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선량한 사람들’을 의미하는 보니를 예로 들어보자. 원로원의 수많은 파벌 중에서 보니는 가장 큰 영향력을 자랑한다. 보니는 종종 선거를 독점하다시피 하고, 법정의 주요 관직을 죄다 자기네 사람들로 채우고, 민회에서 가장 큰 목소리를 낸다. 하지만 보니는 아무것도 표방하지 않는다! 그나마 보니를 설명할 수 있는 말은, 구성원들의 유일한 공통점이 변화에 대한 뿌리 깊은 혐오라는 것 정도였다. 반면 카이사르는 변화에 찬성했다. 개조, 개정, 폐지가 필요한 부분들이 너무 많았다! 카이사르는 먼 히스파니아에서의 공직생활을 통해 변화의 필요성을 더 절실히 깨달았다. 총독들의 부패와 탐욕을 억제하지 못한다면 제국은 파멸을 맞고 말 터였다. --- p.49
카이사르의 야망은 자신이 직접 만든 파벌의 우두머리가 되는 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그는 로마의 일인자라는 위치에 오르기를 원했다. 프리무스 인테르 파레스(Primus inter pares), 비슷한 동료들 사이에서 의 일인자, 가장 큰 권위와 존엄을 가진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존재. 로마의 일인자는 권력의 화신이었다. 모두가 그의 말에 집중했고, 그는 왕이나 독재관이 아니었으므로 어느 누구에게도 축출당할 수 없었다. --- p.50
“잔인한 건 사랑과 증오요. 오직 좋아하는 것만이 친절한 감정이지.” --- p.118
카이사르는 점점 커지는 목소리로 외쳤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성공하려는 의지, 성공에의 바람, 성공하려는 야망만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모든 장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는 전면전이고, 하나의 손과 하나의 두뇌와 하나의 의지를 통해 펼쳐지는 작전입니다. 그 손과 두뇌와 의지의 주인공은 반드시 철저히 검증되고 확실한 조직 운영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로마 인민은 물론 우리 원로원도 그가 우리의 자금, 병력, 군수품을 낭비하지 않으리란 확신을 갖고 그에게 이 임무를 맡길 수 있을 것입니다!” --- pp.171-172쪽
“이것 아니면 저것이야. 나와 함께 지내는 한, 두 가지를 다 가질 순 없어.” --- p.243
“내 비밀. 이건 비밀이오. 당신에게 비밀을 지키겠다는 맹세를 부탁하진 않겠소. 세상엔 딱 두 종류의 여자밖에 없으니 말이오. 맹세를 하고도 아무렇지 않게 비밀을 누설하는 여자와 맹세를 안 하고도 비밀을 지키는 여자. 당신은 어느 쪽이오, 풀비아?”--- p.305
크라수스가 이탈리아 갈리아 주민 전체에 시민권을 줄 의사를 피력하자 동료 감찰관인 카툴루스는 길길이 날뛰었다. 안 돼, 안 돼, 안 돼! 절대, 절대, 절대로! 로마 시민권은 로마인을 위한 것이고, 갈리아인은 로마인이 아니다! 가뜩이나 로마인임을 자칭하는 갈리아인이 너무 많지 않은가. 폼페이우스 마그누스와 그의 피케눔 똘마니들처럼. --- p.326
멍청함은 더 많은 멍청함을 끌어들이는 법이니까요. --- p.400
“아뇨! 사람들은 항상 누군가 와서 신들에 대해 어찌 생각해야 할지 얘기해주기를 기다리죠. 저는 그저 상대측이 이 방법을 생각해내기 전에 선출된 것뿐이에요. 말할 것도 없이, 그들은 생각해내지 못했고요.” --- p.440
2권
“바퀴가 너무 깨끗하면 끽끽 소리가 나고 멈추기도 하는 법이오, 마르쿠스 포르키우스 카토! 기름때가 조금은 있어야 세상이 훨씬 잘 돌아가는 거요!” --- p.93
어찌되었건 현실 세상만이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세상이야. 그러니 우리는 가능한 한 행복하고 기쁘게 현재의 삶을 살아가야 해. 운명이나 섭리에 맞서 싸우려 들면 안 돼, 율리아.” --- p.174
“원로원의 잔당과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소수의 호민관들이 아니오. 당신은 인민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지 않소. 수백만 인구의 제국을 소유하고 통치한다고 당신이 착각하는 저 원로원 의원들 한줌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지! 당신은 인민의 권리를 앗아갔고 이 도시의 존엄을 앗아갔소! 당신은 나에게 수치요, 카토! 당신은 로마에게 수치이고 인민에게 수치요! 심지어 당신의 그런 순진함을 이용하는 한편 등뒤에서 당신의 조상을 비웃는 저 보니파 주인들에게도 수치요! 날더러 폼페이우스 마그누스의 앞잡이라 했소? 그건 사실이 아니오! 하지만 카토 당신은 보니파의 앞잡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오!” --- p.287
나는 이 두 손을 로마 군대에 얹고 세상을 정복하리라. 나는 로마를 믿고 우리의 신들을 믿기에. 그리고 내 자신을 믿기에. 나는 로마 군대의 정신이다. 그 무엇도 나를 방해할 수 없고, 일그러뜨릴 수 없고, 혼란시킬 수 없고, 파괴할 수 없다. --- p.436
3권
죽음은 절대로 적절한 벌이 될 수 없습니다. 심지어 카토한테도요. 죽음은 최고의 승리, 즉 적이 패배를 목도하게 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드니까요. 저는 카토나 비불루스 같은 놈들과 대적하는 것이 너무 좋아요. 그들은 결코 이기지 못할 거니까요. --- p.39
세상에는 결코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이 무리 저 무리에 추파를 던지다가 동지는 한 명도 없고 친구도 거의 없게 되는 사람들이 차고 넘친다. 지금 현재 키케로가 향한 곳은 아무도 모른다. 키케로 자신도 모를 가능성이 높다. 그는 폼페이우스를 애지중지하다가도 금세 폼페이우스와 그가 지지하는 모든 것을 혐오한다. 그렇다면 크라수스와 친한 나는 어떨까? 그래, 카이사르, 키케로에 대해서는 희망을 버리자……. --- p.52
이겼다. 그녀를 오래 알수록 그녀의 성적인 마력에 저항하기가 힘들었다. 다시 말해 그 사실을 그녀에게 숨기는 것만이 유일한 방어책이라는 뜻이었다. 절대로 핵심 정보를 세르빌리아에게 넘겨주면 안 돼! 그녀는 그걸 단물이 다 빠질 때까지 잘근잘근 씹을 거야. --- p.62
신들과 우리는 협상력과 양보를 위해 흥정을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신성한 힘들이 계속 제대로 흘러가게 유지하는 것이고, 그렇게 하는 최선의 방법은 로마의 번영과 안녕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가 최선을 다함으로써 우리의 흥정 목표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입니다 --- p.174
“남성 지식인 손님들은 집안 여자들에게 애인으로 매력이 없을 것 같기 때문이죠. 그리스어 실력을 완벽하게 유지하기 위해서이기도 하고요. 루쿨루스의 경우, 로마인은 절대로 완벽한 그리스어를 말하거나 쓰지 못하리라고 믿는 그리스 문인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일부러 자신의 회고록 그리스어판에 문법 오류가 몇 개 나오도록 신경썼다고 들었지만요. 내 경우 집에 철학자들을 두려는 생각은 해본 적도 없습니다. 그들은 지독한 기생충이니까요.” --- p.187
“세상일은 순리대로 흐르는 법이죠, 그렇지 않나요?” --- p.210
“당신 어머니도 그렇게 말하더군요. 당신을 죽여버릴 수도 있었지만, 율리아와의 결혼은 브루투스의 바람이었지 내 바람은 아니었어요. 당신의 애인이 된 후엔 그애들의 약혼을 당신을 계속 붙잡아둘 방책으로 봤지만, 우리에 대한 소문이 퍼지면서 불편하기도 했죠. 엄밀히 말하자면 근친상간인 짓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거든요.”--- p.228
유대인들의 늙은 여왕 알렉산드라가 죽은 해에 두 사람은 공주를 하나 더 낳았고, 이름을 클레오파트라라고 지었다. 둘째 공주가 태어난 해는 불길했다. 미트리다테스와 티그라네스가 루쿨루스의 군사작전에 시달려 몰락하기 시작했고, 로마가 이집트를 급성장하는 제국의 속주로 합병하는 데 다시금 흥미를 보였기 때문이다. --- p.234
“카이사르가 법을 짓밟는다는 걸 아직도 깨닫지 못했나? 최대한 멀리 가면서도 관습과 전통을 건드리지는 않으면서 말이야. 카이사르는 술라보다도 훨씬 더 똑똑한 자야. 집정관 한 명이 집에서 하늘을 본다고 해서 위협받는 건 없어, 우회로들이 있다고. 그리고 카이사르가 원로원의 우월한 지위를 신경이나 쓰는가? 카이사르의 권력은 원로원에 있지 않고, 그런 적도 없네.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걸세!” --- p.291
키케로가 자신(그리고 자신의 존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에 대해 회고할 때는 특히 신뢰하기 어렵다. 세상이 시작된 이래?그리고 아마도 세상이 끝날 때까지?모든 정치인과 변호사 들이 그렇듯 키케로 역시 본인의 평판을 위해 사실을 조작하는 데 아주 능숙하다. --- p.305
『로마의 일인자』 집필을 시작하기 13년 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조사하고 있다. 나는 고대 자료부터 현대학자들의 저작까지 올바른 방식으로 검토하며, 현대 학계의 의견과 권고를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나 자신의 작업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결정을 내린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