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가슴으로 크는 아이”를 내면서
저에게는 특별한 프로필인 학력, 경력, 실력, 인맥도 없습니다. 어디에서 사람에게 아부하며 사역할 만한 용기도 없습니다. 단지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 찬양하지 않으면 터질 것 같은 가슴밖에 없음을 고백합니다.
많은 사역자들이 가지고 있는 조건에 비춰보자면, 저는 찬양사역을 해서도 안 되고, 그럴만한 실력도 안 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주님의 공로로 부족한 이 죄인이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살아계신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할렐루야!!!
주변의 지인들은 제게 염려스러운 듯 이야기 합니다. 그렇게 과거의 상처를 다 드러내도 남편 직장생활 하는데 괜찮겠느냐고 말입니다. 사실 다 털어놓은 것은 아니지만, 그나마도 염려가 되어서 하는 말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과거일 뿐이고, 현재 남편의 변화된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아 그분의 뜻에 충실할 뿐이라고……. 이미 오래전부터 하나님의 응답을 받았기에 때를 기다려왔고, 이 작은 이야기도 이제 때가되어 세상에 내놓게 된 것입니다.
이 글은 저에게 주시기로 했던 하나님의 축복의 약속과 더불어 간절히 지키려했던 가정, 그런 몸부림 속에서 하나님의 도우심의 손길이 느껴지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저의 아픔만이 크다고 자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 사역자의 삶을 통해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에게 작은 희망을 주고, 용기와 소망의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면 하는 마음에서 출발된 것입니다. 현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때 그 어떤 누구라도 위로 받을 수 있는 책이 된다면 저 역시 감사와 큰 용기가 생겨날 것입니다.
그동안 지내오면서 가까운 집사님과 대화 중에 간혹 “장애인 부모이기 때문에” 라는 말로 인해 대화가 중단되는 걸 많이 경험하였고, 잘못된 선입관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부모와 형제 그리고 가까운 그 누구도 겪어보지 못했고, 이해하지 못해 생기는 갈등과 오해 그리고 서러움도 많았습니다. 힘든 현실의 벽 앞에서 너무나 초라한 나 자신을 발견하며, 벙어리 냉가슴 앓던 시절도 참 많았습니다.
장애인 부모회장을 하면서는 사회와 더욱 많은 갈등도 겪었고, 그런 사회를 향해 비장한 마음을 가졌던 냉정한 시절도 있었습니다. 사회복지 전공자로 특수 복지를 담당했던 기관의 기관장이 너무나도 우리네 삶을 모르고 통상 책에서나 얻을 수 있던 지식적인 것만을 이야기할 때 답답하기는 더 했습니다. 그런다고 해서 그럴 때마다 그들을 이해시키기도 힘들었고 점점 지쳐갈 뿐이었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국회의사당 앞에서 머리를 깎고 단식 투쟁을 한다고 해도 그분들이 마음 문을 열지 않으면 소용이 없었습니다. 애통하고, 때론 너무나도 간절해서 세상에 소리쳐 보고 펑펑 울어도 보고, 비참한 - 아니 비굴한 마음으로 사정도 해 보았습니다. 그럴 때 마다 사람들의 눈빛은 미친 여자의 소리울림 정도로 바라 볼 뿐이었습니다. 이 글은 누구나 지나치기 쉬운 장애 가족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그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원하는 간절한 마음에서 내어 놓게 된 것입니다.
저에게 친정어머니께서 강조하셨던 말씀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정이 중요하다.”
그토록 아파하는 딸을 보면서 눈물로 기도 하셨던 어머니는 가정의 중요성을 너무도 많이 강조하셨습니다.
“너 하나가 죽으면 가정이 산다. 믿지 않는 남편이 살고, 아이들이 살 수 있다면 네가 죽어라. 예수님도 아프셨다. 그리고 사랑으로 희생하시면서 죽으셨다. 너도 십자가 보면서 참아라.” 하시며 요즘 가정을 너무 쉽게 포기하는 것을 보면 가슴 아프고 안타깝다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고통스러워하는 딸을 보면서 두 번 우셨다고 합니다. 불신 가정의 삶을 살아오신 어머니는 그런 가정으로 시집가는 딸이 ‘그 고통을 어떻게 이겨낼까’ 라고 생각하시며 처음 우셨고, 두 번째는 찬양사역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그 길이 외롭고 아픔의 길인데 힘들어서 어찌할꼬?’ 라며 새벽기도 드리시며 우셨다고 합니다.
참 더디 가는 시간 속에서 아픔이 너무 커 포기하고 싶었을 때도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감사할 수 밖에 없는 많은 시간들이 저를 더 성숙하게 만들었고, 주님의 사랑을 보게 했으며, 주님의 아픔을 더욱 가까이 이해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딸아! 참으로 잘 견디었구나.” 라는 주님의 음성을 들으며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어둠이 지난 후에야 밝은 아침이 오듯, 절망 가운데 있는 많은 분들에게 이 작은 이야기가 힘이 되고 용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올려드리며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할렐루야!!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쟀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 _ 빌 2:13
2009년 8월 8일
백미경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