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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어 마스크 레플리카

숭어 마스크 레플리카

이매진 드라마톨로지-0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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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10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427쪽 | 547g | 140*205*30mm
ISBN13 9788993985122
ISBN10 899398512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프롤로그 ㅣ 장정일
파도를 타고 ㅣ 하일지
당나귀들 ㅣ 정영문
숭어 마스크 레플리카 ㅣ 서준환
블랙박스 ㅣ 김경주
에필로그 ㅣ 김경주

저자 소개 (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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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과 유비쿼터스 마인드가 강조되고 있는 지금, 땀 흘려 문학과 연극 간의 길트기 작업을 오랫동안 실천해 온 선생님들도 없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네 분의 작가가 힘을 모아 내는 『숭어 마스크 레플리카』는 문학과 연극 간의 길트기라는 원대한 계획 이전에, 좀더 소박한 희망에서 시작합니다. 바로 한국 문단에 존재하고 있는 장르 간의 칸막이 현상을 조금이라도 해소해 보겠다는 욕심이 그것입니다.
『숭어 마스크 레플리카』에 짬짜미를 하신 네 분 작가는 아무도 자신의 문학 경력을 희곡에서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희곡을 써 보지 않은 시인, 소설가가 네 명씩이나 대거 참여한 이 희곡집의 출간은 ‘작은 사건’으로 불리기에 어색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작은 사건이 ‘작은’ 사건에 머무르기를 바라지 않으며, 일회적인 ‘사건’으로 지나가는 것도 원치 않습니다. --- pp.9-10

남자한국 사람들은 모두 똑같은 종교를 믿고 있지요. 한국이라는 종교말이에요. 한국은 위대하다고 말하면 모두 용서하지요. 그러나 한국은 형편없는 나라라고 말하면 용서받지 못해요. 저는 그런 한국인이 싫어요.
노인그러는 너는 한국 사람이 아니냐?
남자지금까지는 물론 한국 사람이었지요. 그러나 그건 제가 선택한 것이 아니었어요. 본의 아니게 한국에서 태어났고, 그래서 저는 아무것도 모른 채 한국 사람이 되었을 뿐이에요. 그러나 이제는 아니에요. 왜냐하면 저는 한국 국적을 포기했으니까요.
노인저런! 저런 미친놈이 있나? 아이고 하느님! 제 나라를 버리는 저런 미친놈이 세상에 또 있습니까?
남자그런 말씀 마세요, 아버지. 요즈음 돈 많은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이중 국적을 가지고 있어요. 이런 마당에 제가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고 해서 그게 뭐가 그렇게 나쁘다는 거예요? --- pp.35-36

신하 1어딜 그렇게 조용히 갔다 오신 겁니까? 저희가 얼마나 찾았는데.
장군화장실에 다녀왔어. 갑자기 설사가 나려고 해서 화장실을 가긴 갔는데, 막상 가자 설사는 안 나와 그냥 돌아왔어.
신하 2본래 장군님은 변비로 고생하시지 않나요?
장군설사와 변비가 번갈아 가며 일어나지. 그 중 어느 게 더 좋지 않은 건지, 아니 어느 게 더 나은 건지 모르겠어.
신하 2그건 간단하죠. 설사가 날 때면 차라리 변비가 낫다는 생각이 들고, 변비일 때면 차라리 설사가 낫다는 생각이 들죠. 그것이 얼마나 진실인지는 설사가 나거나 변비에 걸리게 되면 쉽게 알 수 있죠. --- p.141

무슈 A아직도 미련이 남나 보군, (기록철을 보며) 못 다 자르고 온 다른 여자들의 발목에.
대위그건 무슨 얘기지?
무슈 A당신, 계속 이럴 거야? 아무리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편집광적 변태라지만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하잖아! 냄새 나는 여자들의 발이 그리도 좋아? 말해 봐, 여자들의 발이 그렇게 좋더냐고?
대위여자들의 발이 좋냐니? 이런 미친……. 비록 막 돼 처먹은 구르몽 수호 도당의 개들이라지만 할 말, 안 할 말이 따로 있지 아무리 죄질이 나쁜 정치 사범한테도 이 따위로 심문하지는 않아! 여자 발이 좋냐니……. 남세스러워서, 원!
무슈 A허, 이 미친놈 봐라. 정치 사범 좋아하시네. 여자들 발목이나 잘라서 죽이고 돌아다니는 놈이 정치 사범이면, 이 세상의 온갖 변태들은 다 레지스탕스 요원들이게? 지금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나! 잘 새겨 둬. 지금은 비상시국이야. 너 같은 놈 하나 내 손으로 즉결 처분해도 누구 하나 나한테 뭐라 그럴 사람 없어. 알아? 이 변태 새끼야! 내 말, 명심해.
대위(한결 누그러져서) 당신이 뭔가 오해하고 있나 본데, 난 말이오……. --- pp.282-283

카파비상 탈출이라는 게 구름과 한판 노는 것 같아. 그때처럼 말이지.
미하일그때라니요?
카파불안해하지 않는 한 사람만이 살아남았어.
미하일혼자서요?
카파응, 난 언어에 집중하고 있었거든. 내 언어가 막 하늘을 스치고 있었어. 삶은 늘 난기류를 지나고 있는데 사람들은 난기류를 실제로 만나고 나서야 그걸 알아보고 무서워하더군.
미하일비밀을 간직하고 있군요. --- p.341

희곡은 공간을 가진 언어다. 희곡은 늘 그 시대에 부족한 ‘공간’을 꿈꾼다. 희곡은 다른 공간을 잉태하고 있는 공간이다. 좋은 희곡은 공간의 증상을 통해 언어와 침묵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희곡은 언어가 공간과 나누는 밀애의 세계다. 파리 영화사의 일면에 낯설고 새롭게 등장하던 뉴웨이브의 출발을 살펴보아도 그렇고 역사를 관류하는 창조적 통점에도 늘 연극, ‘새로운 희곡의 등장’은 그 역할을 함부로 포기하지도, 쉽게 좌절하지도 않았다. 희곡은 시대 증상을 언제나 하나의 ‘상황’에서 열어 주는 인간의 다양한 세계다. 희곡은 언어가 스스로 공간을 상상하면서 나아가는 세계이며 공간 속에 언어를 비우는 벼계다. 희곡은 공간을 절대로 포기하지 못하고, 시대는 작가가 창조해 내는 무대의 공간 속에서 당대의 언어를 찾아간다.
--- p.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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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연극을 읽는다!
상상의 블랙박스를 여는 네 작가의 ‘희곡 창작 프로젝트’


“희곡은 무대에 올라가는 순간 공연 예술이 되지만,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는 분명히 문자 예술입니다. 바로 그것 때문에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동서고금의 많은 시인과 소설가들이 자신의 문학적 표현 수단을 새로이 개척하거나 성취 수단의 연장으로 희곡 쓰기를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그 위대한 전통에 이번 희곡집에 작품을 실은 네 분을 추가합니다.”--- 장정일, 「프롤로그 ― 사건을 무마하기 위하여」 중에서

이제 연극을 읽는다! ― 이매진 드라마톨로지, 제1권 『숭어 마스크 레플리카』 출간
하일지·정영문·서준환·김경주, 네 작가의 희곡 작품이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평소 희곡에 대한 애정을 과감히 드러내고 다니던 장정일과 김경주가 엮어낸 작품이다. 전방위적 글쓰기로 다양한 층위의 독자와 소통하고 있는 장정일과 김경주. 두 작가는 앞으로도 기성, 신인 작가들에게 계속해서 희곡 쓰기를 권장할 것이고, 이 희곡집은 ‘이매진 드라마톨로지’라는 이름의 시리즈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문장이 좋다고 손꼽히는 작가들이 이미 이 대열에 함께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드라마는 어떤 무대를 예상하게 하는 극문학이다. 서술적이지 않은 대신 행위의 형식을 모방하는 완성도 높은 문학이다. 그런데 우리에게 희곡은 시나 소설에 밀려, 문학이라는 장르피라미드에서 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질 좋은 희곡이 발표될 지면도 없고, 발표된다고 해도 서평 한 번 실리지 못하는 현실. 이런 문제 의식에 동감한 작가들이 희곡 쓰기의 중요성과 즐거움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희곡은 작가들 자신의 표현 양식과 지평을 넓히는 일이다. 질 좋은 희곡이 문학사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길을 내주고, 또 문학적인 글로 끝나지 않고 열려 있는 무대를 통한 공연으로도 이어져, 작품은 또 희곡으로서 독자적인 가치를 높여 갈 것이다. 이매진 드라마톨로지는 그런 노력의 시작이다.

소설가·시인, ‘희곡’이라는 다양한 질감의 글쓰기로 한국 문학사에 새로운 지평을 열다
우리는 괴테, 셰익스피어, 베케트, 브레히트 등 세계의 거장들이 남긴 ‘희곡’ 작품을 경험했고 또 경험하고 있다. 이 작가들의 희곡은 그 화려한 문장뿐 아니라 날이 선 현실 인식과 무대에서 표현 가능한 물성의 감각을 통해 독자와 관객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지금, 문학 경력의 첫 줄을 희곡에서 시작하지 않은 작가들이, 매번 해 오던 방식을 제쳐 두고, 희곡도 여러 가지 문학적 표현의 영역을 가지고 있음을 인식한 가운데, 새로운 표현에 도전하면서 자신만의 시대 인식을 기반으로 해서 자신의 작품 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하일지의 작품 〈파도를 타고〉는 국가주의와 부조리한 현실이 싫어서 한국 땅을 떠나 망망대해를 떠도는 한 가족의 우스꽝스럽고 애달픈 표류기다. “제가 한국 사람이라는 게 싫어서지요”, “십오 년 동안 일해도 집 한 칸 살 수 없는 나라에서 독도가 우리 땅이면 뭐합니까”와 같은 거침없는 대사는 복음주의적 기독교와 부동산 문제가 한국 사회에서 낳고 있는 문제를 꼬집는다. 정영문의 〈당나귀들〉은 적군이 침입한다는 소식을 듣고 일찌감치 왕이 도주해 버린 가상의 왕국에서, 한 나라의 방위를 책임진 장군·신하·학자가 ‘싸울 것인가 말 것인가’를 놓고 옥신각신하고 있는 모습을 통해 리더십이 실종한 한국의 정치를 연상하게 한다. 서준환의 〈숭어 마스크 레플리카〉는 성적 판타지를 파는 섹스숍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정치적 층위, 재현의 층위, 성별의 층위, 오브제의 층위 등 여러 각도에서 보여준다. 김경주의 〈블랙박스〉는 기내라는 극소화된 무대에서 물방울, 물웅덩이, 푸르고 비린 냄새, 떠다니는 눈, 교미 중인 구름 같은 비시각적이고 공감각적인 요소를 한껏 동원해서 독자와 관객들의 공간적 상상력을 우주로 넓혀 놓는다.
이 책을 계기로 독자들은 익숙한 작가들의 의식세계와 다시 한 번 만나는 기회를 갖는 한편, 달라진 작가들의 대화 양식을 만나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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