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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내전

스페인 내전

: 20세기 모든 이념들의 격전장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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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5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832쪽 | 1306g | 170*235*40mm
ISBN13 9788991799424
ISBN10 8991799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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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1월 15일 중도 좌파와 좌파의 여러 정당들이 단일 연합체 형태로 선거를 치르기 위해 협약을 체결했다. 인민전선은 선거 전략에 무엇보다도 농업 개혁, 카탈루냐 자치법 재도입, 10월 혁명 때 체포되어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들의 사면 등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았다. …… 2월 16일 긴장은 고조되어 있었지만 차분한 분위기에서 투표소들이 문을 열었다. 좌파와 우파, 두 연합 세력은 모두 자신들의 승리를 확신했다. 후에 프랑코 장군의 선전원들은 선거에서 심각한 부정 행위가 있었기 때문에 결과가 무효라고 주장했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심지어 왕당파 신문 '아베세'까지도 2월 17일자 기사에서 투표가 “파업도, 협박도, 그 어떤 사고도 없이 치러졌다. 모든 사람이 완전히 자유롭게 자신이 찍고 싶은 곳에 투표했다.”라고 썼다. --- pp.83-87

반란 음모가 진행되고 있다는 여러 가지 증거가 드러나는데도 공화 정부 지도자들은 이 두려운 진실을 한사코 믿으려 하지 않았다. 대통령 아사냐와 총리 카사레스 키로가의 행동은 체임벌린이 히틀러를 대하는 것과 비슷했다. 공화국 대통령은 정치적 감각을 완전히 상실한 것처럼 보였다. 그는 병적인 쾌감의 발작을 동반하는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아사냐와 카사레스 키로가는 심지어 공화국에 충성을 바치는 장군들과 프리에토의 경고마저 귀담아 듣지 않았다. 또한 팜플로나에서 몰라가 쿠데타를 준비하고 있다는 말로 카사레스 키로가에게 빨리 대비하라고 촉구했던 공산당 소속 의원 돌로레스 이바루리(DoloresIbarruri, 이바루리는 ‘라 파시오나리아’로 알려져 있었다)의 경고를 전해 듣고도 대통령은 “몰라는 공화국에 충성을 다하고 있다.”라고 답할 뿐이었다. --- p.111

8월 초에 이르자 각각의 진영이 분명해지고 전선이 확실히 구분되기 시작했다. 이때쯤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스페인이 폭력적 형태로 권력을 다투는 쿠데타가 아니라 진짜 내전에 돌입했다는 사실이 사람들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국민 진영은 이미 산업 시설과 우수한 인적 자원을 보유한 대도시, 함선과 상선 대부분, 국가 보유 금과 본토 총 면적의 3분의 2를 수중에 두고 있던 공화 정부에 비해서 불리했던 상황을 외국으로부터 끌어낸 지원과 주요 농업 지대 장악으로 충분히 보상받았다. 국민 진영의 주요 병력 공급원은 한동안 모로코의 리프족 원주민들과 전투 경험이 풍부한 4만 명의 아프리카 주둔 군대였다. 히틀러와 무솔리니는 국민 진영에 육해공군과 전략·기술적 지원을, 미국과 영국의 사업가들은 전쟁에 필수적인 신용 대부와 석유를 제공할 터였다. --- pp.156-157

(영국 외무장관) 이든은 스페인 내전에 대해 결코 불편부당한 생각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는 프랑스 외무장관 이본 델보에게 영국은 공화 진영이 승리하는 것보다는 반란 세력이 승리하는 것을 더 낫게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파시스트를 자처했던, 이미 처형당한 칼보 소텔로를 존경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이든은 또 공화 진영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들에는 증오심을 드러내면서도 국민 진영에서 벌어진 만행에는 입을 다물었다. …… 이든은 1937년까지도 히틀러나 무솔리니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했으며, 1938년 초까지도 유화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내전 초반에 그는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공산주의자의’ 승리보다는 오히려 ‘파시스트의’ 승리를 선호했다. --- pp.248-249

(1937년 4월 25일) 5시 15분경, 둔탁한 비행기 엔진 소리가 들렸다. 병사들은 즉각 그것이 육중한 융커52기의 별명인 ‘전차’ 소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부르고스에서 출발한 3개 비행대대가 두 시간 반에 걸쳐서 20분 간격으로 게르니카 시에 매우 체계적으로 융단 폭격을 가했다. 목격자들은 폭격 때문에 도시에 펼쳐진 참상을 ‘지옥’ 혹은 ‘세상 종말’ 같은 말로 묘사했다. 가족 전체가 자기 집 흙더미에 파묻혔는가 하면 피난민 수용소에 있다가 그대로 깔려 죽은 사람도 부지기수였다. 소나 양들이 불에 타 하얀 인광을 내뿜으며 화염에 휩싸인 건물들 사이로 미친 듯이 뛰어다니다가 쓰러져 죽었다. 검게 그을은 사람들이 화염과 연기, 먼지 사이를 넋이 나간 채 비틀거리며 돌아다니는가 하면 가족이나 친구를 찾으려고 돌무더기를 미친 듯이 맨손으로 파헤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 pp.412-413

1936년 7월 외국의 가톨릭 언론들은 국민 진영의 봉기를 지지하고 공화 진영의 반(反)교권주의, 교회에 대한 신성 모독 행위, 성직자 살해를 맹비난하는 기사를 앞다투어 내보냈다. 그중에서도 가장 선정적인 고발은 수녀를 강간했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중세로까지 기원이 거슬러 올라가는, 즉 유대인 학살을 정당화하려고 꾸며낸 것과 유사한 조작이었다. 두 가지 입증되지 않은 사건이 지독한 악선전을 퍼뜨릴 수 있는 구실을 제공했다. 그중 성직자를 살해했다는 국민 진영의 주장은 수녀 강간보다는 좀 더 확실한 근거가 있었다. 그리고 교황은 그들을 순교자로 선언하여 국민 진영의 입장을 지지해주었다. --- p.428

공산주의 계열 신문들은 아나키스트들의 행동이 트로츠키주의자들의 반역 행위와 같다는 당의 공식 노선을 그대로 표출하는 도덕적 폭력을 마구 휘둘렀다. 이 경향은 모스크바의 코민테른에 보내는 보고서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이번 소요가 치밀한 사전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코민테른 대표는 바르셀로나 사건은 한마디로 ‘반란’이라고 주장하면서 “스페인 내 트로츠키파와 프랑코 간의 커넥션을 보여주는 매우 흥미로운 문건이 발견되었다. …… 반란을 일으키기 위한 준비가 이미 두 달 전부터 시작되었으며, 그 역시 입증되었다.”라고 덧붙였다. …… 가끔 스탈린주의자들의 거짓말은 기대 섞인 환상으로까지 발전했다. 다른 보고서는 “몇몇 가장 혐오스러운 약탈 행위가 여러 곳에서 자행되었다. 트로츠키주의자 깡패들이 민간인들에게서 희귀 물자와 값 나가는 것으로 여겨지는 물건들을 모두 탈취해 갔다. 이에 무기를 지니고 있던 스페인 사람들은 즉각 대응했다. 트로츠키주의 반역자들은 문자 그대로 불과 몇 시간 안에 일소되었다.”라고 주장했다.
--- pp.474-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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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서사와 냉정한 서술이 한데 섞여 놀라운 힘을 뿜어낸다는 점에서 앤터니 비버의 걸작 《스페인 내전》과 겨룰 작품은 없다.
Boyd Tonkin(The Independent)
명쾌하고 전문적이며 객관적이다.
The Economist
분열 과정에 놓인 국가와 사회를 생생하게 해부한 앤터니 비버의 《스페인 내전》은 바로 우리 시대를 위한 정치 팸플릿이다. 전작 《Stalingrad》를 성공으로 이끌었던 것과 같은 풍부한 세부 묘사와 강렬한 서사의 힘으로 가장 그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Piers Brendon(The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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