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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의 판화

환절기의 판화

[ 양장 ] 열린시학 정형시집-78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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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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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9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26쪽 | 290g | 153*224*20mm
ISBN13 9788960392519
ISBN10 8960392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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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 감동이 이어지는 곳에 시인의 자존과 성찰이 오롯하게 빛난다”

시인에게 과거는 “짓이겨진 흙의 시간”(「견고한 저녁」)이거나 “씹히는 모래의 시간”(「갈증」)이다. 이러한 시간의 기억들은 그러기에 “파란 불꽃 터진 자리”(「꽃씨」)의 상처나 “잎마다 아픈 활자들이 비명”(「회상」)으로 돋울 새겨진다. 이 어둡고 까끌한 시간의 흐름은 쉽게 단절되지 않고 여전히 현재형으로써 주변을 맴돌며 시인의 기층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시인은 모든 시간이 지워진 「까만 일기장」, 그 아픈 시간의 통점을 건너 「물병자리」 별 하나로도 내면을 스스로 치유하고 일어서고자 한다. “생살의 아픔을 뚫고 얼음꽃”(「환절기의 판화」)을 피워내고 “깎이고 깎여 새살이 돋아나는 것”(「조각을 하며」)을 희원한다. 이 간절함이 시적 감동으로 이어지는 곳에 시인의 자존과 성찰이 오롯하게 빛나고 있음을 본다.
이지엽(시인,경기대 교수)
“이송희 시인의 ‘기억’은 자신의 존재론적 근원을 상상케 하는 역동적 정신 작용이다”

이송희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한결같이 어둑하고 아팠던 자기 기억들을 토로한다. 여기서 말하는 ‘기억’이란, 과거를 지향하고 거기에 온통 가치를 부여하는 퇴영적 행위를 함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그동안 치러온 시간의 경험들을 가장 원초적인 형식으로 복원하면서도, 그것을 현재의 삶과 연루하고 매개하는 적극적 행위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기억’은 주체의 적극적, 창조적, 조절적 기능의 일환으로서, 통일되고 일관된 주체를 구성하는 기능을 가지게 된다. 말하자면 이송희 시편의 편재적(遍在的) 원리인 ‘기억’은, 주체를 경험적으로 회복하면서, 자신의 존재론적 근원을 상상케 하는 중요한 역동적 정신 작용의 하나가 되고 있는 것이다.
유성호(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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