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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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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10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408쪽 | 498g | 136*194*30mm
ISBN13 9788989456124
ISBN10 898945612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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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유혜경
대통령 통역 등의 굵직한 통역 업무를 했으나 책의 매력에 빠져 오랫동안 영어와 스페인어 전문 번역가로 맹활약하고 있다. 한국외대 통역번역대학원 한서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통역번역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옮긴 책으로 『차가운 피부』, 『파리대왕』,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28, 52』, 『댈러웨이 부인』,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의 비밀』, 『위대한 개츠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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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 네가 가르시아 마르케스처럼 노벨문학상을 탄다고 해도, 파블로 에스코바르처럼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다고 해도, 파리-다카르 랠리에서 1등을 한다고 해도, 아니면 밀라노 오페라의 최고 소프라노라고 해도, 이 나라에서 그 풀 먹인 세례식 드레스를 입는 사람들에 비하면 넌 아무것도 아니란 말이야. 너희 식구들이 네 남편 같은 사람을 인정해줄 것 같아? 너의 정신병과 싸우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버린 그 착한 아길라르를? 너희 식구들은 심지어 아길라르를 호적에 넣어주지도 않을걸. 네 어머니가 아길라르를 싫어하는 것까지는 괜찮아. 그 정도가 아니라 아예 쳐다보지도 않잖아. 그리고 진실의 순간에는 너도 그를 쳐다보지 않아. 원래 그런 거야. --- pp.181-182

아주 천천히 정신이 돌아오자 그제야 희미한 비치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내가 방금 자른 것은 손톱이 아니라 비치의 손가락 끝의 아주 작은 살점이란 것을 알았어. 착한 비치, 내가 낫게 해줄게, 울지 마, 안 그러면 내가 널 다치게 했다고 혼난단 말이야. 비치는 울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여전히 칭얼대긴 해도 아주 조용해, 비치의 손가락에서 잘려나간 살점이 손톱 끝과 딱 맞아떨어진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야. --- pp.191-192

안 돼, 아구스티나, 그런 건 얘기하는 게 아냐. 뭘 얘기하는 게 아니에요, 엄마? 그런 거, 여자들만 아는 거, 그리고 창문으로 다가가 내 사촌과 동생들에게, 아구스티나는 여기서 우리와 카드를 하고 싶어해서 밖에 못 나간다, 라고 말한 것은 바로 우리 어머니였어. 무슨 카드요, 여기서 카드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잖아요, 저는 경찰과 도둑 놀이를 하고 싶어요. 하지만 어머니는 햇빛을 쬐면 출혈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나가선 안 된다고 했어, 그래, 어머니는 그렇게 말했어, --- p.199

나중에 침대에 누웠지만 잠을 이룰 수가 없었어, 아구스티나가 말한다, 잠이 오지 않는 이유는 자동차 때문도 밤 때문도 첫 데이트 때문도 그 친구가 바지에서 꺼낸 거대한 초 같은 물건 때문도 아니었어. 다름 아닌 아버지가 늦은 시각까지 나를 기다렸다는 사실 때문이었어. 아버지가 날 기다리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이었어. 전에는 한 번도 그러지 않았어, 전에는 한 번도 그러지 않으셨어. 그 후로 남자들이 영화구경을 시켜준다고 하면 난 늘 수락했어. 그것이 아버지를 불안하게 하고 흥분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야. 이번에는 자정보다 조금 늦게 도착하리라, 아버지를 조금 더 불안하게 만들리라. 아버지의 화를 부추기되 아주 조금만 부추기리라, 얻어맞을 만큼은 아니고 그때 처음 느꼈던 그 느낌을 다시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아주 조금만 부추기리라. --- pp.248-249

마약 거래상을 미국으로 인도하는 범인 인도 조약과 관련해서 콜롬비아 정부가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지 말이야. 그래서 의회가 그 조약을 비준할 게 거의 확실하다고 했더니, 그는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화를 냈고 그러면서 무시무시한 말을 내뱉었어. 그리고 나중에 레스플라나드 레스토랑에 폭탄이 터졌을 때 내 머릿속에 그 말이 떠올랐지. 아구스티나, 잘 적어놔야 할 거야, 이건 역사적인 복수 선언이니까. 파블로는 이렇게 말했어, 내 재산을 몽땅 퍼부어서라도 이 나라가 통곡하게 만들겠어. --- pp.278-279

어쩌면 그 순간 늘 자신의 인생에 오점을 남긴 타인의 성욕에 관해 에우헤니아가 가졌던 일종의 적대감이 튀어나왔는지도 모르지, 또 어쩌면 자기 자신의 성욕에 대한 강한 혐오감이었는지도 모르고, 이상할 것도 없지만, 중요한 것은 제부와 동생 모두 다른 사람들의 성욕을 비난하고 단속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었다는 거야. 두 사람은 그런 그늘 속에 함께 들어가 있었고, 거기서 의견이 일치했으며, 공범자였어, 그리고 그것은 제부나 동생의 권위를 상징하는 기둥이고, 어쩌면 혐오증의 대들보였는지도 몰라, 마치 나머지 가족의 성욕을 통제하는 사람이 지배권을 갖는다는 것을 대물림을 통해 알고 있는 것 같았어, --- p. 287

우리 모두는 심장에 총을 맞은 것처럼 숨을 삼켰고, 너무나도 끔찍한 광경에 몸이 얼어붙어 꼼짝도 할 수 없었다네, 곧이어 카를로스 비센테 1세는 여전히 바닥에 고꾸라져 있는 카를로스 비센테 2세에게 발길질을 해대면서, 그 아이가 했던 말을 흉내 냈어. 어머나, 예쁘기도 해라, 어머나, 예쁘기도 해라, 염병할 남자답게 말하랬지, 호모새끼처럼 하지 말고.
--- p. 290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이 미친 세상에서 미치지 않은 자, 과연 누구인가?”

콜롬비아의 부유층 집안 출신으로 누구라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매력의 소유자 아구스티나는 폭력적인 마초 아버지, 위선적이고 무기력한 미친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와 몰래 바람을 피우는 철없는 이모를 보며 자라난다. 어느 날 아버지는 여자처럼 말했다는 이유로 그녀의 남동생 비치를 무자비하게 구타하게 되고, 이에 앙심을 품은 비치는 복수심에 불타오르며 아버지와 이모의 불륜 현장 사진을 모두에게 공개하고 집을 떠나게 된다. 불법 마약 거래업자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돈 세탁업자인 미다스 맥알리스터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던 그녀 역시 이 사건 이후 집을 떠나 낙태를 하고 히피들의 거리에서 유리구슬 목걸이를 팔며 전쟁 같은 삶을 이어가게 된다. 아버지는 그런 그녀를 목격하고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오빠 호아코는 형제들의 유산을 독점한다.

한때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친 교수였으나 학교가 문을 닫아 현재는 개 사료를 배달하는 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아길라르는 그런 아구스티나를 보고 한눈에 반하게 되어 전처와 아들을 버리고 그녀와 결혼하게 되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아내 아구스티나는 정상이 아닌 행동을 하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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