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인터뷰】
Q. 메카 순례 후에 자신의 죄가 용서되었다는 느낌이 있었습니까?
A. 아뇨, 그런 느낌은 없었습니다. 죄가 용서되었기를 바라는 마음뿐이었지요. 이것은 다른 순례자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슬람교에 죄가 확실히 용서된다는 가르침은 없습니다. 무슬림이 알라의 명령에 복종하면 그만큼 알라 앞에서 공을 쌓는 것이지, 죄의 용서를 보장받는 것은 아닙니다. 그 공에 의해 심판 날에 알라로부터 호의를 얻을 수는 있지만, 알라의 호의가 천국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알라는 악인을 천국으로 들일 수도 있고, 선인을 지옥으로 던져 넣을 수도 있습니다. 기가 막히지요. 기독교의 구원의 확신이라는 개념은 이슬람교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Q. 무슬림이었을 때와 기독교인이 된 후 하나님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습니까?
A. 알라는 멀고 먼 절대자입니다. 사람에게 다가오지도 않고, 사람이 다가갈 수도 없습니다. 사람은 그런 알라의 눈에 들기 위해 종교적 의무를 다해야만 합니다. 반면에 기독교의 하나님은 지극히 높으면서도, 인격적이고 친밀한 존재입니다. 사람과 직접 관계하시는 분입니다. 아버지와도 같고 친구와도 같습니다. 알라는 사람이 잘못을 저지르면 벌을 내리는, 그런 분입니다. 하나님은 용서하시는 분입니다. 자동차 보험을 예로 들어보죠. 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면 교통경찰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무보험 운전자는 항상 교통경찰이 두렵습니다. 언제 어떻게 걸릴지 몰라 긴장에 싸여 있습니다. 기독교와 이슬람의 절대자의 차이는 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기독교인은 하나님이라는 보험에 가입되었기 때문에 두려움과 긴장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습니다.
Q. 기독교인이 되면서 받는 신체적, 정신적 위협 속에서 무슬림인 척하고 살고 싶은 마음은 없었습니까?
A. (웃음) 그런 마음은 들지 않았습니다. 동시에 두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옳은 것을 찾았는데, 굳이 양다리를 걸치고 살아갈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서로 다른 두 절대자를 섬기거나 섬기는 척하는 것은 진짜와 가짜를 겸하여 섬기는 것이므로, 저의 신앙 양심상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진리를 깨닫게 하시고 진리 안에서 살도록 이끄시는 성령의 역사하심이 제겐 너무나도 선명했습니다.
Q. 시리아 남자가 폴란드 여자와 결혼해서 더 많은 고생을 하셨는데요, 결혼생활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을 텐데 어떻게 끝까지 함께할 수 있었습니까?
A. 우리의 결혼 생활이 24년째인데요, 질문에 세 가지 면에서 대답하겠습니다. 우선, 제가 자란 무슬림 문화에서 결혼은 어느 상황에서든 가볍게 여기거나 장난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음으로, 아내를 진실로 사랑한 것입니다. 그것은 무조건적인 사랑이며, 아내의 모든 것, 이를테면 배경, 문화, 생각의 차이까지 다 포용하고 존중할 수 있는 사랑입니다. 저는 지금도 아내로부터 매일 새로운 것을 느끼고 배웁니다. 끝으로, 아내와 신앙과 비전이 같기 때문이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그분이 우리의 신앙의 비전입니다.
Q. 흔히 비이슬람권 사람들이 이슬람권에 대해 잘못 이해하는 부분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A. 좋은 질문이군요. 크게 세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하나는 이슬람의 종교와 문화를 혼동하는 것입니다. 이슬람 종교는 여성을 존중합니다. 그러나 이슬람 문화에서는 여성을 차별합니다. 그런데 비이슬람권의 많은 사람들이 이슬람교는 여성을 차별하는 종교라고 비판합니다. 둘째는 일반화의 오류입니다. 일부 이슬람 국가에서 여자의 운전을 금지하고 있는데, 사람들은 모든 이슬람 국가들이 여자의 운전을 금지하고 있다고 오해합니다. 유럽인이라고 해서 모두 백인은 아니며, 아프리카인이라고 해서 모두 흑인은 아니지 않습니까? 마지막으로 이슬람 문화에 대한 전반적 경시입니다. 서구의 문화가 우월하다는 인식 속에 이슬람의 고유문화나 풍습을 얕잡아보거나 틀렸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더군요.
상대의 것을 존중하고 배우려는 자세는 매우 중요합니다. 상대의 종교도 배워야 합니다. 무슬림을 대상으로 하는 선교사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이슬람교, 이슬람 경전, 이슬람 문화 등에 너무나 얕은 지식을 갖고 있는 것을 보면 놀랍습니다. 배우려 하지도 않고, 자기들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펼칩니다. 그들의 선입견은 선교에 커다란 장애물입니다.
Q. 앞으로 무슬림들에게 기독교가 전파될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가요, 회의적인가요?
A. 국가별로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저는 전반적으로 매우 희망적입니다. 현재 저는 중동인 대상 선교단체에서 미디어와 문서 분야를 맡아 일하고 있는데, 수많은 무슬림들이 인터넷이나 위성방송 등을 통해 복음을 접하는 것을 목격합니다. 그들 중에 복음을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문이 더욱 열리고 있습니다. 성령께서 놀랍게 역사하고 계시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사랑과 진실된 마음으로 그들에게 다가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Q. 한국의 기독교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한국인 지체들의 선교 열기가 아주 뜨겁다고 알고 있습니다. 참 반갑고 귀한 일입니다. 바라건대, 아직 예수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비전을 굳게 붙들고 계속 전진하십시오. 특히 무슬림들에게 관심을 쏟아 주시길 부탁합니다. 아울러 상대방의 신앙과 문화에 대하여 깊은 이해를 갖도록 노력하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기회가 되면 꼭 한국을 방문하여 많은 분들과 저의 비전을 나누고픈 마음이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