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주의자’란 국가와 정부, 자본주의와 정치경제학의 구조악에 휘둘리지 않는 단단한 사람이다. 마을 속으로 뛰어들어가, 마을사람들과 더불어 부대끼며 생활한다. 때로 마을을 먹여 살리는 마을기업을 앞장서 세우고 꾸린다. 사람 사는 대안마을을 일구면서 더불어 사는 게 꿈이다. 그렇게 ‘오래된 미래마을의 마을시민’으로 살아가는 길이 상책이자 정도라고 확신하고 행동한다. 머리는 도덕적이고 진보적이다. 마음은 정의롭고 양심적이다.
---「머리말에서」중에서
“사시사철 제 마음은 밭에 씨 뿌릴 생각보다 사람들 마음에 씨뿌릴 생각에 가 있어요. 소득에 관계없이 누구나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세상, 가난해도 먹는 것만큼은 제대로 먹을 수 있는 세상, 그래서 누구나 살아갈 기운을 내고 희망을 만들 수 있는 세상, 그런 세상을 위해서 사람들 마음밭에 씨 뿌릴 생각 말이죠.”
--- p.41
“값보다는 가치, 맛보다는 건강, 포장지나 브랜드에 속지 말고 관계를 먼저 생각해 주십시오. 바로 우리 눈앞에서 진땀을 흘리고 있는 농민들을 생각해 주십시오. 그분들은 우리의 건강한 먹을거리를 지키는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사 먹지 않으면 농촌의 불빛은 꺼져 갈 것입니다. 몸과 맘을 망치는 가짜 먹을거리들이 창궐할 것입니다.”
--- p.51
“요즘 아이들은 너무 풍족해서 대체 무엇을, 어떻게 책임져야 하는지 몰라요. 아예 생각도 하지 않잖아요. 좋으면 받고, 싫으면 떼를 쓰죠. 이곳 농촌으로 유학온 아이들은 달라요. 도시에서 아무리 풍족해도 뭔가 모자라고 아쉬웠던 부분들이 채워지는 새로운 경험을 하는 거죠. 신기하고 신비롭게도. 그건 자연과 사랑, 그리고 마을과 공동체의 힘이라고 봐요.”
--- p.93
“지금 농촌마을에는 학교가 사라지고 있어요. 학교가 사라지면 사람이 사라지게 되죠. 사람이 사라지면 마을이 사라지고, 결국 마을이 사라지면 도시도, 국가도 곧 사라지게 될 거예요. 사람들은 그런 단순한 이치를 왜 못 깨닫는 거죠.”
--- p.111
“신문이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내가 사는 세상, 지역이 인간적이고 살기 좋은 지역으로 바꾸기 위해서죠. 특히 지역신문은 지역이 살기 좋은 곳으로 발전하는데 기여해야 하고요. 그러나 지금까지 지역신문은 중앙지의 모습을 따라 하기만 하죠. 지역신문은 단순한 보도에만 얽매이지 말아야 해요. 지역시민과 함께 신문사가 지역의 시민단체 역할도 해야 하는 거죠.”
--- p.180~181
“꼭 농촌이나 산골로 생태귀농을 해야 지구환경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금 처해있는 자신의 생활주변에서도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죠. 도시에서 ‘실내 텃밭’을 가꾸는 일,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는 일, 자전거를 타고 통근하는 일 등. 정작 중요한 건 실천방법이 아니라, 위기에 처한 지구를 위하는 생태적이고 선량한 마음가짐일 겁니다.”
--- p.217
“내가 사는 좋은마을만 해도 정해진 규칙이랄 게 없어요. 사실 ‘좋은마을’이라는 이름도 생산하는 된장, 고추장의 브랜드일 뿐 일정한 틀을 정해놓은 마을공동체를 가리키는 이름은 아니거든요. 마을에서는 누가, 누구를 가르치거나, 누가, 누구를 먹여 살리거나 하는 약속이나 지시 따위는 없어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법이나 정관 같은 것에 속박될 수 있는 영농조합법인이나 협동조합에 대해서도 긍정적이지만은 않아요. 좀 조심스러운 입장인 셈이지요.”
--- p.227
“‘지속 가능한 발전’ 이란 말은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environmentally sound and sustainable development’에서 나왔다고 해요. 환경적, 생태적인 요소가 지속가능성의 기본이라는 사실을 말해주죠. 바로 적정기술이 환경적, 생태적인 지속가능성을 가능하게 하는 수단이자 방법이잖아요. 땔감을 구하기 어려운 사막의 태양열조리기,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산간오지마을에서 자전거를 돌려 생산한 전기로 돌리는 세탁기, 농수공급용 수동펌프 등 실천 사례는 다양해요.”
--- p.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