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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을 살리는 자연의 위대한 생명들

흙을 살리는 자연의 위대한 생명들

: 흙에서 발견한 경이롭고 역동적인 생명이야기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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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6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464쪽 | 782g | 141*214*30mm
ISBN13 9788996160434
ISBN10 899616043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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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부 주요 내용

1. 생명이 없는 육지에 최초로 발을 디딘 개척자들
흙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무기물과 유기물 그리고 살아 있는 생물로 구성된, 식물이 자라는 역동적인 자연 환경’이다. 흙은 암석에서 비롯된 무기물과 생물에게서 비롯된 유기물이 쌓여서 형성된 것이다. 물론 지구 초창기에는 육지에 생물이 살지 않았으니 암석과 암석이 풍화된 무기물만 쌓여 있었다.
육지를 개척한 최초의 생물은 누구일까? 미생물과 이끼가 개척자에 속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들이 무기물 천지인 육지에 발을 내디딘 것은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영양분, 즉 먹이를 구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조류와 균류는 모두 미생물로 조류는 광합성을 하고 질소를 고정한다. 균류는 광합성을 하지 못하지만 무기물을 흡수할 수 있는데, 유기물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 균류는 균사로 조류를 감싸 유기물을 흡수하고 무기물을 전해주며 살아간다. 이들 미생물의 공생체를 지의류라고 한다. 이들이 살기 시작하면서 무기물에 유기물가 더해지기 시작했고, 서서히 새로운 개척자 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육지를 개척한 생물은 홀로 살아갈 수 없는 환경에서 부족한 능력을 보완하는 협력과 동맹을 맺었다. 자연은 대단히 모험적이고, 생존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2. 식물은 어떻게 흙에 살게 되었는가?
식물은 18가지 필수 원소를 먹어야 살아갈 수 있다. 이들 원소 중 탄소, 수소, 산소는 물과 공기에서 섭취하지만 나머지는 흙에서 섭취한다. 그런데 흙에는 질소가 없거나 희박하다. 물론 대기 중에도, 흙의 빈틈에도 질소가 있지만, 식물은 기체 상태의 질소를 도저히 먹을 수가 없다. 그런데도 어떻게 흙에서 살게 되었을까?
세균 중에 질소를 식물이 먹을 수 있는 형태로 바꿀 수 있는 녀석이 있다. 식물 뿌리에 혹처럼 생긴 것이 수없이 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속에는 수천 마리의 세균이 살고 있고 이들이 뿌리에 질소를 제공한다. 동시에 뿌리 근처의 흙에도 질소가 흘러나와 뿌리혹이 없는 다른 식물이 자랄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 준다.
또 유기물이 없으면 살 수 없는 균류는 식물 뿌리를 거미줄처럼 칭칭 감고 있다. 이들은 땅속에서 가느다란 가닥을 뻗으며 식물 뿌리가 닿을 수 있는 곳까지 물과 무기물을 퍼 올리고 대신 식물에게서 당과 에너지를 제공받는다. 초식동물은 식물을 먹어 18가지 영양소를 얻게 되고, 육식동물은 동물을 먹어 고스란히 전달 받는다. 인간은 잡식동물이니 식물과 동물 모두에게서 필수 영양소를 얻는 셈이다. 궁극적으로 흙의 광물질(무기물과 유기물)과 식물이 생산한 당이 인간의 먹이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물은 죽으면 유기물 자격으로 흙으로 되돌아간다.

3. 딴 세상에서 온 것 같은 흙 속 생명들
흙에 살고 있는 수많은 생물 가운데 특히 동물은 딴 세상 출신처럼 생겼다. 땅속에 살고 있으니, 뭐가 달라도 한참 다를 수밖에 없다. 극소수의 사람만이 이들을 보았을 정도인데, 수가 적기 때문이 아니라 낙엽층이나 흙 속에 은거하며 살고 있기 때문에 눈에 거의 띄지 않았을 뿐이다. 하지만 찾기로 마음먹으면 성공할 수 있다. 유별난 개성의 소유자지만, 이 조그만 생물은 공통점이 많다.
우선 색이 창백하고 하얗다. 깜깜한 땅속에서 화려한 색소로 멋을 내 봐야 눈먼 동료들이 감상하기는커녕 알아줄 리 만무하다. 색소의 역할은 주로 햇빛을 막는 것인데, 햇빛이 거의 닿지 않는 땅속에서 색소는 사치일 뿐이다. 그러니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색소를 만드느라 에너지를 낭비할 이유가 없다.
주위가 온통 깜깜하니 눈을 가질 이유는 더더욱 없다. 흙 속 생물은 눈이 없거나, 있어도 매우 작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다른 감각이 발달해 왔다. 촉각과 후각이 특히 예민하다. 먹이를 찾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으니 감각이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진 것이다. 또한 좁고 미로 같은 땅속 통로를 돌아다녀야 하기에 뻣뻣한 몸보다 구불구불 휘어지는 몸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이들은 먹이가 발부리에 차일 때까지 좁디좁은 빈틈을 쉼 없이 돌아다닌다.

4. 비옥한 흙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흙에 생물이 산다는 것만으로 어떻게 흙이 비옥해진다는 걸까? 비옥한 흙이란 흙을 삶의 터전으로 삼은 미생물, 식물, 동물의 먹이가 흙 속에 풍부하다는 것, 다시 말해 무기물과 유기물이 풍부하다는 말이다.
모든 생물은 생명을 영위하기 위해 반드시 영양분을 섭취해야 한다. 수많은 작은 생물이 먹이를 먹고 똥을 싸면서 생명을 이어 가고 있다. 우리는 이들의 능력과 가치를 얕잡아 보기 쉽지만, 이들은 흙을 살리는 핵심적인 유기물 몼분인 부식질(腐植質, humus)을 생산하는 재활용 업자다. 부식질이란 토양 생물이 동식물 잔해를 먹고 몸 밖으로 내보낸 배설물이 흙 속에서 복잡한 변화 과정을 거쳐 생성된 유기 화합물, 즉 유기물이다.
유기물은 끈적거리기 때문에 주변의 흙 알갱이를 뭉쳐서 흙 속에 빈틈을 만든다. 생물이 돌아다니기 훨씬 수월하고 뿌리도 어렵지 않게 뻗을 수 있다. 또 흙 속에 빈 공간이 많아지면 더 많은 물을 머금을 수 있고, 더 많은 공기가 드나든다.
부식질은 흙 알갱이만 뭉치는 것이 아니라 흙 속에 흩어져 있는 영양소가 비에 쉽게 씻겨 내려가지 않게 붙잡아 둔다. 그래서 비옥한 흙에는 식물 뿌리 근처에 항상 영양소가 풍부하다. 하지만 화학비료는 부식질이 형성되지 않는다. 비가 내리면 영양소가 쉽게 땅속으로 쓸려 내려가 계속해 비료를 줄 수밖에 없고, 생물 또한 살지 못하게 되고 산성 흙이 되어 간다.
부식질은 생물만이 만들 수 있는 아주 값지고 소중한 선물이다. 흙에 유기물을 조금만 넣어줘도 흙 알갱이가 뭉치고 토양 구조가 크게 개선되어 물과 공기, 뿌리가 수월하게 드나드는 것을 보면 놀라울 따름이다.

5. 굴을 파고 흙을 파헤치는 생물이 흙을 비옥하게 한다.
흙에 굴을 파고 흙을 파헤쳐 먹이를 찾는 생물은 어떤 역할을 할까? 굴을 파면 당연히 땅아래 흙과 땅 위 흙이 뒤섞이게 되고, 굴로 먹이를 물고 들어가면 땅속에 유기물이 더욱 풍부해진다. 통로를 만들고, 굴을 파고, 흙을 파헤치는 생물은 무기물이 풍부한 땅속 흙을 유기물이 풍부한 땅 위 흙과 뒤섞는 일을 하는 셈이다.
생물은 흙을 파면서 얼마큼 흙을 옮기고 있을까? 우드척다람쥐는 굴 하나를 파면서 320킬로그램이나 되는 밑흙을 겉흙으로 옮긴다. 오소리는 대개 복층 구조로 이뤄진 굴을 파는데, 길이만 따져도 수백 미터에 이른다. 이 정도의 굴을 파려면 흙을 2만5천 킬로그램이나 땅 위로 옮겨야 한다. 거미, 곤충, 지렁이, 가재는 두더지, 흙파는쥐, 우드척다람쥐보다 몸집이 훨씬 작지만 개체수는 확연히 많다. 이 작은 생물 한 마리가 옮길 수 있는 흙의 양에다 세계 도처에서 열심히 땅을 파고 있을 친척들의 개체수를 곱해 보라. 이들이 옮기는 흙의 양은 경이로울 정도로 엄청나다.
흙에 생물이 살지 않으면 흙은 한 자리에 붙박이고 영양소도 같은 운명에 처해, 토양층 사이에서 영양소가 순환되는 것은 꿈조차 꿀 수 없다. 무기물이 순환되지 않는 곳은 생물이 살지 않는 부동不動의 땅이다. 소수의 강인한 개척자를 제외하고 누구도 감히 발을 붙이지 못한다.


■ 2부 주요 내용 : 흙을 삶의 터전으로 삼은 생물 이야기

1. 흙에 사는 미생물
미생물? 현미경이 아니면 잘 보이지 않는 녀석들이다. 수로 따지면 흙 속의 다른 생물을 모두 합한 것보다 월등히 많다. 이들은 흙 알갱이에 묻은 물속(수막water film)을 헤엄치거나 흙의 틈새를 여행하면서 흙 속을 돌아다닌다. 미생물(세균, 방선균, 균류, 조류, 원생동물) 가운데 세균과 균류는 분해자란 사실을 명심하자. 이들이 모두 사라지면 ‘썩는다’는 인간의 언어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 자연의 재순환? 꿈도 꿀 수 없다. 실로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는 셈이다. 또 원생동물은 세균을 잡아먹는 포식자로 세균의 수를 조절한다. 조류와 일부 세균은 빛 에너지나 화학반응을 통해 필요한 영양소를 만드는 생산자다.
조그매서 보이지도 않는 녀석들이 생산자고, 분해자고, 포식자다. 지구에 더 큰 생물이 나타나기 전에 이들은 흙에서 저희들끼리 먹이 그물을 형성해 안정된 삶을 누리고 있었던 것이다.

2. 흙에 사는 무척추동물

_ 마디발이 없는 동물
마디발이 없는 동물로 편형동물, 선형동물, 윤형동물, 달팽이와 민달팽이, 완보동물이 있다. 크기로 따지면 길이가 3미터나 되는 호주 대왕지렁이도 있지만, 흙 알갱이의 수막을 돌아다니는 윤형동물과 완보동물은 너무 작아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다. 흙 1제곱미터에 살고 있는 이들의 수는 대개 수백만 마리가 넘는다. 이들은 동식물 잔해를 분쇄하기 때문에 미생물의 재순환 작업을 돕는다.
이들 대부분은 몸을 비틀고 구부리며 흙 알갱이 사이를 비집고 돌아다닌다. 균사 중에는 올가미를 만드는 녀석도 있다. 선충이 올가미에 머리를 집어넣으면 균사를 부풀려 질식시켜 죽인다. 책에 소개된 지렁이와 두더지의 일화는 매우 흥미롭다. 테니스장에 흰 선을 그은 분필가루는 산성 토양을 중화시킨다. 그렇다 보니 지렁이들이 흰 선에 모여 살았고, 이 사실을 안 두더지는 흰 선을 따라 굴을 파기 시작했다. 찰스 다윈은 자신의 마지막 책을 지렁이에게 바쳤다. 로마 유적과 영국인의 선사 유적이 수 세기에 걸쳐 쌓인 지렁이 똥에 묻혀 있었던 명확한 예를 소개하면서, 흙을 옮기는 지렁이의 훌륭한 솜씨를 상세히 기록했다. 그는 1,000제곱미터에 살고 있는 지렁이들이 10,000킬로그램이나 되는 흙을 땅속에서 퍼 올린다고 추정하며 경의를 표했다.
어떤 달팽이의 치설에는 이가 91개씩 120줄이나 나 있는 녀석도 있다. 이들은 썩고 있는 잎을 거칠게 긁어 대기 때문에 매끄러운 잎 표면에 뚜렷한 자국을 남는다. 완보동물의 모습은 참으로 신기하다. 느리게 움직이지만 발을 과감히 뻗는 모습은 관찰자를 매료시킨다. 이들의 알은 실로 놀랍도록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생겼다. 둥근 공 모양의 표면에는 작은 구멍, 가시, 혹, 산맥, 그리고 매력적인 기하학 패턴으로 배열된 다양한 모양의 돌기가 나 있다. 완보동물은 휴면 상태에 들어갔다가 120년 만에 잠에서 깨어난 사례가 있을 만큼 생명력이 강인하다.

_ 곤충을 제외하고 마디발이 있는 동물
진드기와 톡토기는 인상적이지도 호감을 주지도 못하지만 조금만 확대해 보면 생각이 확 바뀐다. 크기는 작지만 모양이며, 색깔, 표면의 결이 황홀할 정도로 다양하다. 진드기는 주로 식물 잔해를 부수고, 날개응애는 식욕이 왕성해 매일 매일 먹는 일에 정성을 들인다. 날개응애가 적을 만나면 딱딱한 껍데기 속으로 부속지를 숨기고 뚜껑을 닫으면 포식자는 포기하고 돌아설 수밖에 없다.
겉흙에 사는 톡토기는 몸 길이보다 20배나 뛰어오를 수 있지만 흙 속에 사는 톡토기는 뛰어오를 공간이 없다. 톡토기는 수 센티미터를 두고 모습이 많이 다를 정도여서 환경이 생물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실감할 수 있다.
앉은뱅이는 대부분의 사람이 알지도 못하고 살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찾기 어렵다. 이들은 자기보다 커다란 곤충이나 장님거미가 지나가면 슬쩍 올라타는 히치하이커다. 자기들이 도저히 갈 수 없는 거리를 무임승차해 이동한다. 쥐며느리는 갑각류다. 옛날에는 모든 갑각류가 바다에 살았는데, 몇 종류가 용케 육지에 정착했다. 대신 몸에 수분을 유지하는 방법을 터득했고, 자신의 똥을 먹으며 그 옛날 바다에 많았던 구리가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스스로 재순환시킨다.
가재는 흙을 땅 위로 퍼 올린다. 이들은 굴 주위에 토성을 쌓으며 굴의 깊이는 보통 1미터 정도다. 지렁이와 개미는 물이 잘 빠지지 않는 곳을 싫어하지만, 가재는 그런 곳을 좋아해 굴을 파서 위아래 흙을 섞는다.

_ 수가 가장 많은 곤충들
지금까지 소개한 대부분의 토양 생물은 평생 동안 흙에 머물지만, 수많은 곤충은 생애 중 한 시기만 흙에서 보낸다. 썩고 있는 통나무, 낙엽, 똥, 동물 잔해에 사는 곤충은 땅속에 살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서식지가 흙의 일부로 돌아가기 위해 변화되는 데 기여한다.
불룩 튀어나온 눈을 가진 돌좀은 낙엽 속을 돌아다니며 조류, 균류, 지의류를 먹는다. 이들에게는 주변 습도의 변화에 따라 습기를 머금거나 내뿜는 소포가 있어, 건조한 날에도 몸이 오그라들지 않는다. 바깥 세상에 사는 바퀴는 숲 바닥에서 재순환자라는 존경스런 삶을 살고 있지만 사람들은 좀처럼 바퀴의 진가를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귀뚜라미처럼 생긴 울지 않는 곱등이는 어두운 땅속 통로에 떨어진 식물 잔해를 먹고 살고, 땅강아지는 최고 수준의 땅파기용 앞다리를 지녔다.
둔덕쌓는흰개미는 땅 1,000제곱미터에 둔덕을 7-8개 세우고 125만 킬로그램 이상의 흙을 땅 위로 퍼 올린다. 여기 저기 높게 싸인 둔덕은 그들이 얼마나 솜씨 좋게 흙을 옮기는지 증명해 주는 셈이다. 길앞잡이 애벌레는 굴을 파고 숨어 있다가 지나가는 먹이를 잡아먹는데, 정말이지 괴상하게 생겼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어른벌레가 되면 아름답게 변신한다. 밑빠진벌레 중에 개미 통행로에서 기다렸다가 노상 강도짓을 하는 녀석도 있다. 이 녀석은 개미가 오면 개미 흉내를 내 먹이를 전달 받는다.
호주의 쇠똥구리는 토착 초식자 이외의 똥은 분해하지 못한다. 호주 정부가 해외에서 대형 초식동물을 수입해 방목하자 땅이 완전히 똥 천지가 되었다. 그때서야 비로소 쇠똥구리가 똥을 얼마나 놀랍도록 분해하는지 깨닫게 되었다. 초식동물을 수입한 나라에서 쇠똥구리를 가져와서야 똥 문제가 해결되었다. 아프리카의 쇠똥구리에게 코끼리 똥은 인기가 대단하다. 갓 배설한 코끼리 똥을 조사해 보았더니, 쇠똥구리가 7,000마리 이상 있었다. 쇠똥구리가 똥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동물이 똥 눌 자세만 취해도 냄새를 맡고 부리나케 달려온다.
각다귀붙이는 곤충이 날아다니는 길목에 매달려 곤충이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잎이나 잔가지에 매달린 채 네 다리를 쫙 펼치고 지나가는 곤충을 낚아챈다. 그 모습이 보기만 해도 신기해 혀를 내두를 정도다. 알락파리 구더기는 유일하게 뿌리혹의 가치를 깨달은 생물이다. 녀석은 오직 뿌리 근처에 머물며 뿌리혹만 먹어 댄다. 뿌리에는 수백 개나 되는 뿌리혹이 달려 있기 때문에 알락파리 애벌레는 먹이를 찾아 이동할 필요가 없다. 왜 더 많은 토양 생물이 이 영양 공급원을 발견하지 못했을까 의아할 따름이다.

3. 흙에 사는 척추동물
척추동물은 토양 생태계에서 거인에 해당한다. 특히 포유류는 막대한 양의 흙을 옮기고, 공기와 무기물을 흙 속으로 순환시키며, 식물의 생장과 토양 무척추동물의 번식을 거든다.

_ 포유류를 제외한 동물
두꺼비는 땅속에 굴을 파고 들어가 더위, 추위, 가뭄을 파하기도 하고, 낮 동안 휴식을 취한다. 어떤 녀석은 비오는 날 밤에 짝짓기를 하거나 먹이를 잡기 위해 잠깐 땅 위로 올라오는 것을 제외하고 생애 대부분을 땅속에서 보낸다. 무족영원은 육중한 머리를 해머처럼 사용해 땅을 판다. 흙에 사는 도마뱀은 몸이 매우 날씬하다. 다리없는도마뱀이나 지렁이도마뱀처럼 다리가 전혀 없는 녀석도 있다. 땅속 세계의 좁은 통로를 매일 돌아다니기 때문에 다리는 분명 거추장스러울 것이다. 뱀 또한 땅속 통로를 지날 때 거치적거리는 다리가 없어 굴 파는 데 잘 적응했다. 모든 뱀이 굴을 파는 것은 아니지만, 굴을 파는 뱀의 코는 굴 파는 능력과 밀접하게 연관이 있다. 두툼한 코판은 흙 속을 돌아다닐 때 흙을 밀고 쑤시고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상자거북은 100년 이상 산다고 하는데, 기나긴 생애 동안 도시 한 구획 정도 되는 땅에 머물며, 그 너머로 모험을 감행하는 경우는 드물다. 녀석은 겨울이 다가오거나 폭염이 몰아치는 동안 흙 속이나 낙엽 속 어딘가 맘에 드는 장소를 골라 숨는다.
새들 중 몇 종은 땅에서 먹이를 구하는 것을 말 그대로 즐긴다. 이런 새들은 하늘을 날면서 또는 나무 꼭대기에서 먹이를 잡기보다 지렁이와 곤충을 열망하며 낙엽과 흙을 긁어 파면서 하루를 보낸다. 어떤 녀석은 낙엽을 긁어 파거나 땅을 쑤시면서 먹이를 찾고, 물총새나 바다오리, 펭귄을 비롯한 바닷새는 먹이를 흙이 아닌 다른 곳에서 구하지만, 둥지를 마련하려고 땅을 판다. 멧도요는 먹이를 찾기 위해 부리를 땅속에 쑤셔 넣고 지렁이 낌새를 탐지하듯 몇 초간 가만히 있다가 이내 빼서 다른 곳에 쑤셔 넣는다. 길버트 화이트는 갈색제비가 단단한 모랫둑에 구멍을 뚫는 모습을 묘사했다. 부드럽고 약한 부리와 발톱을 가진 연약한 갈색제비가 상처 하나 입지 않고 대공사를 치르는 모습은 놀랍기만 하다. 녀석이 하루 만에 파낸 모래의 양은 대단했다.

_ 포유류
스컹크는 애벌레를 찾느라 흙을 파헤친다. 목초지나 초원에 너비 3센티미터, 깊이 8센티미터 정도되는 솜씨 좋게 판 구멍들이 흩어져 있다. 스컹크들은 땅 1,000제곱미터당 3,100마리나 되는 굼벵이를 잡아먹는다. 오소리는 강하고 근육질인 앞다리에 긴 발톱이 나 있는 강력한 땅파는 동물이다. 오소리는 종종 땅파기에 열중한 나머지 누군가 지켜보고 있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흙을 박력 있게 차낸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남부의 벌꿀오소리는 꿀과 꿀벌 새끼를 좋아해 벌꿀길잡이새와 협력 관계를 맺었다. 벌꿀길잡이새는 벌집의 원료인 밀랍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벌집을 찾아다닌다. 벌집을 찾으면 근처의 벌꿀오소리에게 알린다.
북아메리카 대초원에는 프레리도그가 엄청 많이 살고 있었다. 하지만 정착민들은 땅에 깊은 구멍을 파고 흙더미를 쌓으며 땅을 가만히 두지 않는 수많은 프레리도그를 못마땅하게 여겼다. 그들의 굴 간격은 1-15미터밖에 되지 않는다. 독수리나 오소리 같은 적이 나타나면 경계 신호를 해 줄 이웃이 있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녀석들이 굴 하나를 파면 보통 5,600킬로그램이나 되는 흙을 퍼 올려 굴 입구에 둔덕을 쌓는다. 이렇게 위아래 흙을 뒤섞고, 흙 알갱이를 느슨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식물 뿌리에게 더 나은 환경이 제공된다. 초원에서 프레리도그가 어디에 사는지를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그곳만 오아시스처럼 식물들이 무성하게 자라 있기 때문이다.
두더지는 땅파기에 적합하도록 우람한 앞다리 근육과 어깨 근육이 상체 대부분을 차지한다. 깜깜한 통로에서 세월을 보내며 굴을 파고 지렁이와 곤충을 바쁘게 먹어치운다. 알갱이가 치밀한 흙에서도 두더지는 한 시간에 360-450센티미터 속도로 땅을 팔 수 있고, 땅을 파면서 뒤쪽으로 흙을 밀어낸 뒤 흙이 충분히 쌓이면 입구 쪽으로 밀어낸다. 이렇게 쌓인 흙을 두더지 둔덕이라고 한다. 이밖에도 땃쥐, 주머니흙파는쥐, 뛰는토기, 캥거루쥐 등 땅을 파는 포유류는 많다.


■ 3부 주요 내용

1. 흙 속 생물과 힘을 합쳐 일하면 흙이 비옥해진다!
인간은 도시를 만들고, 경작을 하고, 나무를 베고, 방목을 하면서 지표면의 3분의 1에서 2를 변형시켰다. 그렇다 보니 인간이 지구상에 등장하기 이전에는 100만 년마다 평균 27미터씩 흙이 침식되었지만, 오늘날의 속도로 보면 100만 년마다 평균 365미터씩 침식이 된다.
흙이 침식되면 생물의 보금자리가 그만큼 사라지고, 영양분이 풍부한 겉흙이 비나 바람에 소실된다. 침식을 막기 위해 땅의 일부를 경작하지 않고 생물의 보금자리로 만드는 보존경운이 차츰 시행되고 있다. 또한 비료를 지나치게 사용해도 흙 속에 생물이 살지 못해 부식질이 사라진다. 부식질이 적은 흙은 알갱이를 붙잡아 두지 못해 침식잵기 쉽다. 산성비는 부식질이 희박한 흙보다 더 철저하게 영양분을 쓸어 가 버린다. 특히 유독성 물질이 흙의 벌레와 곤충에게 흡수되고, 새에 이어 포유류로 전달된다. 또한 흙의 염도가 높아지면 다공성의 부슬부슬한 구조가 사라지고 땅 표면에 암연각이 생겨 생물이 살기에 부적합한 환경이 조성된다. 또 여러 가지 이유로 균형이 무너진 흙에는 외래종이 재빨리 침입해 토착 생물을 몰아내고 공동체를 교란시킨다. 한 번 균형이 깨어진 자연 환경은 회복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 모든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생물이 흙 속에 풍부하게 살고 있어야 한다.

2. 퇴비는 누구나, 어디서나 만들 수 있다!
퇴비는 다음과 같은 간단하고 상호 의존적인 네 가지 원칙에 기초해서 만들면 된다. (1) 수분이 있는 초록색 식물과 말라 버린 갈색 식물을 잘 섞는다. (2) 퇴비 더미를 적당한 크기로 쌓는다. (3) 퇴비 사이로 공기가 잘 통하도록 한다. (4) 분해자가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최적의 습도를 잘 유지한다. 네 가지를 다 충실히 지키지 못했더라도 퇴비는 분해될 것이다. 시간이 좀 더 걸리겠지만. 자연은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항상 스스로 채우는 것 같다. 최적의 상태가 아니더라도 분해자는 나름의 속도로 분해를 끝마칠 것이다.
퇴비는 땅 위에 쌓는 방법도 있지만, 구덩이를 파서 그 안에 퇴비를 넣는 방법도 있고, 큰 통, 중배가 불룩한 통, 밑이 평평한 큰 컵, 상자, 양철 드럼통, 쓰레기통 등 용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심지어 비닐봉지를 이용해도 된다. 용기나 비닐을 사용할 때는 바닥과 옆에 구멍을 여러 개 뚫어야 한다. 퇴비 쌓을 공간이 마땅치 않으면, 쓰레기통이나 커다란 플라스틱 통, 아니면 커다란 나무 상자를 이용해 퇴비를 만들어 보자. 퇴비 안팎으로 공기가 잘 드나들도록 구멍을 여러 개 뚫어 주면 된다.

■ 부록 : 흙 속 생물을 쉽게 관찰하는 방법!
가능하다면 살아 있는 토양 생물이 어떻게 일하는지 관찰해 보자. 대상에 따라서 야외에서 관찰할 수도 있고, 어떤 경우는 실내로 가져와 좀 더 자세히 관찰해야 한다. 레이철 카슨은 바닷가에서 생물을 채집해 자신의 연구실에서 관찰한 뒤 항상 생물이 살던 장소로 다시 보내 주었다. 이와 같은 마음으로 토양 생물을 관찰해야 한다.
생물을 흙에서 분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직접 길러 빛을 찾아오도록 유도하는 방법, 체질하는 방법, 물에 흙을 섞는 방법, 흡충관이나 베를레제 깔때기, 베르만 깔때기 이용하는 방법, 함정 트랩에 빠뜨리기 등이 있다. 모두 어렵지 않게 생물을 흙과 분리하는 방법이다. 그밖에 생물을 관찰하기 위해서 현미경도 필요하지만 관찰통을 만들어도 되고, 정원에 생물이 자리 잡도록 깨진 화분이나 새집을 마련해 줘도 된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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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생물이 살아가는 소우주
오늘날 과학자들은 야외에서 직접 조사한 것을 토대로 지구상에 곤충만 해도 3천만 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실제로 학계에 보고된 생물 종 수는 동물, 식물, 미생물을 합쳐 170만 종가량이다. 각 종의 개체 수를 모두 합치면 상상하기도 힘든 천문학적 숫자가 될 것이다. 인간 한 종만 해도 67억 ‘마리’를 훌쩍 넘지 않았는가! 하지만 이것도 대부분 눈으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생물을 두고 하는 말이다. 우리 발아래 세상에는 어마어마한 수의 생물종과 개체들이 살고 있다. 그중에서 밝혀진 종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지난 수십 년 동안 흙과 동굴에 사는 절지동물인 톡토기의 분류와 생태를 연구하면서 국내에 선배가 없고 친절한 안내서도 없어 잘 알려지지 않은 지하 세계를 헤쳐 나가는 개척자로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 책은 흙 속 생물과 흙에 대한 안내서로 손색이 없다.
이 책을 연구자뿐 아니라 흙을 살리는 방법을 알고 싶고, 흙 속 세계를 들여다보고 싶고, 지구온난화를 걱정하는 이들 누구에게나 간곡히 권하고 싶다. 이 책을 읽고 또 공부하면서 후회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이병훈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로회원)
협력과 동맹으로 이룬 공간
자연에 대한 관심이 커져 가면서 최근에는 상상하기도 쉽지 않았던 흙 속 생물이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면서 예전과 달리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흙 속 생물에 관한 전문서는 고사하고 이렇다 할 대중서도 찾기 어려워 나 또한 토양 동물에 대한 강의 청탁을 받고 준비하면서 애를 먹은 기억이 있다.
이 책은 두 가지 점에서 나를 사로잡았다. 하나는 자료의 방대함이다. 흙의 생성에서부터 불모의 땅에 생물이 정착하기까지, 개척자 생물이 마련한 터전으로 더 많은 생물이 모여들어 마침내 생동감 넘치는 세계로 바뀌는 과정은 그야말로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다른 하나는 저자의 경력과 그의 집요한 관심, 그리고 관심의 확장이었다. 저자는 곤충의 세포 형태와 생리를 전공했고, 곤충의 장에서 공생하는 미생물로 관심을 확대시켜 이 책의 핵심 내용 중의 하나인 작은 생명체 사이의 협력과 동맹을 연구했다. 이 같은 저자의 관심이 집요하고도 방대하면서 세세한 책을 엮게 되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박해철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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