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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없다

사랑은 없다

: 사랑의 절대성에 대한 철학적 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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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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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9년 10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436g | 148*210*20mm
ISBN13 9788920000614
ISBN10 892000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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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사랑은 영혼의 개념을 현대적으로 새로 만들어냈습니다. 사랑이 없으면 자신의 영혼이 빈 껍질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는다는 겁니다. 사랑을 부정하는 것은 단순한 반대가 아닙니다. 비극입니다. 인간에게 가장 필수적인 것을 달성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실패가 아닙니다. 비정상입니다. (물론 ‘정상 상태’라는 개념은 현재까지 고안된 것 중에서 가장 강력한 사회 관리 도구의 하나입니다.) 진단은? 그것은 결국 무서운 현대적 질환인 ‘깊은 애정 관계에 대한 두려움’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강력한 치료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오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사회적으로 격리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 p.39, ‘사랑은 힘겨운 노동’ 중에서

나중에 씻겠다고 밥 먹은 그릇들을 쌓아두면 안 됩니다. 음료수를 병째 입에 대고 마셔도 안 됩니다. 빵가루가 떨어지면 바닥을 닦아내지 않으면 안 됩니다. (지금 닦아내야 합니다. 나중에는 안 됩니다.) …그 사람이 심각하게 생각하는 일을 분위기에 안 맞게 비꼬아서는 안 됩니다. 그 사람이 무심하게 생각하는 일에 적당히 화를 내서도 안 됩니다. 그 사람이 자신을 ‘팔방미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뭘 고친다면서 수리공을 불러서는 안 됩니다. … 책만 들면 말을 걸기 시작하는 그 사람 때문에 독서를 하면 안 됩니다. 당신은 그 사람이 말을 하고 있을 때는 맘대로 책을 읽지 못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 사람이 앞에 있으면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안 됩니다.…기분이 나쁘면 꼬박꼬박 이유를 설명해야 되기 때문에 기분이 나빠서는 안 됩니다. --- pp.117~128, ‘가정이라는 강제 수용소’ 중에서

당신은 자신에게도 가능하다는 걸 잊어버리고 있던 감정에 굴복하게 됩니다. 욕망할 수도 있고 욕망 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렸던 것입니다. (잠깐이어도 그것을 굉장히 압도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물론 새로움에 따른 전율이 옵니다. 하지만 정말로 당신을 밤새도록 전화통에 붙들어 매어놓는 것은 이전에는 가지고 있는지도 몰랐던, 충만함과 깊이가 있는 영혼 때문에 불꽃이 튀는 대화입니다. 속삭이는 목소리로 서로를 탐색해나가면서 깊은 관계를 쌓아가는 대화입니다. 정말로 당신을 밤새도록 전화통에 붙들어 매어놓는 것은 매우 다른 새로운 사랑의 대상입니다. 그건 바로 당신 자신이죠. 새로운 사랑은 환상적인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당신에게 거울처럼 비쳐줍니다. 당신은 그것을 받아들이고, 그 둘 모두에게 미친 듯이 사랑에 빠집니다. --- p.184, ‘불륜의 미학’ 중에서

만약에 90년대의 미국 정치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경향이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이 갖고 있던 전통적인 차이의 붕괴였고, 또한 공직자들의 개인적인 생활이 이 기간 동안에 나라를 위해 한층 강화된 공동체적 가치를 받아들였다면, 클린턴 탄핵 재판은 논리상 당연하고도 아마 필요하기까지 했던 이런 두 가지 경향의 정점이자 완성이었을 것입니다. … 클린턴이 자기 국민들의 죄를 대신해서 고통 받기 위해 선출됐다는 것은 명백합니다. 즉, 미국이 여자와 불장난하는 남편을 선거에서 뽑기로 결정했다는 뜻이지요. 다 드러나서 숨길 게 전혀 없었으니까요. 그런 다음에 심술궂게도 그 죗값을 물어 칼로 푹 찔러버렸습니다. 나라 전체에 피가 흐르는 의식을 벌여놓고 흥분된 감정에 싸여 찌른 것입니다. 그리고 관례대로, 혹은 화면으로 보여주는 검증의 논리에 충실하게 끝이 날카로운 말뚝을 휘두른 것은, 소름 끼치는 상품으로 그 희생물의 내장을 달라고 고함친 것은, 명백하게 정숙한 공화당 남녀 의원들이었습니다.
--- pp.217~218, '행복을 찾아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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