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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교토, 판타스틱 호루모

로맨틱 교토, 판타스틱 호루모

: 마키메 마나부 사랑연작소설

[ 양장 ]
리뷰 총점8.6 리뷰 2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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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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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9년 03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86쪽 | 483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01092348
ISBN10 890109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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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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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이규원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일본어를 전공했고, 과학, 인문, 역사 등 여러 분야의 책을 기획했다. 현재는 경기도 축령산 자락의 수동마을에 자리를 잡고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우에하시 나호코의 《야수》, 쓰네카와 고타로의 《야시》 《천둥의 계절》 《가을의 감옥》, 사토 다카코의 《한순간 바람이 되어라》 《슬로모션》, 슈카와 미나토의 《도시전설 세피아》 《새빨간 사랑》, 미야베 미유키의 《이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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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무리 출신 학교와 지역 분위기가 얌전하더라도 여학생 마음속까지 순박할 수는 없었다. 두 사람 모두 당연히 남자친구를 원했다. 경험이 풍부한 친구들 이야기를 들으면 속으로는 솔직히 부러웠다. 하지만 안달할 정도는 아니었다. 대학에 들어가면 남자친구는 얼마든지 사귈 수 있다고 믿었으니까. 실제로 그녀들의 언니나 오빠는 대학에 입학하기 무섭게 애인이 생겼다. 생김새도 평범한 언니 오빠가 별 어려움도 없이 마치 당연한 일처럼 이성교제 하는 것을 보면서 그녀들은 세상이란 그런 거구나, 하고 이해했다. 열여덟 살이 되면 보통면허를 딸 수 있듯 자신에게도 저절로 남자친구가 생기리라고 지극히 낙관적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다가온 현실은 예상과 전혀 달랐다. 두 사람은 기대에 부풀어 교토산업대학에 입학했지만, 곧 시작된 신입생 환영회 때마다 현실을 뼈저리게 느껴야 했다.
간단하게 말하자. 그러니까 애인 따위는 생기지 않았다는 말이다. --- pp.30~31, 「가모가와 (소)호루모」 중에서

무엇보다 분한 것은 평소 그토록 말이 없고 좀처럼 마음을 열 줄도 모르던 그녀가 수학에 이렇게까지 마음을 빼앗기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누구와도 이야기할 줄 모르던 그녀가 수학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 물 만난 고기처럼 요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왠지 속았다는 느낌이었다. 점장이 그렇게 신경을 써주며 말을 거느라 애쓴 것이 다 뭐였나 싶었다.
기분이 싸늘하게 식어가는 것을 느끼며 나는 그녀의 옆모습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내가 더는 맞장구치지 않는다는 사실도 전혀 의식하지 못한 채 여전히 제 이야기에 몰두해 있었다. 나는 내 발치를 내려다보았다.
“구스노키 씨는 좋아하는 사람 없어요?”
어? 그녀는 허를 찔린 표정으로 말을 멈추고 내 얼굴을 쳐다보았다. --- p.130, 「로마풍 휴일」 중에서

“그러니까 첫눈에 홀딱 반했단 말이지?” 내가 끼어들었다.
“그렇게 경박하게 말하지 마, 이 화상.” 그는 정색을 하고 항의했다.
“정말 빼어나게 아름다운 이마를 가진 애였어.”
모짱은 직사각형 모양의 자신의 좁은 이마를 쓰다듬으며 그녀의 이마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열심히 설명했다. 정말이지 이마 얘기밖에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모짱은 이마에 남다른 애착을 품는 듯했다. 참말로 묘한 부위에 매달린다 싶었지만 남 얘기할 처지가 아니라 잠자코 듣고만 있었다.
“근데 어째서 끝났다는 거야? 다른 남자라도 사귄대?”
“그런 건 몰라.”
“그럼 왜?”
“고백했어.”
“오옷!” --- p.155, 「연애편지와 레몬」 중에서

뭘 샀느냐고 묻자 모짱은 작은 물체를 툭 던져올렸다. 노란 점이 공중에서 춤을 추었다. 당황하며 받아보니 레몬 한 알이 손에 쥐어 있었다.
“이걸 어디에 쓰려고?”
“어디에 쓰긴, 편지 쓸 때 향기를 맡는 거지. 머릿속이 상쾌하게 깨어나고 머리도 잘 돌아가서 영감이 마구 쏟아질 거다.”
최고의 글을 써야 하니까, 하는 말을 염불처럼 외면서 모짱은 데라마치 거리를 내려갔다. 시청 옆을 지나 오이케 거리를 건넜다. 혼노지 문 앞을 지나 규쿄도 앞을 지나 산조 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졌다. 모짱이 캘리포니아산이라고 말하는 레몬을 종종 코에 대고 냄새를 맡으며 나도 뒤를 따랐다. 레몬을 코에 닿도록 가까이 대자 아주 희미한 향기가 느껴졌다. --- pp.164~165, 「연애편지와 레몬」 중에서

왜 내가 이 녀석이랑 나란히 걷고 있을까.
나와 그는 친구가 아니다. 물론 사귀지도 않는다. 연애가 끝나 친구 사이로 돌아간다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다. 나와 미쓰루와 친구인던 시절이 없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미쓰루가 사귀자고 고백할 때까지는 미쓰루라는 아이가 있는지도 몰랐으니까.
지금까지 나눈 전화 통화로 배웠는지, 오늘 만난 뒤로 그는 아직 한 번도 여자친구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물론 그 녀석의 애인 이야기는 딱 질색이었다. 질투니 뭐니 해도 상관없었다. 하지만 애인에 대해 물어보고 싶다는 모순된 마음도 한구석에는 있었다. 방심해서 애인 이야기를 꺼낸 그에게 화를 내고 싶었다. 이런 이상한 기분, 이건 또 뭘까?
도대체 이 남자는 무슨 생각일까. 자기 잘못으로 헤어진 여자를 불러내서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한가롭게 돌아다니기나 하고. 오늘 나를 만난 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분하지만 나는 지난 밤 잠을 거의 이루지 못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가 잠두콩 껍질을 벗기던 손을 멈추고 불쑥 물었다.
“근데 도모에, 애인은 있어?” --- pp.241~242, 「도시샤대학 황룡진」 중에서

당신을 한번 만나고 싶었습니다. 당신은 꿈 세상에 있는 것입니까? 꿈이라도 개의치 않습니다.
언젠가는 당신 앞에 나타나겠습니다. 당신이 알아볼 수 있도쾷 표식을 달고 나타나겠습니다.
반드시 당신을 찾을 것입니다. 부디 당신도 나를 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 pp.369~370, 「나무 궤 사랑」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첫 번째 풍경 가모가와 (소)호루모
대학에 들어가면 남자친구는 얼마든지 사귈 수 있다고 믿었다. 열여덟 살이 되면 저절로 남자친구가 생기리라고 막연히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막상 다가온 현실은 예상과 전혀 달랐다. 간단하게 말하자. 그러니까 애인 따위는 생기지 않았다는 말이다. 교토산업대학 호루모 동아리의 신입생 환영회에서 처음 만난 사다코와 쇼코. 여성전용 아파트에 살며, 변변한 연애 한번 못 해봤다는 공통점 외에도 둘은 놀라울 정도로 죽이 잘 맞는다. 그러던 어느 날 호루모 동아리에서 맹활약을 펼치던 이 콤비에게 가혹한 시련이 찾아오는데...

두 번째 풍경 로마풍 휴일
고등학생인 사토시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기타자와 거리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어느 날 그곳에 또 다른 아르바이트생으로 수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구스노키 후미가 나타난다. 크게 부풀린 머리에 커다란 안경을 쓴 그녀는 목소리도 작고 말수도 적다. 하지만 점장이 자리를 비운 어느 날 레스토랑에 위기가 찾아오자 그녀는 매니저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고, 이런 구스노키의 새로운 모습에 사토시는 깜짝 놀라는데...

세 번째 풍경 연애편지와 레몬
20세기 초의 교토. 큰 키에 길게 찢어진 눈, 두꺼비처럼 생긴 사나운 인상의 모짱이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전차 안에서 한눈에 반한 여자에게 서툴게 고백했다가 거절당하는 모짱. 아베는 안타까운 마음에 연애편지를 쓰라고 하고, 모짱은 레몬을 한 알 사서 향기를 맡아가며 밤새워 정성스레 편지를 쓰는데...

네 번째 풍경 도시샤대학 황룡진
번역가이자 영문과 교수인 가쓰라 선생에게 배우겠다는 일념으로 재수 끝에 도시샤대학에 들어간 도모에. 우연히 가쓰라 선생의 심부름으로 교수 연구실 건물의 서가에 들어간 도모에는 오래된 상자에서 노란 유카타와 영문 편지를 발견한다. 편지에는 ‘horumo’라는 낯선 단어가 적혀 있다. 그리고 ‘호루모 황룡진 부활의 3가지 조건’이라는 쪽지도 나왔다. 도모에는 호기심에 3가지 조건을 실행해보기로 결심하는데...

다섯 번째 풍경 마루노우치 정상회담
도쿄의 패션회사에 다니는 사카친과 나오코는 미팅을 하기로 한다. 상대 남자는 다다얀과 야스시. 주선자인 사카친과 다다얀은 도쿄의 대학 시절 알고 지낸 사이인데, 알고 보니 나오코와 야스시 역시 교토에서 알고 지낸 사이. 이들은 과거 호루모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를 펼친 전설과도 같은 인물들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자 용맹한 ‘창’ 같던 야스시는 온후한 신사로, 차가운 ‘방패’ 같던 나오코는 부드러운 숙녀로 변해 있었는데...

여섯 번째 풍경 나무 궤 사랑
요리여관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다마미는 창고에서 오래된 나무 궤를 발견한다. 그 안에서 ‘나베마루’라고 쓰인 판자를 집어든 다마미는 자기도 모르게 매직으로 뒷면에 자신의 이름을 써넣고 마는데, 걱정스러운 마음에 다음 날 창고에 가서 판자를 다시 꺼내보니 놀랍게도 자신이 쓴 글씨는 지워지고 나베마루의 답신이 적혀 있었다. 그때부터 다마미와 나베마루의 기묘한 편지 교환이 시작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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