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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아 | | 2017년 01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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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450g | 152*225*20mm
ISBN13 9791185502601
ISBN10 118550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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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김정아
국내 다큐멘터리 영화제 중에 가장 인지도 높았던 인권영화제 프로그래머로 10년을 일하면서 소설을 쓰려는 어린 시절 꿈을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다. 1997년 인권영화제부터 2013년 인권중심 사람까지 인생에서 가장 치열한 삼사십대를 인권운동과 함께 보냈다. 인권운동은 소수자, 즉 낮은 자들에 대한 깊은 성찰과 함께 그들의 현실을 목도하는 경험을 가져다준다. 현재도 서울시 성북구인권센터장으로 일하며 소수자들의 삶의 지위에 대해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 이러한 성찰과 경험은 작가 김정아가 매진하려는 리얼리즘 문학의 마중물이 되어주었다.
인권운동을 하며 실제 만나고 다큐멘터리를 통해 알게 된 낮은 자들의 이야기가 첫번째 소설집 『가시』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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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생각을 그냥 말하면 돼.”
감독은 렌즈에 고정시킨 눈을 떼지 않고 말했다. 나는 움직이는 감독의 입술을 그녀가 렌즈를 보는 것처럼 바라보았다.
“선생님이 얘기해보세요.”
감독이 초조한 듯 혀로 입술을 축였다. 나는 다시 책장을 넘겼다. 갑자기 만화책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졌다.
“똑바로 앉아.”
감독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이 거추장스러운 물건을 빨리 치워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죽음에 대해서 무슨 말을 하란 말인가요? 자꾸 감독님이 죽음에 대해서 말하라고 하니까 죽지도 않았는데 죽은 것처럼 생각해야 하는 우리 엄마, 아빠가 생각나네요. 감독님이 찍고 싶은 건 이런 거 아니었나요? 불쌍한 아이들의 이야기요.”
물러서기는커녕 감독이 렌즈 초점을 다시 맞추었다.
“주영이 아시죠? 그림 그리는 주영이요. 걘 요즘 해마루 사람들보다 더 좋은 사람들을 만났어요. 가끔 서로 맞기도 하고 때리기도 하지만 걔네들이랑 있을 때가 맘 편하고 좋대요. 그 아이들 중엔 아이를 낳은 아이도 있고 아이를 지운 아이도 있어요. 놀랄 일이 아니에요. 걔는 감독님 같은 사람들이 제일 싫대요. 부자들한텐 돈을 얻고 가난한 사람들한텐 이야기를 얻는다구요.”
---「몽골 낙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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