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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조종사

전시 조종사

[ 양장 ] 세계명작시리즈-2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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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3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318쪽 | 480g | 135*198*30mm
ISBN13 9788974283537
ISBN10 897428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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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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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배영란
숭실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졸업 후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순차통역 및 번역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번역서로는 ‘미래를 심는 사람’, ‘오페라의 유령’, ‘남방 우편기’, ‘야간 비행’, ‘전시 조종사’, ‘인간의 대지’,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심리속담집(가제)’이 있으며, 현재 펍헙(Pub Hub) 번역학교 소속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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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이라는 이름의 모험? 대체 전쟁이라는 이름의 모험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전쟁은 진짜 모험이 아니라 모험의 대용품일 뿐이야. 자고로 모험이란 것은 그 모험을 통해서 새로운 인연을 한껏 만들어가는 법이라고. 단순한 동전 던지기 놀이 같은 것이 모험이 되려면 삶과 죽음이 왔다 갔다 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아. 전쟁은 모험이 아니야. 전쟁은 일종의 병과 같은 거야. 열병 같은 거…….’--- p.90

한 번은 불을 지피느라, 한 번은 다시 침대 속으로 기어들어 가느라, 그리고 또 한 번은 불꽃이 만들어낸 수확물을 거두러 가느라 나는 이를 덜덜 떨면서 텅 빈 얼음장 같은 내 방 가운데를 세 번이나 가로질렀다. 극지방 탐사를 하는 기분이 그와 같지 않을까. 나는 텅 빈 사막을 가로질러 젖과 꿀이 있는 기항지로 향한 것과 같은 기분이었고, 그러한 나의 노력은 내 앞에서 춤을 추고 있는 이 굉장한 불로써 보상을 받은 셈이었다. 내게 있어 그 춤은 양치기 개가 추는 춤과도 같이 느껴졌다. --- pp.94~95

넓이란 영혼으로 느끼는 것이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언어 없이는 넓은 세상도 없다. 진짜 마을 하나를 발견했다 하더라도, 하룻밤이면 마을의 모든 것이 동난다. 구더기들이 뼈를 핥아먹듯 깨끗하게 마을 하나를 해치운다. --- p.124

이들은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었다. 어디로 갈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저 어딘가로 피난을 가고 있을 뿐이었다. 그 어떤 피난민도 무엇 하나 가진 사람이 없었고, 그 어떤 길도 쉽게 갈 수 있는 길이 아니었다. 그래도 이들은 피난을 간다. 북쪽에서는 발길질로 크게 개미집을 부수었고, 그 여파로 개미들은 집을 떠났다. 아주 힘겹게, 하지만 침착하게, 그러나 희망도 없이, 그렇다고 절망도 없이 의무감에 개미들은 길을 떠난다.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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