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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말들의 위로

아주 오래된 말들의 위로

: 흔들릴 수는 있어도 쓰러지지 않는 인생을 위해

유선경 | 샘터 | 2016년 12월 0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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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418g | 135*200*20mm
ISBN13 9788946420410
ISBN10 89464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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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이르러서야 목표를 향해 걸어갔다고 믿은 행위가 사실은 어떤 지점을 중심으로 둘레를 빙빙 돈 것에 불과했음을, 그래서 결국 이렇게 조난당하고 말았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얼마나 허망할 것인가. … 자신의 뱃속에 든 허기와 가슴에 난 구멍의 정체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결코 채울 수 없는 것을 채우기 위해 그 주변을 빙빙 도는 링반데룽, 환상보행을 하지 않기 위해서다. --- p.45~46

인어공주를 쓸 당시에 안데르센은 첫 번째 사랑도, 두 번째 사랑도 잃은 후였다. 그는 타인의 사랑에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그런 식으로 무언가를 얻는 것은 운에 달렸다는 사실을 이별을 통해 배웠다. 타인의 사랑에 의존하는 내 사랑, 내 영혼, 내 인생이라면 너무 불안하지 않은가. 내 의지와 상관없는 운에 달렸기에…. 혹시 그래서 내 사랑이, 내 영혼이, 내 인생이 불안한 것은 아닐까. --- p.104~105

호라 박사의 말대로 가슴으로 느끼지 않는 시간은 모두 없어 져버린다. 어느 순간, 자신이 살았는지 안 살았는지 모르겠는 인생을 보낸 것 같은 불안은 시간을 아껴가며 열심히 살지 않아서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시간을 살지 않은 것으로부터 온다. 아무것도 느낀 게 없고 기억할 것 없는 시간이 어떻게 삶이 되겠는가. 삶이 되지 못하고 가슴에 깃들지 못한 시간은 연기가 돼 흔적 없이 사라져버린다. 그러니 시간이 빠르다는 말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시간 낭비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보낸 시간이 아니라 아무것도 가슴으로 느낀 것 없이 보낸 시간을 두고 하는 말이다. 나는 아무것도 이룬 것 없는 시간에 대한 죄책감을 버리기로 했다. --- p.130~131

이루지 못한 꿈은 이루지 못한 대로 나름의 가치를 획득한다. 나는 나이가 들수록 삶도 사랑도 예술도 이룰 수 없는 꿈이라는 쪽에 확신이 선다. 완성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사실은 고독 하나 아름답다. 꿈꾸는 자의 삶은 어떻게든 꿈의 방향으로 선택되며 나아갈 것이기에. 우리의 삶은, 기억하자! 숨을 거두는 마지막 순간까지 끊임없이 나를 결정하는 매순간으로 연결된다. --- p.167~168

나는 사람의 운명을 아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고 여긴다. 무엇을 가장 사랑하고, 무엇에 가장 가치를 두는지를 알면 대략의 운명을 알 수 있다. 그는 그것 때문에 살 것이지만 또한 그것 때문에 죽을 것이다. --- p.186

지금까지 움직였던 대로 계속 똑같이 움직이려고 하는 것뿐 아니라 정지했던 대로 계속 정지하려는 것에도 힘이 작용한다. 다람쥐 쳇바퀴 굴러가듯 습관적으로 하는 선택, 판단, 결정, 행동…. 이러한 것들의 요인이 실상 외부에 있다는 지적은 내면을 살피는 이상으로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와 둘러싼 환경 조건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깊이 생각한 후에 선택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 p.235

흘러 가는대로 두는 것,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속 모르는 누구의 눈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책임이나 아무것도 못하는 무기력으로 보일지 몰라도 정작 당사자는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중이다. 흘러 가는대로 두려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부디, 바람이 하는 일은 바람에게 맡기자. 너무 애쓰지 말자.
--- p.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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