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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의 왕실사

불륜의 왕실사

: 베개 밑에서 발견한 뜻밖의 역사

한국사 시리즈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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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6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50쪽 | 588g | 153*224*30mm
ISBN13 9788996200857
ISBN10 899620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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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렇게 자신의 아이가 새롭게 자라나고 있는데, 굳이 언제 왕위를 뺏길지도 모르는 나약한 아들에게 미래를 걸 필요가 있겠는가. 게다가 목종은 동성연애에 빠져 새롭게 희망이 되어줄 후손이 생길 가능성도 희박하지 않은가. 유일한 왕손인 대량 원군이 있기는 하지만, 내 피를 이어받은 자식이 있는데 굳이 친척에게 왕위를 뺏길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자신의 잘못된 사랑과 정치적인 야심까지 모두 채울 수 있는 길이 확실하게 보이자, 이제까지 천추 태후의 고민이 되었던 뱃속의 아이가 이젠 희망의 열쇠처럼 느껴졌다. --- 제1부 「고려를 뒤흔든 불륜 사건-천추 태후」 중에서

부왕이 총애하는 여자라는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충선왕은 절세미인인 숙창 원비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찾았다. 여체의 향기에 취해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즉위 교서에서 천명한 개혁 정치는 물거품처럼 꺼져 들어갔다. 뿐만 아니라 숙창 원비는 어머니의 상을 당했음에도 애도하기는커녕 충선왕의 품에 안겨 온갖 교태를 부리며 향연을 즐겨다. 충선왕도 숙창 원비도 부적절한 사랑에 취해 자신의 본분을 깡그리 망각해 버린 셈이었다. --- 제1부 「절세미인, 왕을 미혹케 하다-숙창 원비」 중에서

놀란 공주가 있는 힘을 다해 외쳐보았으나 밖에서는 아무런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 왕의 완강한 힘에도 불구하고 공주가 격렬하게 반항하자 안 되겠다 싶었는지 왕이 외쳤다.
“어서 들어와 묶도록 해라.”
그러자 옆방에 있던 송명리가 나와 두말 않고 공주의 두 손을 묶고 입을 봉해 버렸다. 이렇게 끔찍한 봉변을 당하고 만 경화 공주는 원통하고 분한 마음에 그대로 있을 수가 없었다. 공주는 환궁하자마자 즉시 원나라로 달아나기 위해 타고 갈 말을 준비하면서 만반의 채비를 하였으나, 웬일인지 말은 한 필도 구할 수 없었다. 벌써 그러한 사정을 미리 짐작한 충혜왕이 말 시장까지 철시시키는 지시를 내렸던 것이다. --- 제1부 「윗물이 흐리니 아랫물도 흐리도다-충숙왕」 중에서

그러던 어느 날 춘심은 드디어 꼬리를 잡았다. 범인은 내시 이만이었고 상대는 놀랍게도 세자빈 유씨였다. 어김이 있으면 몸이 백 토막이 나서 죽을 일인지라 연 사흘을 지켜서 다시 확인하였다. 이번에는 세자 방석이 자고 있는데도 몰래 침전에서 빠져나온 세자빈이 아래채 헛간에서 이만이라는 놈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정경情景을 벌였다. --- 제2부 「왕실을 뒤흔든 세자빈 간통 사건-세자빈 유씨와 이만」 중에서

화의군은 순간적으로 현기증을 느꼈다. 숱한 여자들을 품에 안아 보았지만 이런 가슴 떨림은 처음이었다. 그렇다고 초요경의 뛰어난 미색 때문만은 아니었다. 한 나라의 왕자로서 초요경 정도 되는 미인을 품에 안아 보는 것쯤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무슨 까닭으로 이처럼 가슴이 쿵쿵 뛰는 것일가. 바로 평원 대군이 총애하던 여자라는 점 때문이었다. 형제가 총애하던 여자를 품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죄책감, 그리고 금기에 대한 기대감이 이처럼 화의군의 마음을 사춘기 소년의 그것처럼 두근거리게 만드는 것이었다. --- 제2부 「목숨과 바꾼 몹쓸 사랑-화의군」 중에서

결국 연산은 그날 밤 임숭재의 집에서 하룻밤을 지냈다. 실로 글과 말로써 표현할 수 없는 파렴치한 행각이 임숭재의 사저 방안에서 일어난 것이다. 불륜이면 다 같은 불륜이지 무겁고 가벼움이 어디 있겠느냐 싶겠지만, 배다른 제 여동생을 취해버린 연산의 불륜은 몇 겁의 세월이 지나도 용서받지 못할 만행 바로 그것이었다.
--- 제2부 「패륜 군주에게 죄를 묻다-연산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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