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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킹
최윤 | 열림원 | 2003년 05월 02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0 리뷰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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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5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295쪽 | 551g | 153*224*20mm
ISBN13 9788970633657
ISBN10 8970633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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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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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동안 나는 게임을 한다. 내게 거래는 매우 농밀한 쾌락을 주는 게임이다. 나는 게임의 죽은 시간에 혼신을 다해 임하듯이 집요하게 거래에 임한다. 나는 상어다. 나는 그렇게 나를 소개하면서, 내가 거래에는 무섭다, 는 걸 상대방에게 알린다. 지니의 몸값은 정확히 내가 일을 맡은 후부터 두 배, 혹은 그 이상으로 올랐다. 나는 제안하되 강요하지도 구걸하지도 않는다. 나는 본질만 보고 본질만 설명한다. 지니의 몸의 부위에 대해 내가 제안하는 각격은 절대 가격이다. 나의 가치척도에 의하면 그것도 참을 수 없이 낮은. 날이 갈수록 빛이 터져나오는 지니를 보고 있자면 나는 조만간 그 가격을 어떻게 책정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그애가 뿜어내는 무언의 빛이 내 내면 깊은 오지에서, 사장되기 직전의 진실을 끄집어낸다. 지니의 턱의 선, 지니의 몸의 어떤 순간의 움직임. 시선의 각도...... 이것들이 어느 순간 가장 강한 빛을 발산하는지를 알고 있기에 나는 그걸 요구할 수 있다. 그것은 한순간 빛을 발하고 사라진다. 나는 한순간에 소비되는 바로 이 빛의 소멸을 위해 거래를 하는 것을 즐긴다. 일을 계약할 때마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가격의 두 배 이상을 내가 요구하는 것은 지니가 뿜어낼 줄 아는 순간순간의 빛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두 배의 가격, 그것은 눈앞의 것을 알아볼 줄 모르는, 진실을 볼 줄 모르는 근시안들에게 내가 던져주는 최대한의 선물이다.
--- p. 133
세상의 모든 일이 늘 그토록 영구히 생생하다면 사람들은 미쳐버릴 거야. 만악에 한 사람에 대한 미움의 불길이 여일하게 타오른다면, 만약에 오르가슴이 몇 년 지속된다면..... 그건 생각만 해도 악몽이지. 모든 것은 그에 알맞은 시간이 있는 거야.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지니에 의해 지니를 위해서 살아왔어. 이제는 그애를 잊을 시간이 된 거야. 그것과 함께 우리의 두려움도 끝이 나기를 바랄 뿐이야.
그래, 우리는 다행이 그런 식으로 살아남는 거야. 한때 세상을 떠들썩한 혼란으로 휘몰고간 범죄는 잊혀지고, 잊혀질 만하면 또 다른 범죄가 일어나는 걸 거야. 그런 식으로 삶이 지속되는 거지. 오랫동안 악취에 절어 있다 보면 맑은 공기가 머리를 아프게 하는 수가 있지 않아. 나는 사는 데 뭐 대단한 걸 바라지 않아. 그저 평화롭게, 아무런 사건 없이 내 생이 지속되다가, 별다른 요란한 소리 없이 사라지기를 바랄 뿐이야.
사실 지니를 찾아 무작정 길을 떠나겠다든지, 좀더 적극적으로 수소문도 해보지 않은 채로 서서히 지니를 잊게 된 것에 대해 아주 마음이 편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 사적으로 상어가 내게 의뢰한 지니에 대한 수사를 그만두게 한 것도 나야. 상어도 동의했지만 나와 같은 이유 때문인지, 그건 잘 모르겠어. 상어는 다만 이렇게 말했지. 지니는 돌아오지 않아, 부산하게 지니 찾는 시늉말고 할 일이 뭐가 있었겠어. 이 정도로 충분해, 라고.
--- p. 104∼105
내가 말하려고 하는 것은 다른 것이다. 묘사될 수 없는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있다. 그런 아름다움에 대해 말해야 하는 일만큼 사람을 곤혹스럽게 하는 일도 없다. 그렇지만 바로 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매혹의 느낌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또 얼마나 불행한가. 그런 아름다움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르기에, 불행한 사람들은 늘 아름다움에 대해 감히 설명을 해달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경련적인 혼돈을 일으키는 황홀의 느낌이 큰 만큼, 그것을 말하고 싶은 욕망과 말할 수 없는 막막함 앞에서 겪는 곤혹스러움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저 침묵하고 아무 질문도 하지 않는 법이다. 나처럼, 혹은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처럼 그런 견고한 아름다움의 여광에 전율해본 적이 있다면, 섣불리 그런 요청을 할 수가 없다. 그들은 다른 식으로, 일테면 이렇게 말한다.
아름다움은 입을 열게 하고 말하게 하며 울게 하고 웃게 한다. 아름다움은 사람들의 숨을 막히게 하지만 동시에 그들을 살아가게 한다. 아름다움은 인간을 환자로 만들고 또 그 환자를 치유하는 약물이기도 한 것이라고.
나는 바로 그런 아름다움을 만났던 것이다. 그렇게 아름다운 여자를. 잠시. 길어야 1분 동안. 그리고 그 이후 내게 주어진 시간 중의 많은 부분이 그 여자를 다시 찾는 일에 바쳐지게 된 것이다.
--- p. 9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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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오빠에게 목졸림을 당하는 바람에 목소리를 잃고, 그 대신에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마네킹이 되어야 했던 여인이 자신을 구속한 현실로부터 떨어져나와 인격적 존재로 탈바꿈하고, 급기야는 죽음으로써 일종의 신적 위상을 획득하게 되는 이런 일련의 과정을 두고 새로운 여신의 탄생이라고 부른다 한들 이상할 것은 없을 것이다. 그녀의 죽음의 완성이 직접적인 대면의 한계를 뛰어넘고 무수한 사람들과의 교섭을 위한 종교적인 의미를 띠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작가는 그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한데, 그렇게 되면 문제는 남아 있는 자들의 몫이 될 뿐이다.
-김경수, 문학평론가
아름다움에 대한 갈증이 이 작품을 쓰게 했다. 황량한 시간을 가로질렀기 때문이다. 오래 서랍 속에 갇혔던 압지처럼 다가오는 기쁨을 모두 빨아들이는 어두움이 짙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전히 세상의 한쪽이 비옥한 것은, 검은 구멍을 벌리고 빈곤하게 말라가는 불행한 영혼들보다, 아름다운 사람들과의 만남이 더 빈번했기 때문이다. 내가 만났던 아름다운 그들로부터 ‘그녀’가 태어났다. 그 많은 남녀들로부터. 이 작품에서 그들이 스스로를 알아보기를. 이 작품이 그들에 대한 작은 헌사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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