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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마음으로 경영하라

농부의 마음으로 경영하라

함규진 역 / 한근태 감수 | 시대의창 | 2003년 02월 2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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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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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3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88쪽 | 577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9229520
ISBN10 8989229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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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앨런 힉스 Alan Heeks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수료하였고, 유기농장을 통해 교육 및 자선 사업을 하고 있는 웨섹스 재단(Wessex Foundation)의 창립 이사다. 3M, Mercury, Glaxo 등의 기업 등을 고객으로 하는 Working Vision이라는 컨설팅 회사의 기업 컨설팅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기업 컨설팅을 통해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 방법을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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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일하기 방식을 찾기 위한 막달렌 농장 워크숍 중에 나는 앨리슨 마틴을 만났다. 왜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답했다.

"내게는 교차로가 없어요. 내가 가는 길은 막다른 길이며, 스스로 무너지고 마는 길이죠. 나는 지금 하는 일에 진절머리가 납니다. 그래서 항우울제, 담배, 술에 빠져 살지요. 업무가 나를 죽이고 있습니다."

앨리슨은 40세의 병원 원무과 직원으로, 일을 잘 한다는 평판이 높았다. 하지만 앨리슨의 피부는 누렇게 떠 있었고, 여유가 하나도 없었으며 답답해 보이는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토양 상태의 차원에서 말하면 그녀는 점토질이었다. 물에 흠뻑 젖다 못해, 아예 수렁이 되어버린 그녀. 앨리슨의 수렁에는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이 끝없이 가라앉고 있었다.

워크숍이 진행되면서, 앨리슨은 자신의 토양 상태를 인정했다. 그녀는 농장 관리자인 피터 노먼에게 농장의 서쪽 끝에 대해 물어보고, 어떻게 관리하는가도 물어 보았다.

"거기 땅은 점토질이지요. 그래서 진창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끈기 있게 변화를 시도하지요. 토양 조직을 바꾸려면 우선 물을 빼내야 합니다. 과도한 물을 빼내기 위해 관개 시스템을 갖춥니다. 다른 방법은 그 땅에 돼지를 기르는 겁니다."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나는 그 말에 앨리슨이 황당해하는 걸 보았다. 우리는 그 땅을 직접 보러 갔고, 그곳은 완전히 엉망진창이었다. 온통 진흙벌인데, 그 속에서 암퇘지들이 기분 좋은 듯 꿀꿀거리며 뒹굴고 있었다. 피터는 앨리슨을 보고 싱긋 웃었다.

"농사를 짓다보면 가끔 엉망진창이 되어 버릴 때가 있지요. 그걸 극복하는 방법은 아예 완전히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는 겁니다. 지금 저렇게 돼지들이 날뛰죠? 그 바람에 진흙을 마구 휘젓게 되어, 유기 물질이 흙과 섞일 수 있답니다. 돼지들이 토양 조직을 열고 공기를 불어넣어 주는 셈입니다. 물기를 잔뜩 머금은 진흙에는 소루쟁이같이 생명력 강한 잡초가 번식하기 쉬운 법이죠. 하지만 돼지들이 그 뿌리를 들어내 버립니다. 우리는 유기 성분이 낮은 비료도 줍니다. 썩은 잡초 같은 것들이죠. 이것들이 부식해서 부식토가 되고, 흙의 밀도를 성기게 하지요."

그 일이 있고 나서 얼마 안 되어, 앨리슨이 내게 다가와 이렇게 말했다.

"앨런, 이 모든 게 정말 신나요. 여긴 내게 도움이 될 뭔가가 있어요. 하지만 그게 정확히 뭔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그녀는 머리를 흔들었다.

"정말 이상해요. 이제껏 농사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거든요."

나는 말했다.

"이 모델을 응용하기 위해 농부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당신 자신의 자세에 달려 있지요. 당신의 몸에 대해 집중적으로 느끼는 것부터 시작해 봐요. 그리고 당신이 흙과 같다고 상상하는 거예요. 물이 잔뜩 스며든 진흙은 부정적인 감정에 시들어가는 육체와 같습니다."

긴 침묵이 흐르고, 그녀가 천천히 말했다.

"그래요. 몇 년 동안 나를 괴롭혀온 감정들, 버림받은 느낌, 자기 모멸감… 정말 둔탁해요. 끈끈한 것이 정말 진흙 같아요. 문자 그대로 수렁에 빠져드는 듯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려서 어디로도 도망칠 수 없어요."

돼지들이 꿀꿀거리며 우리 주위를 돌아다녔다. 우리는 잠시 말없이 서 있었다.
--- p.5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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