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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적 취향 세트

악마적 취향 세트

[ 전3권 ]
이하린 | 단글 | 2017년 02월 0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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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2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1312쪽 | 130*188*80mm
ISBN13 9791128390708
ISBN10 11283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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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또 어떻게 온 거야?”
“알잖아, 조금이라도 네 옆에 있고 싶어서 왔어.”
그녀의 거침없는 애정 표현에 한새는 정말 두 손 두 발을 다 들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밀고 당기기를 생략한다 하더라도, 세상 어떤 여자도 그에게 이렇게 직선으로 다가온 적은 없었다.
순간 기가 막혔다.
“이런 행동, 내가 싫어할까 봐 신경 안 쓰여?”
갑작스러운 한새의 질문에도 화인의 눈동자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녀가 당당하게 입을 열어 말했다.
“너한테 잘 보이고 싶은 마음 없어.”
예상외의 대답이었다.
그녀가 자신을 좋아해서 쫓아다니는 거라고 생각했기에 한새는 그 말이 쉽게 납득되지 않았다.
그때였다.
화인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애교 부리고 웃고, 그런 거 내 취향 아니야. 나는 협박하고 갈취하는 거. 그게 내 스타일이야.”
--- 1권 중에서
“나 찾아다닌 거야?”
“그럼 내가 뭐했을 거 같은데?”
매우 화가 난 얼굴의 한새를 보고 있자니 화인은 왜인지 말문이 막혔다.
한새가 한껏 낮아진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사람이 어딜 가면 간다, 왜 말을 안 해?”
“어차피 금방 쫓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내 시야 안에 있어.”
갑자기 튀어나온 그 말에 그녀는 자기가 하려던 말을 멈춘 채 그를 다시 쳐다봤다.
이상했다.
찌푸려진 얼굴과 한껏 낮아진 목소리는 분명 화를 내고 있는데, 그가 자신을 걱정하고 있는 감정이 절절하게 와 닿았다.
한새의 심연같이 깊은 눈동자가 그녀를 똑바로 직시하고 있었다.
“뒤돌아보면 언제든 네가 보일 만큼.”
만지고 싶다. 온기를 느끼고 싶다. 그런데 아무것도 그에겐 허락되지 않은 일이었다.
설령 그녀의 마음을 얻지 못하더라도, 따뜻한 눈길 한번 받지 못한다 해도…….
그래도 좋으니까.
“제발, 내 옆에 좀 있으라고.”
--- 2권 중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안 와서…….”
한새는 화인이 호텔을 나간 그 날부터 꼼짝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
혹시 조금이라도 움직였다가 엇갈릴까 봐.
밥도 먹지 않고, 잠도 자지 않은 채 하염없이 기다렸는데 그녀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게 무슨 소리야?”
“……형.”
자신을 부르는 나지막한 한새의 목소리를 무시하며, 찬우가 재빨리 그를 부축했다.
빨리 여기서 데리고 나가야 했다.
이대로 두면 정말로 한새가 잘못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일단 나중에 말해.”
다급한 찬우의 말에 한새는 메마른 웃음을 지었다.
그 모습이 마치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이 위태로워 보였다.
“……봄이 너무 짧다.”
사계절 중에 봄이 가장 빠르게 지나간다는 걸 잊어버렸다.
그게 이렇게 짧을 줄 알았다면 화인을 봄으로 비유하지 않았을 텐데…….
자신의 인생에 봄날은 벌써 끝나 버렸다.
--- 3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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