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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남자를 노크하다

심리학, 남자를 노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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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7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550g | 153*224*20mm
ISBN13 9788935207893
ISBN10 8935207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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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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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심리서를 쓰겠다는 음모를 꾸밀 때, 나는 가능한 한 외계인이나 외국인 남자를 등장시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들을 잘 알지도 못하거니와 나와 내 친구, 내 선배와 후배 그리고 이웃집 남자만 등장시켜도 남자, 그 단순한 동물의 대개는 다 다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 책의 전반부가 남자 심리 일반론이라면 후반부는 성인 남자의 심리에 집중했다. 즉 ‘아저씨’라 불리며 중년이라는 부담감 100톤짜리 타이틀을 가진 이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 나는 감히 이 시대의 새로운 성인 남성상을 만들고 싶었고, 꼭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게 젊은이의 선배로서 멋지게 늙어가는 모습이라고 확신했다. 내가 만든 남성상은 ‘폼 나는 중년상’이다. 그러니까 1부가 남자 친구의 이야기라면 2부는 남편 또는 아버지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장인 앞에서 사위는 시도 때도 없이 질투의 대마왕이 된다. 맏사위에게 어깨를 내주지 않는 장인을 서운해 하며, 아랫동서에게는 절대로 장인의 식탁 옆자리를 뺏기지 않으려 한다. 여자의 질투는 드러나지만, 남자를 향한 남자의 질투는 밖으로 표현되지 않는 법. 사위들이 공연히 처남들에게 유세를 한다거나 큰형님 대우를 받으려 하는 것은 장인에게 느끼는 애정결핍의 대리만족이라는 걸 장모와 아내는 알 턱이 없다. --- 1장, 「남자라는 이름의 부담감」 중에서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나온 아내의 “당신도 땀 좀 빼요”라는 말에 토굴로 들어가 있은 지 2분. 주위를 둘러보니 남자라고는 자기 혼자뿐임을 알았을 때, 80킬로그램의 그 남자는 40킬로그램으로 쪼그라든다. 남녀칠세부동석까지는 아니더라도 분홍색, 파란색으로 색깔 다른 찜질복을 입고 상호 간에 허벅지를 드러낸 채 남의 아녀자와 앉아 있다는 것 자체가 여간 어색한 게 아니다. 화장 지운 맨 얼굴들을 정면으로 쳐다보는 것 자체가 무안하다. 그리고 전국 어느 찜질방이든 한 명씩 꼭 배치돼 있는 「가족오락관」 단골 방청객 출신 아주머니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오늘 찜질방 물 좋네”라며 농을 던지고 주변에서 호호 소리 요란할 때, 맞받아치자니 희롱의 근거가 약하고, 화를 내고 일어나자니 쫌생이가 될 것 같아 남자는 그 자리에서 ‘썩소’만 날린다. 남은 40킬로그램마저 수증기로 증발돼버리는 기분을 느끼며. --- 2장. 「남자의 소심함 들여다보기」 중에서

교통사고나 측근의 자살, 대형 사고를 당한 사람들 중에 일부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병을 앓는다. 사고가 무서워서 차를 못 타고, 아파트 옥상만 보면 가슴이 내려앉고, 또 다시 대형사고가 날까 봐 전전긍긍한다. 마찬가지로 남자는 ‘거절 후 스트레스 장애’를 심각하게 앓는다. 또다시 거절당할까 봐 그렇지 않아도 새가슴, 앞뒤가 붙어버리는 협심증이 돼버린다. --- 3장, 「남자의 로망, 남자의 판타지」 중에서

남자들은 모성애의 갈구자이자 마더 콤플렉스의 각인자들이다.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하는 마마보이만이 마더 콤플렉스의 주인공이 아니다. 아기 때부터 엄마가 준 편안함과 엄마에게 들었던 “낯선 곳은 가지 마라” “집만이 네가 쉴 곳이다” 등등의 훈육이 바로 마더 콤플렉스의 정체다. 그래서 성인 남자들의 뇌 속에는 ‘안전’에 대한 욕구와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이 내재되어 있다. 그것을 잠시 벗어났을 때 바람이 되지만 그 바람은 꺼짐을 전제로 한다. 즉 평생 불어대는 바람은 없는 것이다. 바람피우는 남자는 호텔과 교외의 모텔을 전전하면서도 자기 집의 편안한 침대를 그리워한다. 이 밤을 홀랑 불싸지르고픈 욕망 뒤에는 익숙한 곳에서 아침을 시작하고픈 마음이 늘 함께 있다. --- 3장, 「남자의 로망, 남자의 판타지」 중에서

잠시 후 ‘띵똥’ 하고 전송된 문자. “어떤 놈이야? 속 많이 상했겠네. 그래도 술 많이 마시지 마.” 바퀴벌레 한 마리 못 잡는 여자에게서 온 과격한 문자를 본 순간 거짓말처럼 외로움이 다 사라졌다. 인삼, 산삼을 먹는 것보다 더 큰 힘이 생기더라. …… 사회생활과 관계 맺음은 고차원의 방정식을 푸는 일이다. …… 그럴 때 보여주는 아내들의 단순 명료 해법은 듬직함을 넘어 위대함마저 느끼게 한다. 점점 더 생각이 복잡해지고 우유부단한 도망자가 돼가는 남자에 비해 이 여자들은 얼마나 담백하고 시원시원한가. 그렇지 않아도 여성 호르몬이 증가해 사소한 것에도 울컥하는 사내들은, 어느 순간 거인처럼 믿음직해진 아내를 보면서 그녀들이 입고 있는 넓은 치마에 파묻혀 자장자장 꿀잠 한숨 자고 싶은 것이다. --- 5장, 「남자에게 가족이란」 중에서

직장을 다니는 남자들은 늘 휴가를 꿈꾼다. 집에 있는 여자들은 단 하루만이라도 남편과 아이 없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남자에게 리모컨을 빼앗고 놀아보라고 하고 여자에게 소원대로 시간을 줬을 때, 이 특별한 휴가를 어떻게 보낼지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라는 것이다. 꿈만 꾸었을 뿐이지, 그 꿈의 구체적 내용을 학습한 적이 없으니 생기는 현상이다 그리고 그것은 자기중심적으로 살지 못했기 때문에 생기는 치명적 후유증이다.
이제 부부는 상대방에게 가능한 한 많은 자유를 줘야 한다. …… 너부터 즐겨라, 그것도 아주 뻔뻔하게! 어차피 처자식 다 팽개치고 나 몰라라 할 위인도 못 되지 않는가? --- 7장, 「폼 나는 인생 숙성 프로젝트」 중에서

내가 발견했던 중년의 품격은 이런 것들이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진 노인을 가장 먼저 부축하던 초로의 신사, 약속 모임 장소에 먼저 나와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던 머리 희끗한 나의 일 년 후배,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큰 파티 모임에서 호스트 역할을 완벽히 해내던 어느 선배의 세련된 여유에서 나는 중년의 품격을 봤다. 수수한 와이셔츠 위에 재킷을 걸치고 캐주얼한 면바지에 단화를 신었지만 이미 자기의 패션을 알고 있던 공항 라운지의 50대 초반 남자는, 같은 남자가 보기에도 멋있었다. 오버하지 않는 매너로 술자리를 이끌며,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한 번씩 내뱉는 유머감각으로 모임을 이끄는 산악회 대장님은 또 얼마나 카리스마 있어 보였던가.…… 품격은 결국 사람이 뿜어내는 자기만의 향기다. 특히 결 많은 나이테에서 품어져 나오는 품격의 향은 사람을 은근히 취하게 한다. 빨리 나이 들고 싶어 조바심이 날 정도로. --- 7장, 「폼 나는 인생 숙성 프로젝트」 중에서

이 글을 쓰면서 반환점을 돈 나의 나머지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가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독자 여러분도 이 책을 읽은 후 그런 기분이 조금이라도 들었다면 글쓴이로서 더 없이 기쁠 것 같다. 남자들이여, 우리 계속 진화하자. 남자라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난 자라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 때까지.
---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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