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밍과 옌

밍과 옌

리뷰 총점8.5 리뷰 12건
정가
12,000
판매가
10,800 (1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9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401쪽 | 437g | 135*200*30mm
ISBN13 9788925534114
ISBN10 892553411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그날 밤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자 감회에 젖어들었다. 먀오옌과 처음 이야기를 나누었던 그날 밤. 소소한 것까지 하나하나 마치 비디오 영상처럼 아주 생생하게 떠올랐다. 낮게 걸린 달, 희끄무레한 시멘트 바닥, 먀오옌의 반짝이던 눈빛, 펄럭이던 블라우스, 먀오옌이 담뱃불을 붙이고 연기를 내뿜던 스타일까지. 그 모든 것이 내 머릿속에 아로새겨져 있어 절대로 지워지지 않는다. 한참을 추억에 잠겨 있다가 일어나 옷장 속 하얀 상자를 가져왔다. 그리고 검은색 드레스를 꺼내 들고 욕실로 가서 입어 보았다. 여전히 꼭 맞았다. 나는 아주 오랫동안 욕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응시했다. 거울 속 내 두 눈에서 먀오옌이 보이더니, 이윽고 열일곱 살짜리 내가 보였다. --- p.18

“당신을 봐요! 당신을 좀 보라고요! 고작 해야 2학년밖에는 안 됐을걸요. 그런데 생각에만 빠져 있고, 오만한 데다 독선적이잖아요. 전공은 국문학이겠죠.”
“당신 자신이나 봐요! 냉소적이고 세속적인 데다 골초잖아요. 당신은 틀림없이 졸업반일걸요. 직업을 구하는 일은 어때요? 과히 재미있는 일은 아닐 텐데.”
그녀는 손뼉을 치며 깔깔거렸다.
“어떻게 나에 대해 그렇게 많이 알죠? 우리가 전생에 인연이 있는 걸까요? 그나저나…… 내 이름은 먀오옌이에요. ‘고울 옌’이나 ‘제비 옌’이 아니라 ‘기러기 옌’을 써요. 나이는 스물넷. 아마 학교에서 제일 나이 많은 학부생일걸요. 학교에 늦게 들어갔죠. 당신은요?”
“천밍이에요. ‘새벽 천’, ‘밝을 밍’을 써요. 나이는 열일곱이에요.”
나는 머뭇거리며 손을 내밀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녀는 다시 웃었다. 그녀의 맑고 거리낌 없는 웃음소리가 어둠 속에서 울려 퍼져 메아리쳤다. 내가 그녀처럼 기운차고 쾌활하게 웃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 pp.37~38

그녀의 입술은 마치 말을 하다가 잠이 든 것처럼 살짝 벌어져 있었다. 빤히 보다가 불현듯 그 입술에 입을 맞추고 싶어졌다. 그녀의 이마에 흐트러진 머리칼 몇 가닥을 손으로 넘기고는 손을 콧구멍 가까이 가져가 그녀의 따뜻한 숨결을 느꼈다. 그러고는 그녀의 입술 쪽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꼭 감긴 눈꺼풀이 살짝 떨리는 것을 봤을 때 나는 깜짝 놀랐다. 하지만 그녀는 눈을 뜨지 않았다. 그저 웅얼거리며 추운 것처럼 손을 허리에서 가슴으로 옮겼다. 간절하게 여자한테 키스하고 싶은 느낌이 든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은 아름다운 꽃이나 하늘에서 내 손 위로 떨어지는 새하얀 눈송이에 입을 맞추고 싶은 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고 순수한 느낌이었다. --- p.184

“네가 뭔 상관인데?”
“당연히 상관있어요. 언니가 돈 때문에 그 남자랑 자는 거라면 언니는…… 매춘부니까요!”
내가 무슨 말을 내뱉은 건지 너무 늦게 깨달았다.
“감히 그런 말을!”
그녀는 내 쪽으로 다가와 노려보다가 한 손으로 내 목을 움켜잡고 다른 손으로 내 팔을 잡아채서 벽에다 난폭하게 밀어붙였다.
‘매춘부’라는 말을 해서 11년 전 그 끔찍한 사건을 생각나게 한 것을 사과하고 싶었지만, 그녀가 내 목을 움켜잡고 밀어제쳤을 때 내 호의에 대한 답례로 그녀가 나를 어떻게 취급했는지 생각하니 내 자신이 딱하게 여겨졌다.
그녀가 마침내 움켜쥐었던 손을 늦추자 나는 뒷걸음질 쳤다. 갑자기 늘 조용하고 평화롭기만 한 도서관에 앉아 있는 시간이 그리워졌다.
“누군가를 사랑해 본 적 있니? 사랑의 쓴맛을 맛본 적은? 사랑이 뭔지 알기나 해? 너는 아무것도 몰라! 너는 환상이라는 껍데기 속에 숨어 있는 달팽이야. 너는 책에서 읽은 것 외의 세상에 대해 뭘 알고 있지? 너는 감정적 유대를 맺어 본 적도 없을걸.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 내게 말할 권리가 네겐 없어.”
그녀의 목소리는 낮았고, 분노로 떨렸다. --- pp.208~209

어느 날 밤, 한밤중에 잠이 깨서 옆에 누워 있는 남편을 바라보았다. 남편의 코 고는 소리를 듣다가, 문득 내가 정말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있는 걸까 하는 회의가 들었다. 내가 남편을 사랑하고 있는지, 모두가 생각하는 것처럼 내가 행복하고 만족하고 있는지, 뭔가 내 인생에서 빠진 것이 있는지 자문해 보았다. 종잡을 수 없는 생각에 빠질 때면 나는 먀오옌을 생각했고, 그러면 그녀가 몹시 보고 싶어졌다. 그녀에게 내 삶에 대해, 활기 없는 내 결혼생활과 직장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녀가 해 주는 말이 듣고 싶어졌다. 그녀의 거리낌 없는 웃음소리와 그녀의 향수냄새, 땅바닥에 닿을 때마다 울리는 하이힐 구두굽 소리, 그녀가 불러 주는 애칭이 그리워졌다. 부모님, 여자친구들, 전 남자친구들, 심지어 남편을 포함해 그 누구에게서도 느끼지 못했던 열정과 친밀함이 그리워졌다. 그 순간 불현듯 드슴 생각이 있었다. 먀오옌이 없는 내 삶은 따분하구나!
4개월 뒤 남편과 나는 이혼했다.
이따금 내가 정말로 동경하는 것이 이제 어른으로서 더 이상 소유할 수 없는 헌신적인 열정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먀오옌의 말대로 “어른이 되는 건 때때로 좋은 일만은 아니었다.”
--- pp.362~363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상반된 성격의 두 여주인공을 통해 변화하는 중국의 현대사를 상징적으로 그려낸 수작이다.
파이낸셜 타임스
전통과 진보, 도그마와 자유 사이에서 분열된 사회의 이야기를 두 젊은 중국여성의 눈을 통해서 ‘매우 통렬하게’ 묘사했다.
인디펜던트
소녀와 여인, 사랑과 욕망, 전통과 현대성의 미묘한 심리적 양면을 섬세하게 묘사한 걸작. 궁극적으로 이 작품은 ‘완전한 자각’에 관한 이야기다.
옵저버
판위는 혼란의 근현대사에서 가족, 미국 문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독창적 견해를 지닌 흥미진진한 작가이다.
에이미 탠 (The Joy Luck Club의 작가)
열정?생명력?희망으로 가득 찬, 언제까지나 기억될 독보적인 작품. 소설 속 여성들은 현대 중국의 개방적인 사회와 그 이면에 자리한 사회주의 체제가 낳은 딸들이자 손녀들이다.
신란 (The Good Women of China의 작가)
소녀와 여인 사이, 열정과 욕망 사이의 미묘한 경계를, 그리고 모든 여성이 품고 있는 사연을 이야기한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작품. 판위의 이야기는 강력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산드라 시스네로스 (The House on Mango Street의 작가)

회원리뷰 (12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절판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