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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조 소년들

타조 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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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1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380쪽 | 368g | 130*188*30mm
ISBN13 9791195658565
ISBN10 1195658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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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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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신수진
대전에서 자랐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를 졸업한 뒤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오랫동안 일했다. 사시사철 꽃과 나무가 많은 동네에서 살고 싶어 제주도로 이주 했고, 프리랜서 번역가로 일하면서 그림책 창작 교육과 전시 기획 일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13층 나무 집’ 시리즈, 『안녕, 울적아』, 『원피스를 입은 모리스』,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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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는 차에 치여 자전거에서 굴러떨어졌다. 장례식에서 목사는 “사고”라고 했다. 하지만 그 말로는 충분치가 않았다. 사고라는 말은 거대하지도, 강력하지도 않다. 로스의 죽음은 그 말로는 충분히 설명이 안 된다. 로스는 찻잔을 엎은 것도 아니고, 자기 발에 걸려 넘어진 것도 아니다. 인생이 처참하게 박살난 것이다. 이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단어 하나가 생겨나야 할 것만 같았다. --- p.10

“좋았어. 이제부터 협정을 맺자. 다시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전화기 안 켜는 거다. 오케이? 우리는 전화기 필요 없어. 우리 셋이 함께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잖아? 집에 돌아갔을 때 부모들이 무슨 헛소리를 하더라도 그냥 받아들이는 거야. 하지만 그때까지 우리를 멈출 방법은 없어. 너무 늦었어. 일은 이미 저질러졌잖아?” --- p.66~67

로스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내가 울음을 터뜨렸다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고백하지 않았다. 하지만 절대 나만 그랬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럼에도 우리는 언젠가 그 얘기를 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우리가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들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리가 공유하지 못하는 것도 분명 있을 것이다. 체면치레라는 것이 있게 마련이다. 우리는 주저하지 않고 힘을 합쳐 세상과 싸워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울음을 터뜨리는 것은 늘 지극히 은밀하게 이루어졌을지도 모른다. --- p.75~76

나는 로스를 점퍼로 다시 감싸고 배낭 아래로 깊숙이 밀어 넣었다. 다시 한 번 가슴이 쩌르르했다. 우리는 죽은 사람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깨달음은 다른 모양과 형식으로 계속 슬그머니 나를 찾아왔고, 어떤 건 유난히 마음을 아프게 했다. --- p.155

전에도 내가 목숨을 건 적이 있었던가. 정말로 목숨이 위험한 일을 한 적이 있었던가? 없는 것 같았다. 심의 형네 차에서 시속 150킬로미터로 달렸을 때? 아니, 그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 내 인생이 이렇게 지루하고 평탄했나? 16년 동안 살아오면서 내일 눈을 못 뜰지도 모른다고 걱정한 적이 있었던가? 그렇다면 나 역시 지루하다고 생각했나? --- p.182

우리는 아무 말 없이 걸었다. 케니는 내 뒤에서 몇 발짝 떨어져 걸었다. 케니가 울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안다는 티를 내면 당황스러워할 것 같아 놔두었다. 짐작만으로는 길을 잃어버리기 쉽다. 달비티 근처까지 가는 길을 찾기 위해 지도를 이용했다. 마을 한복판을 통과해서 사람들 눈에 띄는 일이 없도록 이제 좀 더 작은 길을 이용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은 우리 셋을 찾는 거니까. 심이 가버린 건 어쩌면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니다. 나는 그렇게 믿을 수가 없었다.
--- p.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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