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눈물은 힘이 세다

눈물은 힘이 세다

이철환 | 해냄 | 2009년 08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7 리뷰 54건 | 판매지수 84
정가
13,800
판매가
12,42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  국내배송만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8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44쪽 | 150*210*20mm
ISBN13 9788973379347
ISBN10 897337934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우리집은 성냥갑만 한 단칸방에서 다섯 식구가 함께 살았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자주 싸웠다. 가난 때문이었다. 늦은 밤, 형과 누나와 나는 천둥 같은 아버지의 고함 소리에 잠에서 깨어나기 일쑤였다. 술에 취한 아버지는 밥상을 집어던졌다. 누나가 훌쩍훌쩍 울기 시작했다. 형도 울었다. 나도, 그리고 어머니도 울었다. 아버지가 무서웠다.
“아버지 잘못했어요. 아버지 잘못했어요.”
형과 나는 아버지 앞에서 빌기 시작했다. 잘못도 없이 잘못을 빌었다. 아버지의 분노는 자정을 넘어 겨우 그쳤고, 우리는 불안한 마음으로 잠이 들었다. 창문 밖 달빛은 그래도 평화로웠다. 눈물 젖은 달은 둘도 되고 셋도 되었다.
이튿날 아침, 어머니는 떡국을 상에 올리셨다. 설날이었다. 김치보시기 하나가 반찬의 전부였다. 계란 고명이 몇 가락 얹혀진 떡국이었다. 찌그러진 양은 상에 둘러앉아 우리들은 말없이 떡국을 먹었다. 젓가락 부딪히는 소리만 들렸다.
그때 침묵 사이로 “쿡” 하는 소리가 들렸다. 떡국을 먹던 아버지가 울음을 터트리셨다. 아버지는 안으로 안으로 울음을 삼키셨다. 울음소리는 삼켜지지 않았다.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누군가 눈물을 글썽였는지도 모른다. 사는 게 힘드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치듯 지나갔다. 시간이 지나도 아버지의 눈물은 잊혀지지 않았다. --- pp.9-10

고등학교 마지막 방학이 되자 나는 중앙시장에 가서 헌 리어카를 사 왔다. 귀때기 빨간 사과를 리어카에 가득 싣고 온종일 거리를 돌아다녔다. 이화동, 동숭동, 명륜동, 삼선교, 보문동을 아침부터 밤까지 온종일 돌아다니며 “사과 사세요”를 외쳤다. 그때 난 경험이 이성보다 강하고 언어보다 진실하다는 것을 알았다. 리어카를 끌고 예전에 살던 동네로 갔다. 낮은 언덕을 내려오는데 저 멀리 라라가 보였다. 예쁘고 단정한 모습 그대로였다. 나를 감추고 싶어 모자를 눌러썼다. 그러는 바람에 언덕에서 중심을 잃어 리어카가 길가에 서 있는 자전거를 들이받았다. 수북이 담겨 있던 사과들이 땅바닥에 뺨을 비비며 언덕 아래로 데굴데굴 굴러갔다.
“아이고 아이고 큰일 났네. 큰일 났어.”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소리쳤고, 사람들이 모여들어 사과 줍는 일을 도와주었다. 아주머니는 외투 앞자락에 한 아름 사과를 주워다 주셨다. 마지막까지 남은 바로 라라였다. 그녀와 나는 어색한 웃음을 주고받았다.
한참을 걸은 후에야 리어카 위에 검정색 목도리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라라가 주워놓고 간 것이었다.
장사를 하며 나는 많은 책을 읽었다. 길가에서도 담벼락 밑에서도 문학이 있어 외롭지 않았다. 배가 고프면 아무도 없는 골목으로 들어가 사과를 먹었다. 바지에 닦아 한 입 가득 사과를 베어 물면 눈물 저편으로 엄마 얼굴이 고였다. --- pp.45-46

아저씨는 깊은 숨을 내쉬었다. 아저씨가 내쉬는 한숨의 의미를 나는 알고 있었다.
“너는 식구가 늘었는데, 나는 식구가 줄었구나. 우리 집사람은 벌써 죽었다. 교통사고로 먼저 갔지. 뺑소니차에 치여 아무런 보상도 못 받았다. 죽은 사람만 불쌍하지, 뭐. 산 사람은 어찌 되든 살아가니까.”
빙긋이 웃고 있었지만 아저씨 얼굴은 쓸쓸해 보였다.
“유진아, 우리 소주도 한잔할까?”
“네. 그럼요. 아저씨 술 좋아하시잖아요.”
나는 자장면과 탕수육과 소주를 시켰다.
아저씨는 예전보다 술을 급하게 마셨다. 말수도 줄었다.
“아저씨, 생활하시기는 괜찮으세요?”
“밥은 먹고사느냐, 그 말이지? 잘 살고 있지. 이게 뭔 줄 아냐?”
“껌이잖아요.”
“껌이 아니라 무지개다. 나는 무지개를 팔고 있다. 이거 봐라.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흰색, 주황색, 파란색……. 영락없이 무지개잖니. 내가 파는 무지개는 향기도 기막히다. 색깔은 볼 수 없지만 향기라도 맡을 수 있으니 다행이지…….” --- pp.121-122

“이 소설 속엔 나의 이야기가 적지 않게 들어가 있지만, 소설적 상상으로 만들어진 허구도 있다. 나는 나의 글쓰기가 세상과의 소통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나의 글쓰기가 허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나의 글쓰기가 밥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소설은 한 개인의 소통과 허영과 밥을 뛰어넘어 그 무엇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것임을 알고 있다. 그 길은 내게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캄캄한 빛이었다. 나는 지금, 충만한 기쁨으로 그 빛을 찾아가고 있다. 다만, 깊이가 없는 높이는 높이가 아님을 끝끝내 잊지 않을 것이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학문이 깊었던 할아버지에게 가르침을 받으며 성장한 아버지가 예기치 못한 가난에 치여 피폐한 생활을 거듭하다 폭력적으로 변해버리자, 어머니는 가장의 고통을 슬퍼하며 묵묵히 자식들을 돌본다. 가정환경 때문에 원하는 교육도 받지 못하고 첫사랑에게 마음을 털어놓을 수도 없었던 주인공 유진은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에서도 삶을 꾸밈없이 살아내는 옆집 아저씨와의 만남으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를 조금씩 고민하게 된다.

시인을 꿈꾸던 문학청년이었던 아저씨는 느닷없는 질병으로 시력과 함께 미래를 송두리째 잃었지만, 같은 처지의 아내와 사랑을 키우며 유진에게 꿈에 대해 이야기하고, 하모니카 연주를 들려주며 고단한 일상을 이겨낼 힘을 선사한다. 어느 날 피할 수 없는 고난이 아저씨를 휩싸고 다시 한 번 인생의 큰 나락에 빠진 그는 홀연히 모습을 감춘다. 손톱 밑이 새까만 공장 노동자로, 이 동네 저 동네를 헤매며 돈벌이에 나선 사과장수로, 유진은 답답한 현실 속에서도 돌파구를 찾으려 노력하는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세상은 빠른 속도로 부패한다. 도처에서 악취가 풍기고 도처에서 파리떼가 들끓는다. 심지어 부패를 무슨 생존의 필수요건처럼 생각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그러나 인간은 인간답게 살 수 있어야 인간이다. 여기 작가 이철환이 조제한 방부제가 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청량하고 투명한 언어들을 탁마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가 탁마한 언어들은 독자들의 영혼을 세척하는 데도 탁월한 효과를 보이겠지만 세상을 썩지 않게 만드는 방부제로도 손색이 없으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서슴없이 강추 한 방을 날린다.
이외수(소설가)
그의 소설을 읽는 내내 절망 속에서도 위로 받았던 순간들과 견디기 힘든 아픔이었지만 그리운 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절망의 끝에 서 있는 이가 도리어 나를 위로하고, 나를 아프게 한 이가 사실은 나를 가장 사랑했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눈물과 한숨과 부끄러움조차 힘이 될 수 있다는 담담한 가르침을 준 그가 너무도 고맙습니다. 이 소설로 얻은 위안과 희망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최일도(목사, 시인, 다일공동체 대표)

회원리뷰 (53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1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10.0점 10.0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2,42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