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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은 축음기를 어떻게 수리하는가

군인은 축음기를 어떻게 수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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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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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9년 07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32쪽 | 505g | 141*210*30mm
ISBN13 9788992997010
ISBN10 8992997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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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날 아침, 슬라브코 할아버지는 나뭇가지를 깎아 요술 지팡이를 만들어 내게 주시고는 이렇게 말하셨다. 이 모자와 지팡이에는 마법의 힘이 깃들어 있으니 네가 이 모자를 쓰고 이 지팡이를 흔들면 너는 비동맹국을 통틀어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닌 마법사가 될 게다. 네가 부리는 마법이 티토의 이념을 잘 따르고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공화국의 법규에 어긋나지만 않는다면, 너는 많은 것들에 혁명을 가져올 수 있을 게야.
나는 마법은 의심했어도 할아버지는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었다. 가장 값진 재능은 창작이고, 가장 귀중한 재산은 상상력이란다. 명심해라, 알렉산다르. 할아버지가 요술 모자를 씌워주며 진지하게 말하셨다. 그걸 명심해서 세상을 더 아름답게 그려내려무나. 할아버지가 내게 요술 지팡이를 건네주셨다. 나는 더는 아무것도 의심하지 않았다. --- pp.11~12

종결과 끝을 맞는 모든 것들, 그리고 모든 죽음들이 나에게는 불필요하고 불행하며 가치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여름은 겨울이 되고, 집들은 헐리고, 사진 속의 사람들은 묘비에 놓는 사진이 된다. 끝나지 않은, 미완의 것으로 남아 있어야만 하는 것들은 아주 많다. 월요일이 오지 않으려면 일요일이 끝나서는 안 되고, 강물의 흐름이 멈추지 않으려면 댐도 완성되면 안 된다. 책상에는 내게 두통을 불러일으키는 냄새가 나는 니스를 칠하면 안 되고, 방학이 끝나 개학이 되면 안 되며, 만화영화가 신문 기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머리칼이 아주 긴 다니옐라를 향한 나의 사랑도 짝사랑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또한 나는 할아버지와 요술 모자를 만드는 것을 결코 끝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유고슬라비아 공산당을 위해 마법사로서 일하는 인생의 장점에 관해, 또 유성의 꼬리에서 나오는 가루를 빵에 뿌린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에 관해 할아버지와 끝없이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나는 끝나는 것에 반대한다. 멈춰버리는 것에 반대한다. 완성되는 것은 저지되어야만 한다! 나는 계속되고 이어지는 것들의 최고 동지이며 또한이나 기타 등등으로 이어지는 것들을 지지한다! --- pp.27~28

나는 앞으로 10년 동안 기억하는 일을 그만두겠다고 약속하고 싶었지만, 카타리나 할머니는 잊는 것을 반대하셨어. 할머니에게 과거란 개똥지빠귀들이 지저귀고, 이웃 아낙네들도 재잘거리고, 누구나 우물에서 커피를 끓여 마실 물을 퍼올 수 있고, 슬라브코 할아버지와 친구들이 숨바꼭질을 하던 정원이 있는 여름 별장이야. 그리고 현재는 그 여름 별장에서 멀리 데려가고, 탱크의 캐터필러 밑에서 흐느끼고, 자욱한 연기 냄새가 나고, 말들이 도살되는 길이지. 뒷자리에 있던 할머니가 내게 속삭이셨어. 사람은 둘 다 기억해야만 한단다. 모든 것이 좋았던 시절과 아무것도 좋지 않은 시절 모두를 말이야. --- p.177

할아버지라면 이렇게 말하셨겠죠. 좋은 이야기란 우리 드리나와 같은 이야기란다. 드리나는 결코 잔잔하게 졸졸 흐르는 강이 아니야. 드리나는 격렬하고, 광활하고, 지류들이 흘러들어 더욱 풍요로워지고, 강둑 위로 넘쳐흐르고 콸콸 솟아 흐르며 거친 물소리를 내고, 때때로 얕아지기도 하지만, 강은 곧 다시 급류가 되고 출렁거림이 없는 심연의 서막을 여는 것이란다. 할아버지, 그런데 한 가지, 드리나도 이야기도 둘 다 할 수 없는 게 있어요. 그 둘에게는 되돌아감이 없죠.
--- pp.42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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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면서도 가슴 아리고, 뻔뻔스러우면서도 진실한 이야기. 여러분 책장에 꽂혀 있는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옆자리를 좀 비워놓으시라. 뛰어난 목소리들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반가운 목소리, 사샤 스타니시치. 우리는 그의 이름을 똑바로 발음하는 법도 배워두어야 할 것이다. 그는 금세 사라질 인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콜럼 매칸 (『댄서』의 저자)
사샤 스타니시치의 언어가 닿으면 인물들은 손에 잡힐 듯 구체적으로 살아나며, 세상은 낯설고도 친숙해진다.
율리 체 (『독수리와 천사』의 저자)
불행한 보스니아 소도시에서 펼쳐지는 장려한 이야기의 향연. 예리하고 웃기며 인간적이고 때로는 마술적인.
게리 슈타인가르트 (『망할 놈의 나라 압수르디스탄』의 저자)
익숙한 것들의 난폭한 상실에 관한 이야기이자 전쟁기의 성장담인 동시에 고급스러운 유머가 담긴 가족 앨범. 이 소설은 세계를 물구나무세운다. 그것도 아주 영리한 머리 위에. 저명한 문학평론가들이 기뻐하며 예언하고 있듯이, 우리는 이 젊은 작가에게 아주 많은 것들을 기대하고 있다.
「디 벨트」
한 소년은 보스니아 내전을 어떻게 경험하는가? 유희와 진지함의 경계가 해체되는 곳은 어디인가? 사샤 스타니시치의 데뷔 장편소설에서 어린 알렉산다르는 역설로 가득한 자신의 경험들소박하면서도 통렬하고 시적이면서도 희극적인을 이야기한다. 그 누구도 무심하게 넘길 수 없는, 망각에 저항하는 한 권의 책.
「푸스터탈러 차이퉁」
놀랍도록 창의적이고 인상적인, 젊은 작가의 데뷔작이자 상실에 대한 감동적인 편람. … 사샤 스타니시치는 주인공 알렉산다르를 통해 상상력이야말로 잔혹한 현실에 대항하는 무기임을 보여준다.
「가디언」
우리는 지옥의 가장자리를 걸어본 적이 있는 이 젊은 작가가 인간의 존재 조건에 내재되어 있는 본래적인 모순들과 씨름하는 것을 멈추지 않기를, 카타르시스를 일으키는 웃음과 감동으로 가득 차 있는 이야기를,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고 의미심장하며 상상력 넘치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더 많이 들려주기를 바란다.
「LA타임즈」
보스니아 내전을 다룬 여러 소설과 회고록 중 하나이지만, 스타니시치가 들려주는 이 이야기는 특별하게 기억될 것이다. 그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잔혹한 역사를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을 만큼 아름답고 가슴 뭉클한 무언가로 바꿀 수 있는 천부적인 이야기꾼이기 때문이다.
「빌리지 보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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