.”
“코딱지만 한 철공소 가지고 또 저런다, 병신새끼.”
“코딱지만 한 철공소라도 사장은 사장이지. 안 그러냐?”
동의를 구하듯 돌김이 돌아보면 빡구는 말없이 담배를 빨았다. 한숨 대신 연기를 길게 내뿜고 난 뒤에야 빡구는 목소리를 낮게 깔며 대꾸했다.
“씨발, 부모라도 멀쩡히 살아 있는 게 어디냐.”
이렇듯 신세한탄은 언제나 빡구로 마무리되었다. 할머니와 단둘이 살아온 빡구 앞에서 돌김은 더 이상 푸념을 늘어놓을 수 없었던 것이다. 돌김이 투덜거릴 때마다 맛세이는 욕을 해주었지만 한편으로는 은근히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그런 맛세이를 보면 빡구는 몹시 불안해졌고 매주 로또라도 사서 주머니에 넣어둬야 그래도 내가 뭔가 하고 있구나, 싶어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_「떨어지다」

영수의 말처럼 사장은 영리한 사람이었다. 버려진 테마파크를 헐값에 사들이고 입장료를 받았다. 사람들은 공포를 느끼기 위해 기꺼이 돈을 지불했다. 이곳에서 그로테스크한 사진을 촬영해 블로그에 올리는 것이 유행처럼 번져나갔다. 매달 보름달이 뜨는 밤에는 이벤트가 열렸다. 티켓을 구입한 사람들이 생존 게임을 시작한다. 좀비(로 분장한 아르바이트생)들이 돌아다니며 사람을 사냥한다. 자정에 시작된 게임은 해 뜨는 시각에 맞춰 종료된다. 아침이 올 때까지 좀비에게 잡히지 않고 살아남은 사람이 승자가 되어 상금을 받는다…… 이것이 바로 ‘좀비나이트’ 행사였다. 사람들은 진짜에 가까운 공포를 원했고, 오래전 이곳에서 일어난 사고는 그들이 원하는 자극에 충분한 배경이 되어주었다._「할로윈―런, 런, 런」

M은 혼자였습니다. 남자는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M의 얼굴을 마주 봤습니다. 눈길을 피하지 않았습니다. 잠시 당황한 기색을 보이던 M은, 그러나 이내 입꼬리를 올리며 웃음을 흘렸습니다. 간격이 좁혀질수록 남자의 심장은 빠르게 뛰었지요. 침을 길게 뱉고 M은 남자를 향해 똑바로 걸어왔습니다. M이 코앞까지 다가왔을 때, 남자는, 눈을, 내리깔았습니다. 그것은 일종의 무조건반사와도 같은 것이었지요. 무조건반사는 주로 생존에 직결된 반응을 담당하고 있으니까요. 병신. M은 남자의 뒤통수를 한 대 갈겨주고 골목을 빠져나갔습니다. 동생은 화가 난 얼굴로 앞서 걸어갔습니다. 그날, 집에 돌아온 남자는 나사를 집어 삼켰습니다._「사슬」

여자는 소매를 걷어 올렸다. 어항 안에 뜰채를 집어넣자 놀란 물고기들이 재빨리 도망쳤다. 그러는 와중에 몇 마리는 그물 안에 걸려들었다. 여자는 서두르지 않았다. 물살처럼 부드러운 손놀림으로 제법 많은 물고기를 건졌다. 족히 스무 마리는 될 것 같았다. 뜰채를 들고 여자는 욕실로 향했다. [……] 변기 뚜껑을 열었다. 세정제 때문에 파란빛을 띠는 물은 더없이 맑아 보였다. 여자는 뜰채 안에서 파닥거리는 물고기들을 모조리 털어냈다. 작은 물고기들이 변기 안을 정신없이 휘젓고 다녔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주홍빛 생명체들을 바라보다가 여자는 물을 내렸다. 어항 안에 사는 물고기는 다시 50여 마리가 되었다._「지느러미」
집에서 차를 몰고 30분만 달려가도 메마른 벌판이 나오는 곳. 그녀에게서 벗어나 미국까지 날아왔지만 늘 어둡고 축축한 무언가가 내 발목을 잡고 있는 기분이었다. 그녀가 뿜어내는 불행의 기운이 이곳까지 뻗칠 때면 나는 한없이 우울해져 광야로 나갔다. 세상에서 가장 황량한 곳에 가면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죽고 싶은가 아닌가. 텅 빈 땅의 한가운데에 서 있으면 살고 싶다는 욕망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고 그 사실에 안도했다._「오아시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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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경의 인물들은 꿈들이 고지하는 진실을 부인함으로써 가까스로 현실의 삶을 유지한다. 혹은 불쾌하게도 현실의 삶이 실은 살 만한 것으로 ‘상상’된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자꾸 알려주려 애쓰는 꿈과 사투를 벌이며, 고통스럽게 살아간다. 조수경 소설 속에서 꿈은 실재를 향해 나 있는 문이고, 그것을 돌파하려는 지난한 노력이 이 작가의 글쓰기를 윤리적이게 한다.

김형중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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