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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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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7회 아쿠타가와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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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90쪽 | 349g | 141*210*20mm
ISBN13 9788970636214
ISBN10 8970636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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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비야 선 전철 안에서 약간의 해프닝이 있었다. 가스미가세키 역에 정차하고 있던 전철이 이유를 설명하는 안내 방송도 없이 가동을 멈추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 장소가 장소이니만큼 뭔가 이상한 냄새가 나지는 않는지 주위를 킁킁거리고 싶어졌다. 도대체 언제까지 정차해 있는 거야, 나는 문에 기댄 채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일본 장기이식 네트워크의 광고판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광고에는 '죽은 다음에도 계속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당신의 의사입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꽤 오랫동안 그렇게 쳐다보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이미 롯폰기 역에서 내린 직장 선배 긴토 씨가 아직도 등 뒤에 서 있다고 착각했다.

"잠깐 저것 좀 봐요. 왠지 좀 으스스하지 않아요?"

나는 유리창에 손가락을 갖다 대고 등뒤에 서 있는, 처음 보는 여자에게 미소를 건네고 말았다. 주변에 있던 승객들이 일제히 날 쳐다보았다. 난데없이 그런 얘길 듣고 그 여자도 얼떨떨한 표정으로 날 뻔히 쳐다보았다. 그런데 승객들 사이에서 실수가 번지려던 찰나, "정말 그렇네. 으스스해" 하고. 그 생전 처음 보는 여자가 유리창 밖으로 시선을 던지며 아무렇지 않게 내 물음에 대답을 했다. 이번엔 내 쪽에서 멍해졌다.

"... 죽은 다음에도 내 장기가 계속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떠올리면, 무섭다고 해야 하나, 왠지 꺼림칙해."
--- pp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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