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전통 페인팅 기법인 쿠르비츠가 서민들의 일상생활 속에 들어오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17세기부터 일반 주택에 설치되기 시작한 ‘굴뚝’이라는 주장이 있다. 그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집 부엌의 스토브에는 굴뚝이라는 것이 아예 없었고 벽마다 보기 싫은 검댕이가 피어 있었다. 하지만 굴뚝이 생기면서 연기는 바깥으로 빠졌고 벽은 빈 캔버스처럼 환하고 깨끗한 공간이 되었다.--- p.29, 「쿠르비츠」
스칸디나비아에는 이런 속담이 있다. “천천히 서두르는 편이 낫다.” 이 말은 우리 인생의 여러 상황에 적용되겠지만 특히 결혼을 앞둔 사람들이 심사숙고해야 할 문장일 것이다. 과거 스칸디나비아의 약혼 기간은 보통 4년이었고 이 기간 동안 서로가 평생을 함께할 진정한 짝인지 알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일단 결혼까지 가는 데 성공한다면 노래와 춤과 음식이 넘치는, 흥겨운 댄스파티 같은 덴마크식 결혼식이 기다리고 있다. 결혼식에 빠지지 않는 것이 게이트 오브 아너라 불리는 아름다운 구조물이다. 긴 소나무 가지들을 묶거나 못으로 고정하여 네모, 동그라미, 때로는 하트 모양의 웨딩 아치를 만들어 신부의 집 앞에 세우는 것이다.--- p.37, 「게이트 오브 아너」
덴마크 사람들의 행복의 비결은 무엇일까? 어떻게 이 사람들은 내면의 평화를 유지하며 자기 삶에 만족하는 것일까? 그 비밀이 덴마크 사람들이 사랑하는 개념인 휘게라고 하는 이들이 많다. 원래 노르웨이어로 ‘웰빙’이라는 뜻이었으나 덴마크인들이 만족스러운 삶의 필요충분조건을 설명하는 독특한 문화이자 개념으로 변화시켰다. 휘게는 삶의 본질이란 편안함, 유대감, 단순함, 안정감, 가족, 자기 확신에 있다는 태도이다. 휘게와 함께한다는 것은 곧 하루하루를 즐겁고 의미 있게 살고 삶에서의 우선순위를 소중히 여기고 즐긴다는 뜻이다. 활동적으로 살기, 가족과 많은 시간 보내기, 맛있는 음식 만들어 먹기, 친구들 자주 만나기,때로는 혼자 커피 한 잔을 마셔도 집에서 가장 좋은 그릇 꺼내기 같은 태도다.--- p.58, 「휘게」
덴마크 디자이너 크리스티안 베델이 디자인하고 핸드메이드로 제작되는 이 귀여운 나무 새들은 질 좋고 혁신적인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을 상징하는 대표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다른 스칸디나비아 디자인과 마찬가지로 이 새가 인기를 끈 이유는 ‘간결함’ 때문이다. 베델은 모든 불필요한 디자인은 걷어내고 깔끔하고 단순하게 기본만을 남겨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p.76, 「크리스티안 베델의 나무 새」
북유럽 사람들은 12월이 되면 남녀노소 모두 모여 꼼지락꼼지락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며 대화를 나눈다. 각 가정뿐만 아니라 학교나 단체에서도 이벤트를 열어 아이들과 어른들이 모여 밤새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기도 한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스칸디나비아의 가정에 초대받아본 손님들은 이 사람들만큼 겨울의 최대 명절을 온 마음으로 기대하는 사람들도 별로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 것이다. 크리스마스 때 빠지지 않는 생강 쿠키도 하트, 별, 순록 같은 모양으로 잘라 장식품으로 걸기도 하고 빨간 리본에 연결해서 창문에 늘어지게 달기도 한다. 한마디로, 집 안 장식으로 스칸디나비아의 크리스마스를 이긴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 p.125, 「크리스마스 장식」
여성들은 그와 결혼하고 싶어 하고 남성들은 그를 닮고 싶어 한다. 지금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에 꼽히는 덴마크 배우 마스 미켈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마도 그의 성공의 비밀은 이름 안에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마스는 매튜의 덴마크식 표기인데 “신의 선물”이란 뜻이다. 미켈센은 덴마크의 비영리 단체인 ‘레퓨지스 유나이티드’에서 친선 대사로 활동하기도 한다. --- p.135, 「마스 미켈센」
유명한 스웨덴 범죄소설 작가 아르네 달에게 왜 범죄소설을 즐겨 쓰느냐고 물었다. “제가 읽고 싶은 책을 쓰는 거죠.” 이 단순명쾌하고 가식 없는 철학은 손톱을 물어뜯으며 읽게 되는 그의 스릴러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르네 달은 스칸디나비아 반도 최고의 범죄 스릴러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소설은 모두 스웨덴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사실 스웨덴의 범죄율은 낮은 편이니 달은 범죄 스릴러 소설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도덕적 일탈과 부조리한 현실을 드러내려 했다고 할 수 있다. 아르네 달이 사실은 스웨덴 최고의 문학 비평가이자 칼럼니스트이며 작가 얀 아르날드의 필명이라는 사실이다.--- p.148, 「아르네 달」
1904년 1월 23일 폭풍우가 몰아 치는 밤, 맹렬한 불길이 노르웨이의 마을 올레순의 거리를 휩쓸었다. 당시에는 거의가 목재 주택이었고 때마침 불어온 폭풍 같은 바람 때문에 불길은 더 활활 타올라 850채의 가옥이 화재로 사라져버렸다. 놀랍게도 사상자는 단 한 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마을 만 명의 주민들이 집과 재산을 잃고 빈털터리가 되어 한겨울에 길바닥에 나앉게 되었다. 독일 왕국이 해체되기 이전의 프러시아 황제였던 빌헬름 2세가 이 안타까운 사정을 듣게 되어 20명의 건축 장인들과 30명의 노르웨이 건축가가 모여 도시 재건계획에 착수했다. 아르누보의 로맨틱한 특징이 살아 있는 컬러풀하고 곡선적이며 유기적인 건물들이 들어섰고 고고한 첨탑과 작은 탑, 나뭇잎 모양의 철제 발코니가 있는 건물들과 조화를 이루게 되었다. 이 작은 마을은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아르누보 디자인과 건축을 가장 잘 보존한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