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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에 묻힌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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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9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148*210*20mm
ISBN13 9788996100102
ISBN10 899610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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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들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했다. 그것들은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천 개의 태양보다 더 밝은, 눈이 멀 정도의 빛을 터뜨리며 충돌했다. 도시 전체가 깡그리 없어지거나 도시의 중심부가 즉시 증발해 버렸다. 그리고 폭발로부터 50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아스팔트, 나무, 집 들이 모두 타올랐다. 불덩어리들은 순식간에 몇 킬로미터로 확대되어 그 안의 모든 것들을 녹이고 삼켜 버렸다. --- p.10

놀랍게도 여기저기에서 핵폭발로부터 살아남은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하고 폐허 속에 멍하니 누워 있었다. 바람을 타고 떠다니던 방사능 입자들이 그들의 옷 위로, 피부 위로, 머리칼 위로 보이지 않게 흩뿌려졌다. 그들 역시 대부분 죽게 될 것이다, 서서히. --- p.11

“그게 끝이 아닐 거야.”
킴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아픈 사람들을 모두 죽였으니 이번엔 다른 사람들을 노릴 거야. 아마도 늙은이나 애들 차례겠지. 그 다음엔 또 다른 사람, 또 다른 사람, 결국 우리 차례가 오겠지. 우리든 그들이든.”
킴은 내 미래를 가늠하듯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야만인한테 신사는 게임이 안 돼. 우리도 그들만큼 무자비해져야 돼. 아니, 더 무자비해져야 돼. 알겠지, 대니 군? 잘 가.” --- p.73

“네안데르탈인은 최초로 인간적인 감정을 갖게 된 사람들이야. 네안데르탈인은 아픈 사람을 돌보고, 사람이 죽으면 꽃과 함께 묻었지. 그런데 네안데르탈인이 나타나기 전 사람들, 그러니까 프레네안데르탈인은 아픈 사람을 유기하고 죽은 사람을 먹었어. 본성이 그들을 야만적으로 만들었지. 오직 야만인만이 거친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수천 년이 지나 인간이 대량 살상무기를 개발하기 시작했을 때, 야만적인 본성이 다시 찾아와 인간을 야만인으로 되돌려놓기 시작했어. 그래야 황폐화된 세상에서 살아남을지도 모르니까.” --- p.131

킴과 나는 여기서 2년을 살았다. 곧 있으면 아기가 태어나지만 우리는 걱정하지 않는다. 뉴비기닝의 네 번째 아기가 될 것이다. 먼저 태어난 세 아기들은 잘 자라고 있다. 빠진 부분도 없고 더 보탠 부분도 없이.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거다. 여자아기라면 예전에 우리가 알았던 간호사의 이름을 따서 케이트라 부를 거고, 사내아기라면 벤이라고 부를 거다. 내 동생 벤, 땅속에 묻힌 내 동생.
--- p.255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10대 청소년인 대니는 영국의 소도시 ‘스키플리’에서 가게를 하는 부모님과 일곱 살 난 남동생 벤과 함께 평범하게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대니는 자전거를 타고 황야에 나갔다가 폭풍우를 만난다. 벙커로 피신한 대니는 번쩍이는 섬광과 함께 엄청난 진동을 느끼고 버섯구름을 목격한다. 핵폭탄이 터진 것이다. 대니는 이틀 동안 벙커에 숨어 있다 집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도시는 폐허로 변했고, 거리 곳곳에는 시체들이 널려 있다. 망연자실한 사람들은 구호를 기다리지만 사람들을 보호해야 할 스키플리의 지도자와 군인들은 ‘커쇼 농장’에 숨어 부상자들을 수거해 구덩이에 묻거나 사람들의 음식에 독을 타 죽인다. 그리고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이기적이고 잔인하게 변해간다. 사람들은 빵 한 조각, 통조림 하나를 얻기 위해 싸우고, 서슴지 않고 살인을 저지른다. 심지어 인육까지도 먹는 사람들도 생긴다.

핵폭발로 엄마를 잃고, 군인들에게 아빠까지 잃은 대니는 동생 벤과 함께 브란웰 노인이 조직한 마사다(독재권력에 대항하는 스키플리 무장운동)에 들어간다. 킴을 만나 사랑의 감정도 느끼며 어느 정도 안정된 생활을 하지만 군인들이 공동 우물에 독을 푸는 사건이 일어나고 마사다와 커쇼 농장 간에 전투가 벌어진다. 마사다가 커쇼 농장을 점령하고 사람들은 농작물을 가꾸며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 하지만 방사능에 오염된 땅에서는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다. 사람들은 굶주림과 추위와 탐욕으로 죽어가고, 결국 대니는 어린 동생 벤과 사랑하는 킴과 함께 희망을 찾아 차가운 겨울 속으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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