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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의 오디세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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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378g | 153*224*20mm
ISBN13 9788984370968
ISBN10 898437096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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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사드 사드. 아랍어로는 ‘희망 희망’, 영어로는 ‘슬픔 슬픔’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내 진실은 한 달 사이에, 때로는 한 시간 사이에, 심지어는 일 초 사이에 아랍어가 되고 영어가 되기도 한다. 낙관적일 때는 희망의 사드, 비관적일 때는 슬픔의 사드인 것이다.
인간의 탄생이란 마치 복권 추첨과 같다. 누구는 운이 좋아 행운의 숫자를 뽑지만 누구는 억세게 운이 나쁘게도 불행의 숫자를 뽑아들게 된다. 탄생의 순간은 누구에게나 단 한 번 주어질 뿐이어서 처음으로 돌아갈 기회라고는 두 번 다시 없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지에서 태어난 사람이라면 그저 열심히 살아가면 된다. 반면 아프리카나 중동지역에서 처음 세상의 빛을 보게 된 경우에는 종종 태어나기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을 것이다. 나도 할 수만 있다면 잉태되기 바로 직전 엄마의 태내로 돌아가 마치 복권 추첨하듯 분자와 체세포, 유전자가 마구 뒤섞이는 바로 그 순간 결과를 바꿔치기하고 싶다.
난 내 출생지를 바꾸고 싶다. 다른 나라, 다른 도시에서 태어나고 싶다. --- pp.7-8

아빠와 나는 매형들이 수상한 남자를 뒤쫓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 도둑이라기보다 실성한 남자 같았다. 갈지자로 휘청거리며 걷던 남자가 시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남자가 헐렁헐렁한 젤라바(두건 달린 아랍 남자의 겉옷 : 옮긴이) 속에 넣은 손을 꼼지락댔다.
매형들이 막 남자를 잡으려는 순간이었다. 우뚝 멈춰 선 남자가 하늘을 쳐다보며 괴성을 질렀다.
순간 빛이 번쩍 하더니 굉음이 울려 퍼졌다.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며 지진이 난 것처럼 땅이 진동했다. 건물 기둥이 흔들리면서 아빠가 중심을 잃고 쓰러지며 땅에 머리를 부딪는 순간 내가 가까스로 몸을 부여잡았다.
아빠를 일으켜주는 사이 시장은 삽시간에 아비규환을 이루었다. 여기저기서 두려움과 고통의 울부짖음이 들려왔다.
내가 도둑으로 착각한 남자는 인간폭탄이었다. 자살폭탄테러범은 젤라바 속에 폭탄이 장착된 허리띠를 매고 있다가 시장 한복판에서 기폭장치를 누른 것이었다. --- pp.56-57

“너, 테러라는 게 얼마나 혐오스러운 일인 줄 알아? 아들아, 내 살과 피야. 테러의 칠계명을 들어봤지?”
“아니요.”
“칠계명을 지킬 수 있겠어?”
“그게 뭔데요?”
“첫째, 오로지 한 가지 이념만 생각한다. 생각이 많으면 머리가 복잡해진다. 따라서 테러리스트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둘째, 이념에 방해되는 생각은 타파한다. 다양한 생각, 서로 상충되는 생각은 더욱 가차 없이 팽개친다. 셋째, 이념에 방해되는 사람은 모조리 제거한다. 이념의 존립을 위협하는 자는 살려둘 가치가 없다. 넷째, 이념은 목숨보다 중요하다. 테러리스트는 목숨보다도 중요한 가치인 이념을 품고 사는 사람이다. 다섯째, 폭력의 사용을 주저하지 않는다. 폭력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자 힘이다. 테러리스트의 손은 설령 피로 얼룩졌다 해도 깨끗하다. 여섯째, 테러리스트가 행사한 폭력의 희생자는 모두 유죄로 간주한다. 테러리스트의 죽음은 순교다. 일곱째, 의심의 여지를 두지 않는다. 의심하는 마음이 생기는 순간 방아쇠를 당겨라. 그러면 의심도 의문도 사라진다. 비판적 사고는 타도의 대상이다.” --- pp.88~89

비토리아, 아직 레일라는 내 안에 살아있어요. 다른 사랑이 들어올 자리가 없을 만큼 생생하게. 이 사랑의 끈을 쥐고 있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레일라이기 때문이죠. 당신을 만나면서 난 그 끈을 놓았다고 생각했는데, 레일라가 여전히 놓아주지 않네요.
당신을 떠나기로 결정했어요, 비토리아. 당신은 내게 큰 기쁨을 주었고, 늘 감사하는 마음이에요. 하지만 레일라는 내 운명이에요.
착하고 아름답고 똑똑한 당신, 당신은 사랑스럽고 매력적이며 존경스러운 여자예요. 그런 당신은 여전히 내 마음을 사로잡고 있어요.
내가 내일 당신을 떠난다면 우리가 함께 한 시간은 영원히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테지만, 당신 곁에 남는다면 지금은 육체적 기쁨에 가려 보이지 않는 우리의 불완전한 사랑이 언젠가 고개를 쳐들고 말겠죠.
잠시 당신 곁에 머물렀다 가기에, 우리가 함께 행복했던 일 년은 영원한 추억으로 남아 등대처럼 우리의 인생을 비춰줄 거예요. 하지만 당신 곁에 남는다면 우린 불행을 피할 수 없을 거예요. 위대한 예술가가 아닌 이상, 그 누구도 순간을 영원으로 만들 수 없으니까요. --- p.208

“유럽인들은 자기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라. 왜인 줄 알아? 요술 거울을 보면서 살기 때문이야. 지식인이라는 요술 거울이지. 내 얼굴을 들여다보는데 다른 사람의 얼굴이 보인다니 대단하지 않아? 거울은 거울인데 내 얼굴을 볼 수 없는 거울이지. 유럽 사람들은 지식인이라면 껌뻑 죽어. 그들은 자기 얼굴과 정반대인 평화주쟀자, 휴머니스트, 박애주의자, 이상주의자로 보이게 해주는 대가로 지식인들한테 돈과 권력, 영광을 돌리지. 지식인이라면 한 번 해볼 만한 직업 아니야? 돈도 잘 벌고 쓸모도 있지. 파리의 철학자만 아니라면 지식인이 되어보는 것도 괜찮을 거 같은데 말이야. 지식인들 덕분에 유럽인들은 두 얼굴의 탈을 쓰고 살 수 있는 거야. 평화를 외치면서 전쟁을 하고, 이성 운운하면서 잔인하게 사람들을 죽이지. 인권선언문을 만든 자들이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도적질과 침략, 학살을 저지른 걸 보면 모르겠어? 유럽인들이란 참으로 요상해. 알다가도 모를 종족이야. 머리와 손발이 따로 노는 인간들이지.” --- p.213

“과연 그렇더라도 그 방법이 최선이었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요? 인류의 역사는 국경과 함께 해왔습니다. 국경의 수가 줄지 않았다면 아마도 인류의 진보는 없었을 겁니다. 촌락의 경계가 국경이었던 수천 년 전을 생각해보세요. 처음에는 수없이 많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국경의 개념은 촌락을 넘어 부족과 민족, 국민을 포함하게 되었죠. 나아가 다민족 국가로까지 확대되었지요. 최근에는 나라의 개념도 넘어섰다고 봐야할 겁니다. 연방국가인 미국이나 유럽연합이 그 예라 할 수 있지요. 앞으로 국경의 범위는 더 확대될 거라 생각합니다. 자꾸 국경을 없애는 쪽으로 변모해 갈 겁니다. 이런 시점에 국경을 수호하는 일을 한다는 게 어불성설은 아닌지 고민해보게 됩니다. 다가올 미래에는 아예 사라지거나 더 큰 영역으로 확대될 텐데 과연 국경을 지킨다는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라는 말입니다. 국경은 아예 사라지거나 현재보다는 더 큰 영역으로 확대될 테니까.”
“국경이 최대한 어디까지 확대될까요?”
“최소한 각 대륙까지는 확대되지 않을까요?”
“결국 육지와 바다의 경계만 남게 될 거라는 뜻입니까?”
“바로 그겁니다.”
“그래도 인간이 존재하는 한 ‘우리’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 미국인, 우리 아프리카인, 우리 유럽인 등등 말입니다.”
“‘우리 인간’은 어떨까요?” --- p.235

프랑스 사람들은 생활력이 강한 당신들보다 제 밥벌이도 못하는 멍청이들을 돌보는 게 더 낫다고 여기죠. 매일 눈물과 피땀을 흘리며 사는 당신들보다 될 대로 되라 식으로 사는 자국민들을 더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여기죠. 당신 같은 사람들은 눈에 거슬리니까 차라리 없는 셈 치는 거예요. 당신네들은 가만히 내버려두어도 알아서 잘들 사는데 뭐 하러 도와야 하냐고 빈정대기 일쑤죠. 아무리 힘들어도 제 나라보다 나으니까 머물러 있는 것 아니냐며 간단하게들 치부하죠. 당신들이 안 보이는 데서 죽은 듯 조용히 사니까 존재 자체를 깡그리 잊어버리는 거예요. 일종의 집단적 무관심인데, 인간에게 무관심보다 심한 모욕은 없잖아요. 그들은 당신들을 없는 사람 취급하고, 아무리 추워도 끄떡없고, 아무리 때려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사람들이라 여기죠. 이런 게 바로 야만이 아니고 뭐겠어요. 타인을 나와 동일한 인간으로 보지 않는 순간, 나보다 열등한 인간으로 취급하는 순간, 인간을 그 자체로 보지 않고 우열을 나누는 순간, 인간을 인간 이하로 취급하는 순간, 미개한 사회가 되는 거라고 봐요. 난 항상 문명을 선택했어요.
---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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